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요금 또 오르려나”…서울시, 올해 안에 150원 인상 가닥
“물새고 에어컨 없는 역사들
보수하려 해도 자금 부족해”
서울시 “이르면 연내 시행”
환승하는 지자체와 협의 속도
2일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최근 서울시에 ‘지하철운임 조정 시행 건의’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는 공문에서 “서울시 물가위원회 결정으로 계획된 2024년 2차 운임 조정의 조속한 시행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지하철 요금을 예정된 대로 빨리 올려달라는 요구다.
당초 서울시는 지난해 7월 물가대책위원회에서 정한 운임 인상 계획에 따라 지하철 요금 300원 인상을 추진했다. 하지만 물가인상을 우려해 300원을 한꺼번에 올리지 못하고 150원씩 두 번에 걸쳐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작년 10월 150원을 인상했고, 나머지 150원을 올리는 계획안이 숙제로 남아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7월 예정한 운임인상 계획에 따라 일반 요금을 150원 올리면 지하철 요금은 일반 기준으로 현행 1400원에서 1550원으로 오른다.
공사가 운임 인상 이유로 꼽는 것은 노후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 부족이다. 공사는 “현재 지하철 시설 노후화로 시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심각한 재정위기에 처해있어 (시설)개선사업이 신속히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낡은 지하철은 승객 안전과도 직결된다. 공사에 따르면 현재 공사가 관리하는 서울지하철 275개 역사 중 48개 역사에서 환경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물이 새고 냉방시설이 없는 아현역과 천장마감재가 낙하할 위험이 있던 충정로역만 올해 환경개선을 시작했다 나머지 42개 역사는 재정 부족으로 보수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공사는 재정을 확보해야 노후시설을 바꾸고 승강편의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초 공사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5년간 노후전동차 교체 등 시설 개선에 4조8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공사 측은 “연평균 1조원 수준의 시설 개량 투자를 하고 있지만 시설이 노후화돼 투자비가 매년 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부족한 자금은 시 지원 등 임시방편으로 채우고 있으나, 기본운임이 인상되면 재정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의 재정난이 심해진 것은 코로나19 이후 지하철 운수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2020~2023년 연평균 운수수익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78% 수준에 그친다. 코로나 기간동안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야외활동이 줄었고, 대중교통 이용량도 일부 타격을 받았다. 2019년까지만 해도 5865억원이었던 공사 당기순손실은 2020년 1조1137억원으로 치솟았다.
다만 작년 운임 150억원 인상으로 공사의 지난해 손실이 전년 대비 300억원 줄었다. 올해 추가 인상시 한해 3290억원이 더 걷히는 효과가 예상된다.
줄지 않는 무임승차도 골칫거리다. 공사 측은 2020~2023년 무임승차 손실이 연평균 3190억원에 달해 당기 손실의 42%를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공사의 누적부채는 7조원으로 예상되는데, 지하철 운임인상 없이는 2028년 부채가 10조원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게 공사 측 주장이다.
서울시도 서울교통공사의 만성적자 문제 해결과 노후역사에 시설 투자가 시급하다는 점에 공감한다. 지난 7월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준공 40년이 넘은 아현역을 찾아 역 시설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다만 서울시는 통합환승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요금 인상을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인천시, 경기도 등과 환승 할인 문제 등에 대해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만 해도 교통공사는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라 금년 내로 요금인상을 최대한 추진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중앙부처의 물가안정 기조 등을 고려해야 하고, 관계기관과의 협의도 진행 중이라 시일이 다소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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