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게이트' 스모킹건 될 수 있을까?[권영철의 Why뉴스]

CBS노컷뉴스 권영철 대기자 2024. 10. 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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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결정적 증거, 국감에서 나올지 지켜봐야
명태균씨와 제보자 E씨 국정감사 증인 채택
김 여사 육성이나 메시지 나올 가능성↑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처벌 조항 없어
명태균-김영선 공천대가, 공직선거법 위반 처벌은 가능
CBS 박지환의 뉴스톡
■ 방송 : CBS 라디오 'CBS 박지환의 뉴스톡'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박지환 앵커
■ 출연 : 권영철 대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건희 특검법 수용 촉구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박지환 앵커]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의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뿐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과도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통화했다고 주장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얘기 권영철 대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몇가지 정리부터 해보겠습니다.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관련해서 지금까지 드러난 건 김건희 여사가 2022년 6월, 보궐선거에 관여했다는 것 등이지요?

[권영철 대기자] 두 가지로 나눠서 봐야 하는데요,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는 2022년 6월 김영선 전 의원의 창원 의창 보궐선거 공천과 2024년 2월 김영선 전 의원의 지역구 이동, 그리고 김 전 의원과 명태균씨의 '세비 나눠갖기'입니다. 물론 이게 다는 아닙니다. 앞으로 광역단체장 선거와 관련된 폭로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습니다.

명태균씨의 주장으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에 관여했다고 했다는 겁니다. 명씨는 또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도 무보수로 도왔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먼저 찾아간 적은 없고 다들 자신을 찾아왔다고 말했습니다.

명씨는 자신을 '그림자'라고 했습니다. 음지에서 선거 전략을 세웠다는 겁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김영선 전 의원의 소개로 명씨를 만났을 뿐, 선거에 도움을 받은 적은 없다고 했고, 이준석 의원도 명씨가 이런저런 정보를 알려준 정도라고 했으며, 안철수 의원은 명씨를 모른다고 했습니다.

김영선 전 의원. 연합뉴스


[앵커] 김건희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건, 지금 지적하신 이게 전부인가요?

[대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명태균씨와 관련된 건 그렇구요. 다른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유튜브 방송 '서울의 소리'가 공개했습니다.

'서울의 소리'가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과 이명수 기자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건데요. "이철규가 용산 여사를 대변해서 공관위에서 일을 하고 있다", "아주 그냥 여사한테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하나 어떻게 국회의원 배지 달게 해주려고 저 XX을 떨고 있다"고 말하는 내용입니다.

김 전 행정관은 또 "이원모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고. 근데 그렇게 신주단지 모시듯이 저 야단 난리 치고 있잖아"라며 "왜냐면 이원모 (공천) 잘못되면 이철규가 날아가"라고 했습니다. 이명수 기자가 "김건희 여사가 공천 개입을 많이 하고 있긴 하네요?"라고 하자, 김 전 행정관은 "하고 있지. 그 루트가 이철규야. 그 한 사례가 용인갑"이라고 답합니다.

김 전 행정관은 이 전 비서관과 경기 용인갑 공천에서 경쟁했으나 이 전 비서관이 전략공천되는 바람에 출마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서울보증보험 상임감사로 임명이 됐습니다.

이철규 의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고요.

[앵커] 지금까지 나온 의혹들 쭉 정리해주셨는데요. 그런데 '명태균 게이트' 관련해서, 김건희 여사의 목소리나, 대화를 주고받은 텔레그램 캡쳐본 같은 결정적 증거가 나온 게 있나요?

[대기자] 김건희 여사가 공천에 개입한 직접 증거인 녹취된 목소리나, 구체적인 증거가 제시된 건 아직 없습니다.

다만 조만간 광역단체장 관련된 보도가 나올 것이라거나, 김건희 여사의 목소리를 간접적으로 녹취한 내용이 나올 예정이라는 말들이 있지만 나와봐야 구체적인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간접적인 전언이나 정황들은 여럿 있습니다.

명태균씨와 측근 E씨의 통화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 명태균씨와 측근 E씨의 통화내용
- E씨 : 여보세요,
= 명태균 : 끝났어,
- E : 알겠습니다. 네네
= 명 : 와 XXX들 대통령 뜻이라고 해가지고, 내가 대통령 전화한 거 아나?
- E : 오
= 명 : 내가 가만 있을 놈이 아니잖아? 사모하고 전화해가 대통령 전화해 가지고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했는데' 이라대?"

명태균씨는 윤 대통령과 통화했고, 김건희 여사와 통화해했다고 말한 겁니다.

이 목소리는 뉴스토마토에서 공개한 건데요. 2022년 5월 9일 오전 10시 19분에 명씨가 측근과 통화한 겁니다.

