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염원 모아…"모든 것 다시, 진상 규명"

<앵커>

지난 2년 동안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묻기 위한 조사와 재판이 이어졌습니다. 일부 실무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유족들은 재판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특별조사위원회가 그날의 진상을 밝혀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공성근 기자가 송기춘 특조위원장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경찰과 구청 관계자들에 대한 1심 재판은 2년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용산경찰서장 등 일부 실무 책임자들에게만 유죄가 인정됐고, 부실 대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경찰청장과 용산구청장 등은 무죄였습니다.

참사를 예견할 수 없었거나 법에 규정된 책임이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정민/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이런 결과를 예견했기 때문에 특별법을 통해서 특조위 조사를 강력하게 요구했던 겁니다. 특조위 조사는 더욱 더 중요한 결과가 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으로 지난달 출범한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송기춘 위원장은 재판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진상을 조사하겠다는 각오를 내놨습니다.

[송기춘/이태원참사 특조위원장 : 모든 것들을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모든 것들의 사실 여부 또는 적정한 판단인지 여부를 다 검토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유가족들은 특조위에 기존 수사 대상에서 빠진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조사와 함께, 대통령실 이전이 이태원 참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도 조사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송기춘/이태원참사 특조위원장 : 시신이 어떻게 대우를 받았고 또 가족들에게 돌아오기까지 어떻게 조치가 되었는지 이런 부분이거든요. 당연히 대통령실도 조사 대상에 포함되고.]

특조위는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 조사와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한 정책적 대책 마련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송기춘/이태원참사 특조위원장 : 참사를 다루는 자세가 한편에서는 숭고해야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안전에 관련되는 의식과 제도의 수준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면 좋겠다.]

다만 직권 조사나 영장 청구 권한이 없고 기간도 최장 1년 3개월이다 보니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까 우려 섞인 시선도 있습니다.

특조위는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과 시민들의 제보도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영상취재 : 윤 형,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이준호·장성범·홍지월)

사공성근 기자 402@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