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차이 152㎝...두 여자의 유쾌한 수다
세계에서 키가 가장 큰 여성과 키가 가장 작은 여성이 한 자리에서 만나 유쾌한 대화를 나눴다.
기네스 협회는 22일 공식 채널을 통해 전날 기네스 세계기록의 날(GWR Day)을 기념해 현재 생존 중인 최장신 및 최단신 여성 루메이사 겔기(27)와 조티 암지(31)가 즐거운 만남을 가졌다고 전했다.
기네스 세계기록의 날은 2004년 기네스북 1억 권 판매 돌파를 기념해 제정됐다. 매년 이날 세계 각지에서 새로운 세계기록에 대한 도전이 이어지는 한편, 진기록 보유자들의 특별한 이벤트가 열린다.
올해 이벤트의 주인공 루메이사 겔기와 조티 암지는 영국 런던 사보이호텔에서 티타임을 가졌다. 튀르키예 출신 조티 암지의 키는 215.16㎝, 인도인인 조티 암지는 62.8㎝로 둘의 키 차이는 무려 152.36㎝다.
기네스 협회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세계기록 보유자로 인정받기 전까지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았다. 루메이사의 경우 세계를 여행하고 싶었지만 비행기 좌석에 앉기 어려워 속앓이만 했다. 기네스 세계기록 보유자가 되고 이름이 알려진 뒤 항공사 배려로 좌석을 붙여 누운 상태로 비행기에 오른 그는 꿈에 그리던 오로라도 보고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도 구경했다.
한 자리에서 만난 루메이사 겔기와 조티 암지는 서로 공통점이 많다고 웃었다. 실제로 두 사람은 메이크업과 네일 케어에 능숙하다. 남들과 다른 외모를 갖고 태어나 어릴 때부터 체득한 기술이라고 둘은 웃었다.
루메이사 겔기와 조티 암지는 학술적으로도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의사들은 두 사람의 동의를 얻어 일명 거인병과 소인병의 발병 원인이나 효과적인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두 사람의 현격하게 크고 작은 키는 모두 난치병의 영향이다. 루메이사의 큰 키는 골연령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 전체 환자 중 90%가 거인처럼 자라는 위버증후군 때문이다. 이 병은 태아기에 이미 키가 자라고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과성장이 특징이다. 루메이사 정도의 사례는 세계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루메이사는 6세 때 172㎝까지 자랐고 학교에도 갈 수 없었다. 단순히 키가 큰 게 아니라 골격에도 이상이 있어 보통 휠체어 신세를 진다. 보행기를 사용해면 잠시나마 걸을 수 있다. 루메이사는 ▲가장 손이 큰 여성 ▲가장 등이 긴 여성 ▲가장 귀가 긴 여성 세계기록도 갖고 있다.
조티의 경우 5세 때 연골무형성증에 걸려 성장이 멈췄다. 연골무형성증에 걸리더라도 120㎝까지는 크지만 조티는 그 절반밖에 자라지 못했다. 조티는 작은 키를 오히려 이용해 2009년부터 여배우로 활동했다. 현재까지 영화 및 TV 드라마 5편에 출연했으며 대표작은 2014년 공개된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 4'다.
두 사람은 기네스 세계기록의 아이콘으로 활동하며 자기들처럼 난치병에 걸려 고생하는 이들을 도울 예정이다. 조티 암지는 "기네스 세계기록 보유자가 될 때까지 주위의 시선이 두려웠고 괴롭힘을 당했으며 학교에도 갈 수 없었다"며 "우리 삶이 달라졌듯 나와 비슷한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데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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