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초음속 ‘하이코어’ 공개의 의미
국방과학연구소가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 시험체 ‘하이코어’를 공개하고 목표 속도 마하 5를 넘어서는 비행 성능을 입증하면서 기술·작전 두 축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기록했다. 극초음속 무기는 탐지와 요격을 어렵게 만드는 고속·고기동 특성이 결합된 차세대 체계로, 제한된 국가만이 실증과 무기화에 근접했던 고난도 분야다. 한국의 성과는 개발 주체·체계 아키텍처·실증 데이터가 동시에 확인됐다는 점에서 “개발 중”을 넘어 “운용 개념 가시화” 단계로의 진입을 알린다.

마하 6 돌파, ‘목표 초과’의 설계 철학
하이코어는 최고 속도 마하 6급 달성을 통해 초기 목표(마하 5 이상 연소 유지)를 상회하는 비행 구간을 확보했다. 이 구간은 공력·열·재료·연소가 동시에 혹독해지는 영역으로, 연소 안정성과 흡입구-연소실-노즐 간 유동 제어가 성능의 관건이다.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는 사실은 단순 속도 경쟁을 넘어, 연소 지속·열관리·구조 건전성 등 체계 통합 설계가 일정 수준 성숙했음을 방증한다.

엔진 전환과 요격 회피의 메커니즘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의 핵심은 로켓 부스터로 가속 후 스크램제트가 점화·안정 연소로 전환되는 ‘듀얼 모드’ 운용이다. 하이코어는 속도·고도 창 내에서 엔진이 자동 전환되며 추력을 유지해, 비행 궤적 예측을 어렵게 만들고 종말 단계 기동의 자유도를 넓힌다. 저고도·고속·파형 기동의 조합은 레이더 탐지·요격 시간을 극단적으로 단축시키며, 기존 탄도·순항 기반 방어체계의 교전 창을 축소시킨다.

전력화 임박 평가와 운용 플랫폼
시험체 단계에서 유도·탄두·탐색기 등 무장 요소를 탑재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하이코어는 무기화에 근접한 비행·연소 성과를 확보하며 ‘전력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해상 운용 대함·대지 타격형, 공중 발사형(예: KF-21) 등 플랫폼 다변화가 검토될 수 있으며, 발사관/레일·열 관리·유도 통합 설계가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해상 표적에 대한 초고속 종말 기동·시스키밍 프로파일은 접근거부/지역거부(A2/AD)의 실효성을 크게 끌어올릴 전망이다.

작전 개념과 주변국 억지의 재정의
극초음속 전력은 ‘먼저 보고, 먼저 맞추는’ 기존 교전 개념에서 ‘먼저 숨고, 먼저 도달하는’ 개념으로의 전환을 촉발한다. 적 함대·지휘시설·핵심 레이더에 대한 시간 민감 표적 타격이 가능해지며, 상대 해군의 접근과 체류 자체를 억제하는 심리·작전적 압박이 커진다. 주변국의 요격 체계는 탐지-추적-교전의 전 과정을 재설계해야 하고, 이는 비용·시간·기술 측면에서 높은 장벽을 의미한다.

동맹·표준·생태계로 우위를 확장하자
이제 필요한 것은 연소 안정성 장기 검증, 고온 재료와 열보호체계(APS)의 내구성 향상, 가변 흡입구·추력 제어 알고리즘의 국산 표준 확립이다. 해군·공군 운용 시나리오와 연계해 데이터 기반 교전 규칙을 확정하고, 시험평가 인프라(고엔탈피 풍동, 비행 테스트 레인지, HIL/SIL)를 상시 가동하는 생태계를 구축하자. 동맹국과 상호 호환 인터페이스·교전 데이터 표준을 조기 정의해 수출 가능성을 열고, 방어-공격 융합의 균형으로 안정된 억지 태세를 완성하자. 마지막으로, 기술 우위를 지속 가능한 전력 우위로 전환하기 위해 산학연·운용군의 삼각 협업을 상시화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