"크루아상 생지로 도넛을"…SPC 허희수, '던킨 살리기' 나섰다
각 점포에 수제도넛 공급하는 '허브' 구축
'원조 도넛 맛집' 던킨이 플래그십 매장 '던킨 원더스'를 내세워 명예 회복에 나선다.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수제 프리미엄 도넛 비중을 늘리고 차별화된 메뉴를 개발할 계획이다. 플래그십 매장은 각 점포에 프리미엄 도넛을 공급하는 허브로도 활용한다. SPC그룹의 물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일반 가맹점도 프리미엄급 메뉴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놀라운 도넛
10일 SPC그룹 던킨은 서울 청담동 던킨 원더스 매장에서 출범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플래그십 매장 '던킨 원더스'의 론칭을 알렸다. 던킨 원더스 청담 매장에서는 오픈형 키친에서 직접 만든 신선한 도넛을 맛볼 수 있다. 어떤 도넛을 맛볼 지 고민하는 소비자를 위한 '테이스팅 노트', 취향에 따른 도넛을 제공해 주는 '큐레이션 시트'도 비치했다.
던킨 원더스 매장에서는 '원더스 콘셉트'를 적용한 원더스 도넛을 특화 메뉴로 판매한다. 파운드케이크와 머핀의 식감을 구현한 캘리포니아식 도넛인 '원더넛', 32겹의 크루아상 생지로 만들어 바삭한 식감을 살린 '32레이어즈', 저온숙성반죽으로 담백·쫄깃한 식감을 내 브리오슈를 먹는 듯한 느낌이 드는 '퍼프' 등 3가지 카테고리를 선보인다.
이밖에도 던킨의 인기 음료 메뉴인 쿨라타에 스파클링을 넣은 '스파클링 쿨라타'와 원더스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신규 아이스크림 메뉴인 '원더스크림', AI를 활용해 만든 '위스키 도넛', 한 입 크기의 '원바이트 도넛', 제로슈거 콘셉트를 입힌 '슈가프리 도넛'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에 프리미엄 매장으로 운영하던 던킨 라이브는 '원더스'에 흡수된다. 기존 던킨 라이브의 프리미엄 매장 콘셉트에 큐레이션 서비스를 추가해 정식으로 레이블화한 것이 던킨 원더스라는 설명이다. 던킨은 연내 강남 던킨 라이브와 부산의 던킨 라마다 등 2개 매장을 원더스 브랜드로 바꿔 재오픈할 계획이다.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은 "던킨 원더스는 SPC그룹의 80년 식품 R&D 역량을 이용한 혁신 프로젝트"라며 "놀라움을 뜻하는 브랜드명(원더스)처럼 새롭고 놀라운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SPC의 도넛 허브
SPC그룹은 던킨 원더스 외에도 여러 변화를 도입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허브 앤 스포크' 시스템이다. 바퀴 중심축(허브)와 바큇살(스포크)의 관계처럼 지역 거점에 '허브키친'을 세우고 여기서 만든 수제 도넛을 각 가맹점에 공급하는 '도넛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SPC는 현재 성남에 거점을 둔 서울 남동권 유닛과 부산 유닛 두 곳에 허브 키친을 운영 중이다. 추가로 인천과 서울 서부권에 허브키친을 구축하고 향후 광역시 등 주요 거점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허브 키친이 안정화하면 일선 매장에서도 수제 프리미엄 도넛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작은 규모의 매장이 많아 다양한 도넛을 매장에서 직접 생산하기 힘든 가맹점의 약점을 허브 키친으로 메울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최근 도넛 시장의 흐름이 프리미엄 도넛으로 급속히 재편되는 상황을 따라잡기 위한 SPC의 해결책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승승장구하던 던킨은 2010년대 들어 도넛의 인기가 사그라들며 매출이 정체했다. 2018년엔 브랜드명에서 '도넛'을 떼고 커피 강화에 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 1773억원이었던 매출은 2020년 1627억원으로 뒷걸음질쳤다.
제자리걸음하던 던킨의 매출은 2020년대 들어 반등하기 시작했다. 노티드도넛 등 수제도넛 브랜드들이 1020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다시 도넛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얻게된 반사이익 덕분이다. 다만 던킨은 수혜주일 뿐 도넛 열풍의 선두에 서지는 못했다. 손이 많이 가는 수제 도넛을 판매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한계였다.
던킨이 원더스와 허브 키친을 선보인 것도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원더스 매장의 시그니처 메뉴들도 원더스만의 시그니처 메뉴를 내놨다기보다는 향후 허브키친을 통한 가맹점 공급에 더 무게를 둔 듯한 구성이다.
SPC 관계자는 "허브키친은 제조 난이도가 높은 제품을 전문적으로 제조해 인근 20~30㎞ 내 매장에 공급하도록 할 것"이라며 "점포들이 기존 클래식 도넛과 함께 허브키친의 수제 도넛까지, 더 다양한 도넛들을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