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맘바’에서 ‘레몬에이드’까지, 에스파의 ‘쇠맛’은 어떻게 진화했나 [뮤직와치]

황지민 2026. 6. 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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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에스파(aespa)가 신곡 ‘레모네이드(LEMONADE)’로 또한번 고유한 세계관과 음악성을 증명했다/뉴스엔DB, 에스파(aespa)
레모네이드(LEMONADE)는 기존 세계관을 한층 더 확장시키는 연출을 보여준다/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뉴스엔 황지민 기자]

‘쇠맛’. 에스파(aespa)를 가장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표현이다. 낯설고 난해하다던 이 키워드는 이제 한 그룹을 대표하는 표준이 됐다.

5월 29일 두 번째 정규 ‘레모네이드(LEMONADE)’로 돌아온 에스파는 여기에 변주를 더했다. 차갑고 날카로운 비트에 상큼함을 더한 ‘쇠콤달콤’을 컨셉으로 내세운 것이다. 이번 앨범은 음악성이 핵심을 지키며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쇠맛’에서 ‘쇠콤달콤’으로… 정체성 지킨 영리한 변주

에스파 ‘쇠맛’은 우연이 아니라 설계된 사운드다. 출발점은 데뷔곡 부터였다. ‘블랙 맘바(Black Mamba)’와 ‘넥스트 레벨(Next Level)’을 통해 묵직한 베이스와 변칙적 전개를 이어나갔다. 이후 ‘새비지(Savage)’, ‘슈퍼노바(Supernova)’, ‘위플래시(Whiplash)’ 등을 거치며 고유한 정체성을 발전시켜 나갔다.

NME에서는 첫 번째 미니 앨범 '새비지(SAVAGE)'를 두고 "미래지향적 사이버펑크로 위대함을 향한 입지를 다진 K팝 파워 루키"로 평했다.

이번 앨범 묘미는 그 쇠맛을 버리지 않으면서 ‘신맛’을 더했다는 데 있다. 타이틀곡 ‘레모네이드(LEMONADE)’는 ‘레몬이 주어지면 레몬에이드를 만들겠다’는 영미권 속담을 모토로 한다. 시련마저 통쾌하게 갈아 마시겠다는 긍정의 태도를 전면에 세웠다.

더블타이틀 구성으로 컨셉적 다양성도 챙겼다. 지드래곤이 피처링한 선공개곡 ‘홀 디퍼런트 애니멀(WDA(Whole Different Animal))’은 다크하고 압도적인 무게를 담당한다. 여기에 동명 타이틀 ‘LEMONADE’가 키치하고 개구진 매력으로 균형을 맞췄다.

■ 세계관은 더 넓어졌다… 새 챕터 ‘컴플렉시티’

쇠맛이 사운드라면 세계관은 그를 떠받치는 서사다. 에스파는 데뷔부터 아바타 ‘아이(æ)’와 조력자 ‘나이비스(nævis)’가 등장하는 탄탄한 세계관을 구축해 왔다. ‘레모네이드(LEMONADE)’는 이를 ‘컴플렉시티(COMPLEXITY)’라는 새 챕터로 한 단계 확장한다.

이는 뮤직비디오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영상 속에서는, 에스파 평행 세계에 굴러 들어온 '레몬 버그'로 인해 발생한 균열로 P.O.S(포스, 에스파 세계관에서 차원을 이동하는 통로)가 열리는 모습이 나온다. 그러자 이 통로를 넘나들며 어두운 세계를 탈바꿈시키는 에스파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번 컴백은 혼란과 균열의 정서를 ‘쇠콤달콤한 에너지로 갈아 마시겠다’는 태도로 읽힌다. 세계관과 사운드를 일치시켜 온 에스파 강점이 여전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영어 가사가 대부분인 것은 글로벌 팬덤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K팝은 해외 타깃에 집중하며 영어 가사 비중을 대폭 늘리는 추세다. 이는 글로벌 청취자에게 K팝 접근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불러온다.

더불어 뮤직비디오와 컨셉이 지향하는 과감함에 비해 음원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택을 고수했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레모네이드(LEMONADE)’는 써클차트 리테일 앨범 차트와 한터차트 실시간 등 국내 주요 앨범 차트 정상에 올랐다.

해외 성적도 견고하다.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에서는 218만 9171회 스트리밍으로 50위에 진입했다. 이는 에스파의 해당 차트 자체 최고 진입 성적이다. 이 밖에도 QQ뮤직 전체 및 정규 디지털 앨범 판매 차트, 텐센트뮤직 산하 5개 음원 플랫폼 통합 K-POP 차트, AWA 실시간 급상승 차트 등 다수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오는 8월부터는 월드투어 ‘SYNK : COMPLæXITY’를 시작하며 걸그룹 정상 위치를 이어갈 예정이다.

뉴스엔 황지민 saeha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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