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Inside The Park] 더트레이닝 이동호 대표

강점과 약점 사이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불편하고 하기 싫은 선택이 늘 따르기 마련. 좋아하고 잘하는 것은 잠시 내려놓고, 외면하고 싶던 약점을 마주해야 하는 순간이 꼭 필요하다. 그동안 수많은 선수를 마주해 온 그에게 트레이닝이란 강점을 키우는 기술이 아닌 약점을 외면하지 않는 과정이다. 즉, 빠른 변화보다는 느리지만 지속 가능한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다. 선수 개개인의 몸을 존중하고 지키는 일, 그리고 잠시 지친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옆에 서 있는 일. 그가 쌓아온 훈련의 철학을 넘어, 사람을 대하는 이동호 대표의 태도에 눈길이 갔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Ilwoo Kim Location The Training Center

#트레이닝 명가

본인 소개와 함께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광주에서 선수 트레이닝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동호입니다.

최근 센터를 이전해 왔더라고요.

젊었을 때는 제가 어딜 가든 선수들이 찾아올 테니까 번화가와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 있고 싶었어요. 근데 최근에는 어린 친구들이 학교 일정도 빠듯하고 하니 지하철로 편하게 올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죠. 부모가 되고 나니 그런 마음이 더 커져서 광주 중심부로 이전하게 됐어요.

처음 광주에 터를 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서울에서도 나름대로 자리를 잡고 일하고 있었어요. 근데 광주에서 축구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던 동생이 광주의 트레이닝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며, 내려와서 도와줄 수 없겠냐고 제안했죠. 고민하던 시기에 아버지가 편찮으셨고, 서울에 계속 머물다 보면 아들 노릇을 제대로 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빨리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광주로 내려왔어요.

자연스럽게 KIA 팬이었을 거로 예상이 되는데요?

해태 타이거즈를 참 좋아하는 아이였어요. KIA로 바뀔 때쯤부터는 팀을 열렬히 응원하기보다는 이종범 선수같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들을 응원했습니다.

트레이닝 센터에 소속된 주요 선수들의 강점을 소개해 주세요!

야구선수라서 센터 소속 선수라고 하기보다는 꾸준히 찾아 주는 단골 선수라고 말하고 싶네요. 대표적으로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 KIA 타이거즈 정해영, 김도영 같은 선수들과 오랫동안 알고 지내왔죠. 대표적으로 원중 선수를 말해 보자면, 피지컬 측면에서 약점이 있지만 멘탈이 굉장히 강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싶어요.

일반인 눈엔 김원중은 피지컬이 상당히 좋아 보이는데 전문가가 봤을 땐 아닌가 보네요?

일반적으로 가늘고 긴 물체는 쉽게 휘잖아요. 원중 선수도 비슷한 측면이 있어서 피지컬 트레이닝에서는 약점이 있는 선수 중 한 명입니다. 하지만 멘탈이 굉장히 강해요.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꾸준히 훈련해 왔고, 그 덕분에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는 선수입니다.

트레이너라는 직업은 어떤 일을 한다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트레이너는 의사만큼 의학을 잘 알아야 하고 물리치료사보다 뼈를 더 자주 봐야 하는 직업이에요. 근데 트레이너라는 걸 하나의 ‘직업군’이라고 표현하기엔 좀 어렵다고 봅니다. 진입 장벽이 낮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인 것도 사실이니까요. 다만 제가 생각하는 트레이너란, 어렵게 찾아와 준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그 사람이 진짜로 트레이닝 받고 싶어 하는 부분을 제대로 채워 주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선수 트레이닝을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트레이너는 대학교 1학년 때 아르바이트로 시작했고요. 2011년 겨울에 같은 대학교의 유도, 태권도, 축구 선수들이 요청해서 본격적으로 선수 트레이닝을 하게 됐죠.

