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3개월 된 새신랑, 직장 내 괴롭힘 못 견디고 극단적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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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3개월 된 30대 남성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A씨 동생은 "괴롭힘이 얼마나 심했으면 건장한 체격의 형이 결혼 3개월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겠느냐"면서 "형이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세세하게 컴퓨터에 정황을 기록해뒀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농협 측이 노트북을 무단으로 폐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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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3개월 된 30대 남성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족들은 이 남성이 근무지에서 특정 간부의 모욕적인 말과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이같은 사고가 벌어졌다며 억울함을 밝혀줄 것을 호소했다.
25일 유족들에 따르면 A(32)씨는 지난 2019년 장수 농협에 입사했고 지난해 1월 간부 B씨가 부임한 이후 괴롭힘이 시작됐다.
유족들은 B씨가 직원들 앞에서 A씨에게 “왜 일을 그렇게하느냐.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르겠다”라는 등 인격 모독성 막말을 하고, 여러 사람이 할 과중한 업무 지시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또 “B씨가 A씨의 외제차를 문제 삼으며 집이 부자라 재수없다는 식으로 말하고, 커피와 랍스터를 사라고 종용하는 등 전반적인 상황마다 갈등이 빚어졌다”는 게 유족들의 입장이다.
A씨는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다 전주의 한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기까지 했다.
지난해 9월에는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남긴 뒤 잠적했고, 경찰 추적을 통해 무사히 발견됐다.
농협은 이 사건을 계기로 조사에 착수했지만, 지난해 12월5일 정식조사결과 심의위원회를 통해 피신고인의 혐의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후 A씨는 지난 12일 농협 인근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열심히 해보려 했는데 사무실에서는 휴직이나 하라고 해서 (힘들었다)”며 “이번 선택으로 가족이 힘들겠지만,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힘들 날이 길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유족들은 농협이 가해자와 피해자의 업무를 분리하지 않은 채 조사를 진행했고, B씨는 A씨의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 등 모욕적인 행동을 지속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A씨 동생은 “괴롭힘이 얼마나 심했으면 건장한 체격의 형이 결혼 3개월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겠느냐”면서 “형이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세세하게 컴퓨터에 정황을 기록해뒀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농협 측이 노트북을 무단으로 폐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을 제대로 규명하고, 형을 괴롭힌 간부와 이 사건을 방관한 책임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A씨 가족들은 이날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넣고 경찰에 고소장을 내기로 했다.
장수농협 관계자는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매뉴얼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조사가 이뤄졌고, 신고자인 A씨에게 유급휴가를 제공하고 분리 조치도 이행했다”며 “추후 경찰이나 고용노동부 등에서 조사를 요청하면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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