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연패' 女선수들, 안타깝지 않으면서 안타깝다…중요한 건 김연경 없는 민낯

이형주 기자 2023. 6. 6.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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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전 여자배구 대표팀. 사진┃뉴시스

[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김연경이 있으면 싸울 수 있고 없으면 싸울 수 없는 작금의 현실이 아닌, 대한민국 배구로 싸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세사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안탈리아스포츠홀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주차 4차전에서 태국(세계 14위)에 세트 스코어 0-3(17-25, 26-28, 21-25)으로 졌다.

이번 태국전 패배로 튀르키예전, 캐나다전, 태국전에 이어 우리 대표팀은 개막 4연패를 당했다. 한 해 전인 2022 동 대회를 12연패로 마무리한 우리다. 도합 VNL 16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우리 대표팀은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세대 교체의 풍랑 속에 있다. 대표팀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던 김연경, 양효진, 김수지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전력의 9할이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을 대체하는 것에 여전히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잔여 일정 중에서도 크로아티아 정도를 빼면 우리 대표팀이 승리할 것이라고 보이는 팀은 없다. 24연패가 현실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뚜렷한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 김연경 없는 처참한 민낯이다.

김연경 없는 이 전력으로 펼치는 이 경기력이 우리 배구의 실력일 수도 있다. 역대 최고의 여성 선수로 불렸고, 우리를 올림픽 4강으로 이끌어준 김연경이다. 김연경이 기린아고, 그가 없는 대표팀은 이 정도 레벨일 수 있다는 공포. 어쩌면 무서운 팩트일 수도 있다.

우리 대표팀은 김연경의 유무 속 크게 경기력이 바뀐다 사진|뉴시스

상황이 이렇다보니 SNS 등에서 대회를 참여한 선수들에게 비판,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수용해야 할 비판도 있지만, 선을 넘는 비난도 있다. 후자를 받는 선수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번 패배는 안일함의 패배보다는 실력의 패배에 가까워보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는 그 사실이 더 아플 수 있지만, 현재 대회에 나간 선수들은 비시즌 휴일도 반납했다. 한유미 신임 코치, 또 어드바이저가 된 김연경도 물심 양면으로 도왔다. 화상 근무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세사르 감독 역시 노력했다. 자신들의 개인 시간을 반납하고 국가를 위해 진천선수촌에서 열심히 준비했다. 또 개인 시간을 반납하며 국가를 위해 승리를 위해 뛰고 있다.

우리는 김연경의 비상 전 처참했던 시기가 있었고, 김연경의 은퇴 후 처참한 시기를 겪고 있다. 한 번은 올 일이었지만 모두가 김연경의 은퇴는 배구 대표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상황이 펼쳐진 뒤 선수들에게 비난이 향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외국의 많은 리그들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배구를 할 수 있고, 억대 연봉을 받는 상황에서 국가대표들이 부진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어느 정도는 틀린 말이고, 어느 정도는 맞는 말로 보인다.

높은 연봉은 시장 가치가 정하는 것이다. 물론 한 리그에서 실력이 좋은 선수라면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실력이 최고는 아니더라도, 한 리그가 성장하고 팬들과 호흡하며 시장성을 확대하게 되면 선수들이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인기로 이어지고, 많은 부가 수입을 창출하게 돼 선수들의 가치 또한 높아지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팬들에게 '늘', '언제나'. '항상' 잘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앞서 밝혔듯이 높은 연봉은 그 선수의 실력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억대 연봉을 받는 V리그 출신 스타들이 더 분발할 필요는 있다.

또 우리와 같은 체격 조건을 가진 중국 그리고 일본의 분전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인종의 탓, 실력의 탓만 하기에는, 그들이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거대한 시장을 지닌 자국리그를 가지고 있는 중일이지만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국가대항전은 직접 싸우는 선수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지만, 그 나라가 그 종목에 쌓은 열정, 그 종목이 얼마나 체계가 잡혔는지. 또 그 종목이 얼마나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지. 또 그 종목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준비했는지가 총체적으로 결합돼 결과가 만들어진다.

때문에 처참한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들이 안타깝지 않으면서 안타깝다. 배구계 전체가 청사진을 가지고, 고민하며 선수 육성 등 많은 부분에 대한 현안을 분석해야 한다. 그런 과정이 있어야 김연경이 있으면 싸울 수 있고 없으면 싸울 수 없는 작금의 현실이 아닌, 대한민국 배구로 싸울 수 있다.

'기린아' 김연경. 사진|뉴시스
기로에 놓인 여자배구 대표팀. 사진┃뉴시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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