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수술 받은 아이 약 필요한데...” 괌 고립된 한국인들 ‘발동동’

홍인석 기자 2023. 5. 2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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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현지시각) 13세 자녀와 함께 괌을 찾은 이모씨는 제2호 태풍 '마와르'가 현지를 덮친 23일부터 호텔에 발이 묶였다.

그는 26일(한국시각)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당장 아이는 약(면역억제제)을 안 먹으면 피부가 엉망이 되고 위급하게 쓰러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부모님도 당뇨약, 혈압약이 부족한데 아이 약이 급해 아무 말도 못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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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고혈압 등 지병으로 먹는 약 부족
호텔·리조트 머물지만 단전·단수
“고객 받아야 된다”며 쫓아내는 호텔도
제2호 태풍 ‘마와르’ 영향으로 괌 대로변에 있는 나무가 쓰러져 있다./조상철씨 제공

“아이가 급성 백혈병으로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을 받았어요. 이식 거부 반응 때문에 먹어야 하는 약이 있는데 부족한 상황입니다. ”

지난 20일(현지시각) 13세 자녀와 함께 괌을 찾은 이모씨는 제2호 태풍 ‘마와르’가 현지를 덮친 23일부터 호텔에 발이 묶였다.

그는 26일(한국시각)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당장 아이는 약(면역억제제)을 안 먹으면 피부가 엉망이 되고 위급하게 쓰러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부모님도 당뇨약, 혈압약이 부족한데 아이 약이 급해 아무 말도 못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태풍 마와르 여파로 괌에 머무는 한국인 관광객은 3000여명이다. 현재까지 신변에 문제가 생긴 관광객이나 현지 한인은 없으나 단수와 단전으로 일상생활이 어렵고 평소 챙겨 먹는 약이 떨어져 불안함에 떠는 사람도 있다. 일부 현지 호텔은 다음 숙박객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관광객을 쫓아내는 일까지 벌어졌다.

제2호 태풍 ‘마와르’ 영향으로 괌에 있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호텔 대합실에 앉아 있다./관광객 이모씨 제공

전국 군산에 사는 조상철(39)씨는 “식수는 다 사서 마시고, (호텔에서 물이 안나와) 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실은 호텔에서 준비해 둔 청소용 물이 있어 그걸 떠 나르며 해결하고 있다”며 “지금 머무르는 호텔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를 하루에 2~3끼 무료로 제공해 준다”고 설명했다.

재난 대응 체계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부 호텔은 다음 손님을 받아야 한다며 기존 숙박객을 쫓아내 일부는 새 숙소를 찾지 못하고 노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괌 플라자 호텔에 투숙중인 김모(30)씨는 “노숙하고 있는 사람들 중 어린아이를 데리고 있는 가족을 도와 씻을 수 있도록 욕실을 내줬다”며 “기저귀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던 가족이 있어 기저귀도 나눴다”고 말했다.

그 역시 17개월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왔다. 김씨는 “호텔 전기도 끊겨 차에서 대기중”이라며 “환전해온 돈도 다 떨어져서 오전에 (현지 마트에서 산) 컵밥을 들고 전자레인지를 사용 가능한 곳에서 데운 뒤 차에서 먹었다”고 말했다.

제2호 태풍 ‘마와르’ 영향으로 괌에 있는 호텔 방이 침수됐다./조상철씨 제공

관광객들은 정부가 식수 제공이나 대체 항공편 일정에 관해 안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씨는 “31일에 공항이 정상화된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정부가 항공사와 협의 중이라고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광객 역시 “물이 안 나온다고 말했는데 호텔은 물론 정부도 딱히 해주는 게 없었다”고 언급했다.

괌 공항 당국은 현지 공항을 6월 1일 다시 연다는 목표로 작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26일 기자들을 만나 “김인국 주 하갓냐 출장소장이 공항청장과 어제 면담했다”며 “침수된 이후 활주로 작업 때문에 재개가 늦는데 최대한 빨리 공항 재개를 위한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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