비시즌에 중점적으로 지도하는 운동이 있다면요?
이 부분은 강조해서 말하고 싶은데요. 비시즌 운동은 스프링캠프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온전히 시즌을 위한 준비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피지컬 트레이닝이나 체력적인 요소를 포함해 훨씬 다각도의 훈련이 필요해요. 이 시간 동안 자신의 약점과 부족한 부분을 꾸준히 보완해 나가야 하죠. 약점을 남기지 않은 상태로 시즌을 맞이하는 것, 그게 비시즌 트레이닝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타 스포츠와 야구는 사용하는 근육이 어떻게 다른가요?
야구는 다른 구기 종목과 비교했을 때 측면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스포츠입니다. 예를 들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는 동작에서 특정 근육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죠. 이런 움직임은 일상생활에서는 자주 경험하지 않는 패턴이라 사람들이 골프나 야구를 어렵게 느끼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힘 역시 단순한 근력이 아니라 지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밀어내느냐에서 비롯됩니다. 그리고 그 힘을 아주 짧은 순간, 정확한 타이밍에 폭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고요. 이런 특성 때문에 야구는 다른 스포츠와는 결이 다르고 기술적으로 난도가 높은 종목이에요. 그 어려움에 끌려 오히려 많은 이들이 야구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이 찾아오게 만드는 비결은 뭘까요?
제가 특정 종목만 할 줄 알았거나 해당 종목의 선수 출신이었다면 여러 가지 제한이 됐을 것 같은데, 평소 다양한 스포츠를 접했기에 여러 분야의 선수들이 찾아와 주는 듯해요. 배드민턴 국가대표 김민지 선수, 다이빙 국가대표 김지욱, 정다연 선수, 스포츠 클라이밍 서채현 선수와 같은 선수들이 더트레이닝의 대표적인 고객들입니다.

서울고 김지우 학생은 어쩌다 광주까지 오게 됐나요?
지우 선수는 지인이 한번 봐 달라며 소개를 해 줬어요. 중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잘한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고요. 다만 제 눈으로 봤을 땐 이 몸 상태로 야구를 계속했다간 고등학교 3년을 온전히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어요. 야구 실력은 이미 충분하다고 봤고, 기초 훈련만 충실히 해 두면 고등학교 과정을 잘 버틸 수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방향의 훈련을 제안했고, 고맙게도 지우 선수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시간 날 때마다 광주까지 와 줬어요. 고등학교 1~2학년까지 시간을 투자하면, 고3 때는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거라 말했는데, 흔쾌히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훈련을 이어 가게 됐습니다.

센터에서 제일 멀리 사는 사람은 누구예요?
일산에서 내려와 훈련하는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 송윤찬입니다. 윤찬이는 국가대표로 발탁된 지 1년 만에 혈액암 진단을 받았지만, 아픈 몸을 이끌고 광주까지 와서 꾸준히 운동을 이어 온 선수입니다. 지금은 저와 함께 병마와 싸우며 올해 다시 국가대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윤찬 선수가 제일 신경이 쓰이겠네요?) 그럼요. 아무래도 혈액암 3기였고 단순히 병세 회복에 그치는 게 아니라, 다시 국가대표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했죠. 그런 상황 속에서 서로 울기도 하면서 힘든 순간이 꽤 있었습니다.

#딜레마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게 중요한가요? 잘하는 부분을 돋보이게 하는 게 중요한가요?
지도자로서는 선수의 잘하는 부분을 발견했을 때 그걸 더 끌어올리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이미 충분히 잘하는 걸 지도자가 더 잘하게 만들어 줄 수는 없기 때문이죠. 오히려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강점과 약점 사이의 격차를 줄이는 게 먼저예요. 약점은 그대로 둔 채 강점만 강화하자는 접근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단점을 보완해 강점과의 갭을 줄일 때, 비로소 강점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힘과 기반이 생긴다고 봅니다.

