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스터의 무게, 송가인

김지은 기자 2026. 1. 14.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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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의 역사는 송가인의 등장 전후로 나뉜다. <미스트롯> 참가자에서 마스터로 돌아온 송가인의 이야기.
사진 제이지스타지 제공

[우먼센스]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이야기할 때 가수 송가인을 빼놓을 수 없다. 송가인은 2012년 싱글 앨범 <산바람아 강바람아, 사랑가>를 내놓으며 판소리에서 트로트로 전향했고, 2019년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에 출연해 국악인다운 구수하면서 한 맺힌 음색으로 초반부터 압도적인 인기를 끌며 <미스트롯> 초대 진(進)이 되어 2020년대 트로트의 재유행을 선도했다. 국악을 하며 갈고닦은 호흡과 장단을 트로트에 녹여 '송가인표 창법'을 만들며 정통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장한 것. 송가인의 목소리는 세대를 잇고 감정을 이으며 트로트를 한국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트로트의 새 시대를 연 송가인의 영향력은 명확하다. 2019년 발매한 앨범 <가인(佳人)>의 수록곡 '가인이어라'는 2025년 중학교 음악 교과서에 공식 수록됐다. 이는 가곡·민요·서양 클래식 등이 중심이었던 교과서에 트로트 장르가 최초로 정식 등재된 사례로, '가인이어라'의 문화적·교육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진심 어린 소통으로 팬덤 문화의 새로운 공식을 만든 송가인은 오는 2월엔 3년 만에 미국 LA에서 단독 콘서트 <가인달 The 차오르다>를 개최한다. 송가인은 특유의 음색을 기반으로 전통 가락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음악과 트로트의 본질을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연어가 알을 낳기 위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듯 송가인은 그녀의 이름을 알린 <미스트롯4>로 돌아갔다. 참가자가 아닌 마스터로서 후배들과 함께하며 다시 한번 트로트 열풍을 이끌 예정이다. 이 모든 것은 그녀가 트로트 장르의 전문성을 높이고 트로트 산업 시장의 규모 확대에 기여한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임을 방증한다. 트로트의 흐름을 바꾸는 단 하나의 목소리가 된 송가인을 만났다.

사진 제이지스타지 제공

<미스트롯4>에 마스터로 합류했습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감사하면서도 조심스러워요. 여전히 제가 부족하다고 느끼거든요. 그럼에도 마스터로 합류한 건 <미스트롯>은 송가인의 시작이었기 때문이에요.

2019년 <미스트롯>에 출연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죠.
지금도 <미스트롯> 초대 진이 된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오랜 무명 시절 끝에 비로소 세상에 제 이름을 알린 터닝 포인트였고,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었거든요. 과분할 만큼 큰 사랑을 받을 기회를 줬고요. 송가인의 시작이었던 <미스트롯>에 도움이 되고, 또 다른 트로트 스타가 탄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스터 자리에 앉았어요.

마스터가 되고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참가자일 때는 제 무대만 잘하면 됐지만, 지금은 제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인생이나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 무게감이 더 커요. 오히려 더 긴장되는 것 같아요.(웃음) 참가자 한 분 한 분에게서 간절함과 진심이 느껴져 쉽게 심사할 수 없을 만큼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많은 참가자가 '제2의 송가인'을 꿈꾸며 송가인 창법을 연습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송가인 창법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저는 국악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성과 소리의 길이 몸에 배었어요. 또 소리를 꾸며서 내는 게 아니라 이야기하듯이 저의 숨결과 감정을 전하려고 노력하죠. 

마스터로서 참가자들에게 조언해주세요.
참가자들이 누군가와 비교하지 말고 자기 이야기를 소리로 할 수 있는 가수가 되길 바랍니다. 노래는 결국 진심이 가장 중요하고, 그 진심은 수없이 많은 연습과 노력에서 나오거든요. 전통을 지키면서 시대와 호흡하는 트로트를 함께 만들어갈 후배 가수를 만나고 싶습니다.

사진 제이지스타지 제공

어게인 송가인

송가인은 한국 트로트계의 판도를 바꾼 가수라고 평가받습니다. 얼마 전엔 '가인이어라'가 중학교 음악 교과서에 수록됐죠.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믿기지 않았어요. 학교에서 학생들이 음악을 배울 때 제 노래가 흐른다고 생각하니까 신기하고 감사해요. 큰 영광인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요. 이 기회를 통해 학생들이 트로트가 중장년층만의 음악이 아니라 한국 대중가요를 대표하는 하나의 장르라고 생각하길 바랍니다. 생소하겠지만 국민의 역사와 애환이 담긴 음악인 만큼 더 큰 관심을 가지면 좋겠어요. 트로트의 매력을 함께 느끼고 오래오래 사랑해주세요.