[앵커] 그게 직접적인 증거는 아니잖아요?

[대기자] 그렇긴 합니다. 명씨의 주장이니까요. 그렇지만 명씨가 국민의힘의 공천이 발표되기 전날에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이 확정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건 명씨의 말이 신빙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겠지요?

명태균씨는 또 김건희 여사와의 통화 녹음을 공개된 자리에서 여러 차례 틀었다고 합니다.  

내용은 김건희 여사가 "오빠(윤석열 대통령)한테 전화 왔지요? 잘 될 거예요" 라고 한 말 등입니다.  

뉴스토마토에 제보한 알파벳 'E'씨로 불리는 제보자는 저 말이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직전 김 여사와 명씨간 통화한 걸로, 경남 창원 의창 국민의힘 후보 공천에 대한 윤 대통령 부부의 개입 정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보자는 "명태균이 김영선의 국회의원 지역사무실을 방문한 창원시청 공무원들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해당 녹음을 여러 차례 들려줘 정확하게 육성을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명태균씨가 지난 총선 공천과 관련해 "김영선 컷오프야, 여사가 직접 전화왔어"라고 말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명태균씨 자택 압수수색 후 복귀하는 검찰. 연합뉴스

[앵커] 지금까지 나온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관련 의혹이 여러가지인데요. 만약 사실이라면, 실제로 법적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는건가요?

[대기자] 지금까지 드러나 정황으로는 김 여사를 직접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법조인들에게 확인해보니, 명태균씨가 김영선 전 의원으로부터 세비 절반을 받은 게 사실이면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공직선거법 제47조의2 제1항에 "누구든지 정당이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 또는 공사의 직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제공을 받거나 그 제공의 의사표시를 승낙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30조 제6항은 "제47조의2 제1항 또는 제2항을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드러난 게 없습니다.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의 주장대로 이철규 의원을 통해 공천에 관여했는지? 단순히 의견만 제시한 것인지? 아니면 윤석열 대통령을 통해 관여했는지? 의혹만 있지 물증이나 확인된 건 없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중앙선관위에 '대통령 부인이 선거 과정에서 출마 예정자에게 타 지역구의 출마를 권유하거나 종용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에 저촉되느냐'는 서면질의를 했는데, 선관위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대통령 부인 및 입후보 예정자의 행위에 대하여는 공직선거법상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단순 관여 정도로는 처벌 조항이 없다는 겁니다. 법에 규정된 대로 금품을 받거나 약속하거나 그런 사실이 있어야 처벌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과거 김기춘씨가 관련된 '초원복집사건' 관련,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었는데, 헌재가 위헌 결정을 하면서 재판부가 공소기각(무죄)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김대남 전 행정관의 경우, 공천에서 배제된 뒤 공공기관에 자리를 마련해줬지 않습니까? 이런 경우처럼 다른 공직을 주는 경우 처벌조항이 있지만, 인사권이 대통령에게 있으니까 대통령이 관련됐다는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부부가 운명공동체(?) 또는 권력공동체라는 걸 입증해야 할 겁니다. 또 대통령이 관련됐다고 하더라도 공직선거법은 재임 중에는 형사소추가 면제됩니다.

2016년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당시에 민간인 최순실씨를 처벌할 조항이 없자, 검찰은 '경제적 공동체'라는 논리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처벌했습니다.

[앵커] 김건희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있지만, 결정적인 증거 이른바 '스모킹건'은 없다는 얘기로 들리네요?

[대기자] 지금까지 나온 걸로는 스모킹건이 될 정도의 내용은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김건희 여사가 공천에 관여했다는 주장과 정황만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김 여사의 목소리나 구체적인 메시지가 공개된 건 아직 없습니다.

문제가 되고 있는 텔레그램 메시지도 명태균씨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과 김건희 여사간 오간 것이고, 그걸 본 사람은 자신과 김영선 전 의원, 개혁신당 이준석, 천하람 의원 4명뿐이라는 겁니다.

'명태균 게이트'가 이른바 스모킹건이 되려면, 명씨의 휴대폰에 있는 김 여사와의 통화 녹음이나, 메시지 캡쳐본 또는 윤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 등이 공개돼야 할 겁니다. 명씨가 "내 휴대폰에 모든 게 다 있다. 이게 공개되면 끝난다" 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검찰이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으니까 명씨의 휴대전화에 든 어떤 자료들이 공개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일각에서는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제보자 E씨와 명태균씨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른바 '칠불사 회동'에 명태균씨도 동참했다는 겁니다. 그 얘기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와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걸 시사하는 겁니다. 그래서 명태균씨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앵커]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권영철 대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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