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만큼 빛났다 ‘나성범의 품격’
동점포 이어 빛난 동료애·리더십
현재와 미래 챙기는 KIA 주장
“후배 성장해야 팀도 강해진다”

‘품격’을 보여준 KIA 나성범이 팀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잡는다.
KIA 타이거즈의 나성범은 지난 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화제의 인물이 됐다. 이날 나성범은 동점 솔로포를 날리면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홈에서 롯데를 상대한 KIA는 3-0으로 앞선 8회초 2개의 실책을 기록하는 등 3-4 역전을 허용했다. LG전 스윕패에 이어 4연패 위기 상황에서 나성범이 흐름을 바꿨다. 나성범은 8회말 정철원의 4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해 중앙 담장을 넘기면서 동점 솔로포를 장식했다.
그리고 KIA는 9회말 1사 3루에서 기록된 한준수의 중견수희생플라이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나성범은 “팀이 어려울 때 친 홈런이라 더 좋았다. 힘이 안 실려서 넘어갈 줄은 몰랐는데, 앞에서 잘 맞아서 넘어간 것 같다”고 극적인 홈런 순간을 이야기했다.
또 이날 경기에서 나성범은 놀라운 순발력으로 동료애를 발휘하면서 박수를 받았다.
3회말 2사 2루에서 땅볼을 치고 1루로 향하던 나성범은 베이스 커버에 나선 롯데 선발 나균안과 충돌 위기를 맞았다. 공을 잡은 나균안이 중심을 잃고 주루 방향으로 넘어지려는 순간, 나성범은 나균안의 유니폼을 끌어당겼다. 이어 나균안이 쓰러지는 방향을 피해 점프를 했다.
하마터면 두 선수 모두 큰 부상을 입었던 상황에서 빛난 나성범의 품격이었다.
나성범은 “내가 아니라도 누구라도 그렇게 하려고 할 것이다. (나균안이) 나보다 몸을 숙이고 있는 상태에서 뛰어오던 탄력이 있으니까 넘어질 것 같았다. 또 순간적으로 손이 들어와서 다른 곳을 밟으면서 점프를 해서 피했다. 부상이 없어서 다행이다”고 언급했다.
KIA 타선의 중심인 나성범은 3년 연속 주장이라는 막중한 역할도 맡고 있다. 올 시즌 주장의 책임감은 더 커졌다.
나성범은 2024년 ‘우승 주장’으로 포효했지만 지난해 부상에 시달리면서 82경기 출장에 그쳤다. 김도영과 김선빈까지 부상으로 동시에 자리를 비우면서 팀은 1위에서 8위로 추락했다.
팀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올 시즌은 ‘명예회복’이 키워드가 됐다.
지난 겨울 나성범은 필라테스에 도전하는 등 건강한 시즌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일단 1차 목표에 맞게 순조롭게 시즌이 흘러가고 있지만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다.
나성범은 올 시즌 52경기에 나와 180타수 48안타로 타율 0.267, 9홈런 2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팀이 하위권을 헤매면서 속을 태우기도 했다.
부족한 활약에 말을 아꼈던 나성범에게 2일 동점포는 조금은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는 한방이 됐다. 나성범은 3일에는 멀티히트로 좋은 흐름을 이었다.
지난 시즌 부상이 있었던 만큼 나성범은 지명타자로 나서기도 하고 경기를 쉬어가기도 한다. 꾸준하게 경기를 뛰었던 나성범에게는 새로운 변화다.
나성범은 “매일 시합 뛰었던 선수라서 어색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피로가 쌓여있을 수 있는 만큼 감독님이 배려해 주시는 것이니까 쉰 만큼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또 팀 생각하면 내가 안 좋을 때는 좋은 선수가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기복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만큼 나성범은 ‘꾸준함’을 목표로 자신의 역할을 해가겠다는 각오다.
나성범은 “타이밍이 왔다 갔다 하는데 좋은 컨디션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팀이 힘들 때 하는 게 내 목표이고 역할이다”고 말했다.
KIA가 올 시즌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지만 주장으로 ‘믿는 구석’은 있다. 바로 후배들의 성장세다. 비시즌부터 운동을 독려했던 박재현의 활약은 특히 나성범을 웃게 한다.
나성범은 “(재현이가) 열심히 준비했다. 겨울에 열심히 하니까 된 것이다. 바른길로 인도해 주려고 해도 다른 길로 가는 애들도 많은데 본인이 하려고 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며 박재현의 활약을 이야기한 나성범은 “어린 선수들이 많이 올라왔고, 새로운 선수도 한 명씩 나오다 보니까 후배들이 성장했다는 게 느껴진다. 젊은 선수들이 올라와야 팀 자체도 강해진다. 그런 경험 많이 쌓여서 강해진 KIA가 됐으면 좋겠다. 투수 야수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보내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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