송가인이 등장하고 트로트 팬층이 다양해졌습니다. 세대가 공감하는 음악을 만들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요?
전통의 감성과 트렌드 사이의 균형이 가장 중요해요. 어르신들께는 익숙함을,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움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항상 고민하고 있죠. 정통 트로트를 중심에 두고 다양한 장르로 스펙트럼을 차근차근 넓혀가려고 해요. 트로트를 국악, 오케스트라,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도전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송가인에게 팬덤 '어게인'은 어떤 존재인가요?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요. 평생 잃고 싶지 않아 제 보석함에 꼭 넣어두고 싶은 존재죠. 늘 제 곁을 지켜주는 어게인 덕분에 제가 무대 위에 설 수 있어요. 공연장에서 팬들의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노래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되새기죠. 

'어게인'을 위해 가수로서 지키려는 원칙은 무엇인가요?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무대를 보여드리는 것이요. 늘 저 스스로 무대에 대충 서지 않겠다고 다짐하죠. 또 팬들에게 언제나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고 합니다. 이 2가지가 저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마음을 다해 보답하는 것이라고 여겨요.

오는 2월에 단독 콘서트로 미국에 있는 팬을 만납니다. 
한국 트로트 가수로서 미국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트로트라는 장르로 해외 무대에 서는 것은 저에게도 큰 도전이거든요. 트로트가 세계에서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라며 감사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외 관객들에게 어떤 무대를 보여주고 싶나요? 
제 소리에 담긴 한(恨)과 기쁨, 그리움 같은 감정을 그대로 전하는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언어가 달라도 감정은 통한다고 믿거든요. 한복을 입고 한국의 정서를 담아 진심으로 노래하며 다가가는 무대를 만드는 게 저의 목표예요.

사진 제이지스타지 제공

오래 쌓인 시간 속에서 피어난 아름다움

오래 쌓인 시간 속에서 피어난 아름다움건강관리법이 있다면요?
아무리 바빠도 운동을 하려고 노력해요.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고 있고, 최근에는 러닝의 매력에 빠졌어요. 또 공연 때마다 '어게인'이 챙겨주는 정성 가득한 보양식도 건강을 지켜주죠. 늘 감사히 잘 먹고 있습니다.

송가인 하면 늘 밝게 웃는 미소가 떠오릅니다. '아름다움'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겉을 꾸미는 것보다 내 안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 시간이 쌓이며 자연스럽게 생기는 여유와 깊이가 가장 큰 아름다움이라고 믿어요. 결국 그 사람이 살아온 시간과 마음에서 아름다움과 아우라가 나오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초심을 돌아보며 매 순간 경솔해지지 않으려고 해요. 최선을 다하는 노력을 기반으로 나온 자신감이 송가인을 만든다고 믿죠.

인생을 우아하게 사는 송가인의 방식이 궁금합니다.
크게 욕심내기보다 하루하루 감사하며 사는 것이요. 바쁘고 힘들수록 마음부터 챙기고, 사람을 먼저 돌보려 노력합니다. 그렇게 쌓인 시간들이 제 삶을 조금씩 더 단단하고 우아하게 만들어준다고 믿습니다.

데뷔 후 14년이 흘렀습니다. 송가인의 음악 세계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요?
시대를 잇는 한국의 목소리요.국악을 전공한 트로트 가수로서 전통과 현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잇는 게 제가 음악을 하는 가장 큰 목표예요. 또 후배 가수들이 선배들의 활동을 보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제가 솔선수범해 더 열심히 노래할 거예요. 10년 뒤에 '트로트를 자연스럽게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준 가수'로 기억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아요.

<우먼센스> 독자들을 위한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2026년이 여러분에게 조금 더 편안하고, 조금 더 행복하고, 기대되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저 역시 늘 센스 있는 우먼으로서 노력하며 살아갈 테니 제 노래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미국 LA 콘서트 <가인달 The 차오르다>
한국 정통 트로트의 대표 아티스트 송가인이 3년 만에 미국 LA에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의 정수를 보여준다. '가인이어라', '엄마아리랑', '아사달' 등 히트곡으로 교민들에게는 고국의 추억과 자부심을, 해외 관객들에게는 한국 음악의 미와 여운을 선사할 예정. 2026년 2월 14·15일, 미국 LA 페창가 시어터

김지은 기자 a05190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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