데이터 기반으로 선수들을 지도할 때 트러블은 없었나요?
처음에는 불만이 정말 많았습니다. 이 시도를 제가 2017년부터 해왔으니까 꽤 오래전 일이죠. 당시에는 데이터 기반 트레이닝이라는 개념 자체가 거의 없던 때였습니다. 당연히 반응은 ‘이게 뭐야?’였죠. “나는 평생 이렇게 운동해 왔는데”라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훈련을 계속하다 보니, 데이터와 현장에서 느끼는 감각이 맞아떨어지는 순간들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 사이에서 일종의 간증처럼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왼발을 이렇게 잘 쓰는 줄 몰랐는데, 사용법을 알고 나니까 실제 경기에서 왼발의 플레이가 잘 나오더라” 같은 경험담들이죠. 그런 사례들이 쌓이면서, 선수들도 점차 이 방식의 효과를 체감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선수들이 믿고 따라와 주나요?
선수들이 데이터를 100% 신뢰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무조건 믿지는 말라고 이야기해요. 대신 이렇게 말합니다. 그날그날의 데이터는 참고하되, 평균에 매몰되지는 말자고요.

#트레이너 픽!

트레이너가 생각하는 좋은 운동법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이어야 한다고 봐요. 그리고 본인의 장점을 해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약점을 더 약하게 만들지 않는 것. 그 기준을 충족하는 운동이 바람직한 운동이라고 봅니다.

지도한 선수 중에 가장 이상향에 가깝게 몸을 관리한 선수는 누구였나요?
김도영 선수는 부상을 계기로 몸 관리에 대해서 공부하고 책임지려는 태도가 확실히 달라졌어요. 자신의 상태에 맞춰 준비하면서 올해는 특히 잘 관리된 몸을 보여 줬어요. (김)태군 선수 역시 자신의 장단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매년 그것을 계산하며 준비하는 선수예요. 지금이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인식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이상향에 가까운 선수라고 봅니다.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 소개됐던 ‘애니멀 플로우’는 어떻게 고안한 운동인지 궁금해요.
‘애니멀 플로우’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 낸 동작은 아닙니다. 파운데이션이나 크리에이터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이미 오래전부터 기록돼 있던 인간의 기본적인 움직임들을 바탕으로 그것을 변형하고 구조화한 방식입니다. 이론적으로는 근막 경선 이론을 기반으로 설계된 운동인데, 근막의 연결과 흐름을 고려해 동작들이 구성돼 있죠. 운동 동작이라는 게 원래 그렇습니다. ‘이 동작이 무엇과 닮았다’라고 표현할 수는 있지만, 운동을 만들고 나서 동물이 태어난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동물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할 수도 있고, 반대로 운동을 구성하다 보니 특정 동물의 동작과 닮아 보였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동물을 흉내 내는 운동이라기보다, 본질적으론 인간의 움직임을 이론적으로 정리하고 확장한 훈련 방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The LㄷH

운동하는 만큼 쉬는 것도 중요하다고 들었어요. 휴식을 취할 땐 어떻게 하는 게 좋나요?
휴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가만히 쉬기만 해서는 안 되겠죠? 이 부분도 자신에게 맞는 휴식 루틴을 찾는 게 중요해요. 사우나나 수면, 회복 프로그램 등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기에, 직접 경험해 보며 가장 효과적인 템포를 찾아야 합니다. 그 과정은 자신의 몸을 잘 아는 트레이너나 의료진과 함께 공부해야 하지 않나 싶고요.

‘이것만큼은 먹지 않았으면’ 하는 음식이 있다면 뭘까요?
이 질문은 매년 선수들에게 퀴즈로 내거든요. 제가 봤을 때 가장 피해야 할 음식 1위는 떡볶이입니다. 단순히 탄수화물이 많아서가 아니라, 밀가루에 고춧가루, 설탕이나 물엿 같은 당분이 한꺼번에 들어가면서 컨디션을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술은 당연하고 탄산음료도 운동선수에게는 좋지 않지만, 꼭 마셔야 한다면 단 음료보다는 소량의 탄산수에 레몬을 곁들이는 정도를 권합니다.

