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유독 잘되는 사람들 특징 "이것 하나만 죽어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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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가 되어서도
계속 발전했던 이유

Q. 젊은 시절의 커리어도 굉장하지만, 40대 이후부터 이뤄 온 발전이 더 놀랍습니다. 40대가 되어서도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저는 백수에서 대학교 총장이 되기까지 딱 1가지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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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독서예요. 어릴 때부터 책 보기를 엄청 좋아했어요. 부모님이 용돈을 주시면, 정말 적은 용돈인데도 무조건 서점에 가서 붙어있었어요.

서점은 밖이 유리 벽으로 되어 있었는데 돈이 없을 땐 거기에 얼굴을 대고 항상 책들을 쳐다봤고, 돈이 있으면 무조건 책을 샀어요.

특히 좋아했던 게 경제 역사에 관한 것들이에요. 위대한 인물, 역사, 지리 이런 책을 제일 좋아했어요.

제가 초등학생 때는 전등이 없는 지역도 많았는데, 저는 촛불 밑에서 계속 책을 봤어요. 책을 보는 것은 가장 좋아하는 일이자 습관이었어요.

꾸준히 책을 읽고 내 것으로 만들면서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 하는 게 뭔지 스스로 알아갔죠. 그게 저를 단단하게 만들어 줬어요.


인생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Q. 전혀 다른 3가지 학문을 전공하신 것이 흥미롭습니다. 앞날을 위해 계획하신 일이었나요?


A. 옛날에는 항상 계획을 되게 거창하게 짰어요. 그런데 이제는 계획을 별로 짜지 않아요.

40살까지 살아오면서 하나 깨달은 것이 있다면 인생은 내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거예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강사로 재직하면서 화학을 가르쳤어요. 당시 결혼을 해서 임신 중이었는데 화학 실험을 할 때마다 사용하는 약품들이 아기한테 너무 좋지 않았어요.

석사 학위를 준비해야 했는데 그 때 생각했어요. “잘됐다, 이렇게 된 김에 내가 평소에 좋아했던 걸 해보자.” 석사 과정을 화학이 아닌 다른 분야로 해보자는 생각이 든 거죠.

어렸을 때부터 경제 분야를 좋아해서 경제학 관련 서적을 정말 많이 봤거든요. 그래서 연변대학교 경제학과에 석사 시험을 봤고 합격했어요.

컴퓨터로 시작해서 통계학, 화학을 가르치다가 전혀 다른 지역 경제를 전공해서 법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그렇게 남아서 경제학과 교수를 시작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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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럼 결국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성공할 수 있었던 걸까요?


A. 앞에서 인생은 절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그 이후의 커리어도 우연한 계기들이 계속 겹쳐서 만들어졌어요.

저는 석사로 경제학과 교수를 하며 지낼 때, 자녀가 있다 보니 더는 박사 공부를 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연변대학교에서 갑자기 정책을 바꾼 거예요. 젊은 교수들은 이제 박사 학위를 받지 않으면 부교수까지만 가능하고 강의를 더 안 줄 수도 있다고.

나는 그때 정말 젊은 교수에 속했었거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학위를 할 수밖에 없게 됐어요. 제 계획은 아니었지만 처해있던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따라간 거죠.

당시 한국 고려대학교 기업 재무 박사로 오는 조건이 좋았고, 결국 한국에 와서 경영학 박사를 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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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생이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그럼에도 우리가 계획하고 통제해야 하는 건 뭘까요?


A. 자신의 인생에 쓰는 시간 만큼은 스스로 통제해야 해요.

제 후배들한테는 저처럼 시간을 50년씩 쓰면서 전문성을 키우게 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학사, 석사, 박사, 또 연구원, 교수를 하며 세월을 보냈잖아요. 그렇게 평생 공부만 했는데도 진짜 공부하는 방법은 나중에야 깨달았어요.

스스로 필요한 지식을 습득해서 훨씬 짧은 시간에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학교의 체제에 맞춰서 공부하다 보니까 사실 굉장히 많은 시간을 낭비했던 거죠.

인생의 큰 흐름까지 우리가 계획하고 통제할 수는 없겠지만, 어떤 분야를 공부하고 기술을 익히는 시간 만큼은 남이 정해 놓은 틀을 따라가지 말고 효율적으로 썼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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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함은 오히려
단단한 내면에서

Q. 30대를 지나 40대에 접어들수록 참 많은 분들이 무력감을 느끼기도 하는데요. 이후의 삶을 헤쳐나갈 수 있는 중요한 마음가짐이 있을까요?


A. 제가 40대가 되어서도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흐르는 듯한 유연함 덕분이었어요.

40대는 불혹이라고 하죠. 불혹은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된다는 뜻이에요. 아이러니하지만 인생을 유연하게 살아가기 위한 힘은 오히려 단단한 내면에서 나와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인생에서 멈춰 서지 않고 앞을 향해 계속 나아가려면 매 순간 판단을 내려야 하죠.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먼저 흐린 시야에서 벗어나야 해요.

제가 백수에서 대학교 총장이 되기까지 딱 1가지만 했다고 했죠. 독서는 시야를 선명하게 하고 나를 단단하게 하는 일이에요.

시야가 선명해지면 내면이 단단해지고, 그렇다면 언제라도 앞을 향해 망설임 없이 나아갈 수 있어요. 독서는 언제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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