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무사 만루 등판→천금 262일만 SV '원조 마무리 투수의 귀환'... "오랜만에 느껴보는 전율"

잠실=심혜진 기자 2024. 4. 24.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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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홍건희가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두산 베어스 홍건희가 팀의 승리를 지키는 짜릿한 세이브를 올렸다. 원조 마무리 투수의 귀환이었다.

두산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2연승을 질주했다.

4-2로 앞선 9회 무사 만루서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지켜낸 홍건희의 역투가 돋보였다.

마무리 정철원이 무사 만루를 만들어놓고 내려갔다. 여기서 두산 벤치의 선택은 홍건희였다. 김주원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아웃카운트와 실점을 맞바꿨다. 다음 박민우를 고의4구로 거르며 만루 작전을 펼쳤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권희동을 1루 땅볼로 유도해 홈에서 3루 주자 서호철을 잡아냈다. 계속된 2사 만루서 만난 상대는 손아섭이었다.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한 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지난 2011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KIA 타이거즈 지명을 받은 홍건희는 2020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했다. 트레이드는 홍건희에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50경기에서 3승 4패 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76을 기록하며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더 나아가 2021시즌에는 65경기에 등판해 74⅓이닝을 소화, 6승 6패 17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78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2022시즌에도 2승 9패 9홀드 18세이브 평균자책점 3.48로 꾸준함을 보였다.

지난 시즌에는 마무리 투수로 출발한 홍건희는 22세이브로 단일 시즌 개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작성했다. 하지만 기복 있는 모습을 노출해 8월  마무리 자리를 반납했다. 1승 5패 5홀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3.06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손에 넣은 홍건희는 1월 25일 극적으로 2+2년 최대 24억 5000만원(계약금 3억원, 연봉 총액 21억원, 인센티브 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두산 홍건희가 23일 잠실 NC전 9회 2사 만루에서 손아섭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있다./영상=티빙(TVING)
두산 홍건희가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그리고 스프링캠프를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손가락을 다쳐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큰 부상은 아니었다. 잘 회복 후 2군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홍건희는 지난 2일과 4일 고양 히어로즈전에 등판해 각각 1이닝 1피안타 1실점(비자책)과 1⅓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6일 한화 이글스전에선 2이닝 2피안타 2사사구 2실점으로 멀티 이닝까지 소화했다.

그리고 9일 퓨처스리그 상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회 구원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1군 복귀 준비를 마쳤다.

두산은 11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투수 김민규를 말소한 뒤 투수 홍건희를 등록했다. 콜업과 동시에 마운드에 오른 홍건희는 한화전에서 1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4경기서 3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이어갔다.

이승엽 감독은 편한 상황에서 홍건희를 투입하며 적응의 시간을 주려고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빠르게 접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23일 홍건희가 긴급 소방수로 나선 것이다. 그리고 세이브를 수확했다. 홍건희가 세이브를 올린 것은 2023년 8월 5일 KT전(1이닝 1탈삼진 무실점) 이후 262일만이다.

경기 후 홍건희는 "경기 중반부터 마지막까지 긴장 늦추지 않고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등판은 아니었다. 최근 밸런스나 몸 상태가 좋다는 느낌이 있어서 구위를 믿고 자신감 있게 던지려 했다. 인플레이 타구들이 나오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무사 만루라는 상황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경험이 있으니 차분하게 하려고 했다. 팀 승리를 지켜서 뿌듯하다. 시즌 첫 세이브는 생각도 못했다(웃음)"고 활짝 웃어보였다.

홍건희의 시즌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 가벼운 부상(우측 엄지 염증)이 있으면서 페이스가 더디게 올라왔다. 마운드에서의 역할은 물론 젊은 투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게 내 역할인데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오늘을 계기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팬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홍건희는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팬들께서 정말 큰 환호를 보내주셨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전율이었다. 짜릿하고 힘이 났다. 그 함성에 보답하기 위해서 앞으로 마운드 안팎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두산 홍건희가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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