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범죄도시4' 진짜 솔직한 소감! 재미는 있다, 그런데…
영화 <범죄도시4> 후기
신종 마약 사건 3년 뒤,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와 서울 광수대는 배달앱을 이용한 마약 판매 사건을 수사하던 중 수배 중인 앱 개발자가 필리핀에서 사망한 사건이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아낸다.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납치, 감금, 폭행, 살인 등으로 대한민국 온라인 불법 도박 시장을 장악한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와 한국에서 더 큰 판을 짜고 있는 IT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 ‘마석도’는 더 커진 판을 잡기 위해 ‘장이수’(박지환)에게 뜻밖의 협력을 제안하고 광역수사대는 물론, 사이버수사대까지 합류해 범죄를 소탕하기 시작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범죄도시4>는 너무나도 분명한 장단점을 지닌 작품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범죄도시>는 애초에 1편부터 장단점이 분명한 작품으로 장점이 더 강했기에 단점이 묻힐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어느덧 4편까지 나온 장기 시리즈가 되었기에 영화팬들에게는 이 영화의 모든 요소가 너무나도 익숙하게 다가올 것이 분명했다. 이번 영화의 장단점은 바로 그러한 익숙함과의 싸움으로 발생되었다.
마동석은 <범죄도시3> 인터뷰 당시 4편도 함께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히며, 4편은 전작의 시리즈보다 조금 어둡고 누아르적인 측면이 강할 것이라 예고한 바 있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특징이 잔혹하고 어두운 범죄의 현실을 다루고 있지만, 이를 너무 무겁게 받아들지 않게 만드는 유머의 비중역시 컸기에 이 시리즈를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시리즈가 장기화되면서 마동석을 비롯한 제작진 역시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며, 3편부터 제기된 여러 문제점들(스토리 전개, 악역, 뻔한 일부 유머 등)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다. 결국 4편은 큰 틀은 아니지만, <범죄도시> 시리즈가 어느정도 변화의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면서 나름의 자기 변신을 시도할 수 있는 작품임을 보여줬다.
4편 역시 3편과 똑같이 2명의 악역을 등장시킨다. 3편의 악역인 주성철(이준혁)과 리키(아오키 무네타카)가 다른 목적과 조직에서 출발해 공동의 적인 마석도(마동석)를 상대했다면, 4편의 악당인 백창기(김무열)와 장동철(이동휘)은 애초부터 동업자로서 한 명이 브레인이라면, 다른 한 명이 행동대장을 하는 식이다. 마석도가 이들을 잡기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이번에는 전작과 다른 사이버 범죄에 필리핀을 오가는 국제적인 범죄가 결합돼 예상치 못한 큰 판을 만들게 된다. 판이 커지고 분야가 달라지게 되면서 마석도의 단순한 수사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게된다.
천재적인 두뇌에 잔혹하고 너무 강한 용병 출신의 행동대장이 함께한 만큼 제아무리 최강의 마석도와 광역수사대도 애를 먹게 된다. 피도 눈물도 없이 오로지 돈만 보는 잔혹한 범죄와 이로 인한 희생자들의 사연이 구구절절이 등장하며서 마석도의 분노도 커지게 된다. 결국 이 과정에서 마석도는 과거의 우군(?)이라 할수있는 장이수(박지환)를 다시 불러들이게 되고, 예상치 못한 공조 수사가 진행되면서 다시금 우리가 아는 즐겁고 재미있는 <범죄도시>의 묘미가 등장하게 된다.(예상외로 이번 시리즈에는 장이수의 활약과 비중이 꽤 크다.)
우선 두 명의 악역으로 등장하는 백창기와 장동철을 연기한 김무열과 이동휘는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김무열의 백창기는 시종일관 많은 말을 하지 않고, 오로지 냉혈한 같은 눈빛과 일격 필살의 살인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인물이다. 그에 비해 이동휘의 장동철은 얄미울 정도로 잦은 꾀와 배신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계획하에 모든 것을 통제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두 배우의 장기가 충분히 돋보인 연기였지만, 이 캐릭터들의 면모가 너무나도 일차원적으로 느껴져서 2,3편부터 조금씩 지적되어온 강렬한 악역 캐릭터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다시금 부각된다. 여기에 반복되는 마석도의 친근함을 활용한 개그는 틈틈이 웃음을 불러오지만, 너무 익숙한 느낌이 없지않다. 아마도 이 부분은 보는이의 시각과 웃음 포인트에 따라 다르게 다가올 것이라 보인다.
돌이켜보면 그만큼 1편의 윤계상과 2편의 손석구의 캐릭터의 역할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그만큼 이들을 압도할 만한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제작진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자 과제였을 것이며, 경찰이 아닌 악역이 주목받은 것에 대한 딜레마도 함께 따라왔을 것이다. 그 아쉬움 속에서 각 캐릭터들을 활용한 이야기 전개 방식이 전보다 더 좋아져 나름의 긴장감을 더해준다.
그 과정에서 장이수를 비롯한 과거 캐릭터들의 깜짝 등장과 1편을 연상시키는 공항, 화장실을 활용하는 방식이 눈길을 모으지만,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자기 복제의 한계를 보여줬고, 이를 넘어서지 못해 아쉬움을 더한다. 그럼에도 이번 영화의 큰 성과라면 당연히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액션이다. 이미 무술감독으로 정평이 난 허명행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만큼 각 캐릭터가 지닌 개성을 극대화한 역동적인 액션 연출은 단연 강렬함을 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허공을 가르는 마석도 주먹 스피드에 3편부터 강조된 복싱의 강함과 백창기로 대변된 특공, 살인 무술의 역동성 역시 강렬하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이를 극대화 하는 오디오 음향은 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할 관객에게 현장 바로 앞에서 액션을 보는듯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어서 돌비 애트모스에서 이 영화를 감상한다면 <범죄도시4>만의 특유의 재미를 느낄수 있을것이다.
의미있는 성과와 눈에 보이는 잔재된 문제점을 함께 지니고 있는 작품이란 점에서 호불호를 느낄 관객들이 분명하게 갈리게 될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범죄도시4>는 부담없이 볼만한 작품이고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요소들이 갖춰진 오락영화다. 장기적으로 이어나갈 시리즈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시리즈만의 장점을 잘 키워나가는 작품으로 한층 더 진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인적으로 어느정도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몸부림 치는 시도는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범죄도시4>는 4월 24일 개봉한다.
평점:★★★
- 감독
- 출연
- 김민재,이지훈,이주빈,김도건,마동석,마동석,유영채,오상호,마동석,이성제,박성찬,방길성,김순근,남성주,김기남,윤성민,남지수,김선민,윤일상,공태원,전민규
- 평점
-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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