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억3000만 년 된 암석에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활동의 흔적이 남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래된 생명의 흔적을 최신 인공지능(AI) 기술이 해독한 사례여서 많은 관심이 모였다.
미국 카네기과학연구소 등 국제 연구팀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채취한 33억3000만 년 전 암석 요셉스달 처트(Josefsdal Chert)를 분석한 결과, 가장 오래되고 확실한 화학적 생명활동 증거가 나왔다고 17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남아프리카 음푸마랑가 주에서 발굴한 고대 탄소 잔해를 분석했다. 카네기과학연구소 코넬 알렉산더 연구원은 “33억3000만 년 전 규암 요셉스달 처트에 포함된 탄소 조각이 지구상에서 확인된 것 중 가장 오래된 생명활동의 흔적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어 “고대의 생명은 화석만이 아니라 화학적인 흔적도 남긴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며 “지구상의 생명은 상상 이상으로 빠른 단계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구조를 획득한 사실이 이번 조사에서 파악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남아공과 캐나다에서 각각 발견된 25억2000만 년 전과 23억 년 전 암석을 함께 조사해 광합성의 가장 오래된 증거를 비교했다. 이 과정에서 생명체의 광합성이 시작된 시기가 종전 기록보다 8억 년 이상 거슬러 올라갈 가능성을 포착했다.
지구상에 최초로 탄생한 생명은 미소생물로 여겨진다. 그 물리적 형상은 원시 습지에 출현한 지 수십억 년 사이 열과 압력, 지질 변동 등에 의해 변화했다. 다만 미소생물들은 완전히 흔적을 지운 것은 아니어서, 스트로마톨라이트 같은 흔적을 남겼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광합성이 가능한 시아노박테리아(남세균 또는 남조류)가 만든 퇴적물이 만든 층상 암석이다. 호주 샤크 만 등에서 주로 관찰되며, 태고 생명활동의 주된 증거로 평가돼 왔다. 규암이나 셰일, 탄산염암 같은 암석에도 고대의 탄소가 봉인된 경우가 있다.
코넬 연구원은 “이러한 암석은 미생물 대사로 생성된 탄소가 함유될 가능성이 있지만, 오랜 세월 화학적으로 변질돼 원래의 구조가 손상되는 것이 문제”라며 “때문에 이 탄소들이 생명활동에 의해 생긴 것인지 확실히 구별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난제를 풀기 위해 생명으로 인해 생긴 고대 탄소를 확실하게 식별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비교적 젊은 지층에 남겨진 시료를 자세히 조사해 생물 유래 분자가 만들어내는 특유의 화학 패턴을 추출했다. 이는 인간의 눈이나 기존 분석 장치로는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각 차이가 미세했다.

연구팀은 이런 분자의 미세한 차이를 AI에 학습시켰다. AI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인간이 간과한 미세한 패턴 차이를 구분했고, 생명의 흔적을 식별했다. 특히 AI는 개개의 분자 자체가 아니라 그 종류나 비율, 결합 등 화학적 구성을 읽어 생명체의 흔적인지 판단했고, 학자들은 몰랐던 고대 생명활동을 여럿 특정했다.
코넬 연구원은 “이 기법은 지구의 과거사를 새로 풀어낼 뿐만 아니라 다른 행성에서 생명의 존재를 찾을 때 응용 가능하다”며 “현대 생물부터 고대 화석까지 총 406점의 시료를 모아 실험한 결과, AI의 정확도는 90%가 넘었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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