운동선수와 일반인 다이어트의 차이가 있다면요?
다이어트에서는 움직임을 얼마나 다양하게 가져가느냐가 중요합니다. 앞, 옆, 뒤로 방향을 계속 바꿔 주면, 몸이 적응할 틈이 없어 지방이 더 쉽게 빠집니다.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러닝 위주의 운동이 살이 잘 안 빠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반면 선수는 일정한 방향에서의 안정적인 움직임과 순간적인 방향 전환, 그리고 그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능력이 모두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런 움직임들이 본능처럼 나올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학습시키는 훈련을 하고요. 일반인의 다이어트 운동과 운동선수의 트레이닝은 목적과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특정 움직임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라면, 선수든 일반인이든 그 훈련만으로도 체중 변화는 충분히 나타날 수 있습니다.

프로선수와 아마추어 선수를 지도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뭔가요?
아마추어 선수는 더 높은 몸값을 받기 위해 도전과 성장이 필요한 단계라면, 프로선수는 이미 만들어진 몸값을 지켜 내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그래서 어린 선수나 아마추어의 경우에는, 다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도전을 시켜 주는 편입니다. 반면 프로선수들은 정확한 측정을 기반으로, 안전한 범위 안에서 한계를 넘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안정된 상태에서 차곡차곡 강화해 나가는 방식이죠.

선수들이 가장 기피하는 운동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희 센터에서는 “하기 싫어요”라고 하는 선수가 한 명도 없습니다. 대신 느낌상 선수마다 가장 힘들어하는 동작들이 있습니다. 대체로 체력 소모가 큰 동작들을 어려워하지만 힘들다고 거부하거나 빼지는 않습니다.

선수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듯한데 친하게 지내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면요?
이곳에서는 예의를 지키려고 하고 있어요. 그게 서로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해요. 이 공간에서 저는 선수들을 지도하는 코치이자, 동시에 그들의 운동을 응원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제 쪽에서 흐트러지거나 허물이 보이면 안 된다고 마음먹고 있어요.

스크린야구를 하는 게 인상적이었는데 요즘도 가끔 하나요?
예전에 유튜브 콘텐츠로 한 번 했었어요. 근데 제가 투수라서 타격은 그렇게 잘하는 편이 아니에요. (웃음) 예전보다 바빠져서 자주 못 하고 있는데 요즘엔 시즌 끝나고 선수들과 친목도 다질 겸 골프를 치곤 해요.

회원들의 멘탈 관리도 도와주는 편인가요?
많이 신경 쓰려고 하는 편입니다. 특히 트레이닝 과정에서 저 역시 가장 어렵다고 느꼈던 부분이라 멘탈 코칭도 따로 공부해 왔고요. 각자 회복되는 방식이 달라서, 직설적인 피드백이 필요할 때가 있고, 격려나 사례 설명이 더 효과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선수 트레이닝은 피지컬에만 국한되지 않고, 그 선수에게 필요한 영역을 함께 채워 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집이나 회사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운동법을 추천해 준다면요?
기지개를 켜는 대신 요가 동작인 ‘업독’과 ‘다운독’을 추천합니다. 일반인들은 손목을 사용하고 가슴을 여는 움직임이 부족하고, 오래 앉아 지내며 엉덩이와 햄스트링 활성화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독’과 ‘다운독’은 이런 부분을 한 번에 보완해 줄 수 있어, 현대인에게는 기지개보다 더 효과적인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구단 트레이닝 코치를 할 계획은 없나요?
지금은 특정 종목 코치를 맡기에는 저와 같이하는 선수들의 운동 분야가 너무 다양하지 않나 싶어요. 여러 스포츠 종목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그때마다 구단의 문의도 많았고, 실제로 담당을 맡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종목을 전담하게 되면 다른 종목 선수들을 도와줄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으니, 종목과 무관하게 제가 필요한 선수들에게 역량을 먼저 나누는 게 맞다 봐요. 언젠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지금보다는 시간이 지난 뒤에 더 넓은 범위에서 전체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게 될 것 같아요.

본인만의 운동 철학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운동을 잘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결국 승부는 디테일에서 갈립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자신에게 맞는 트레이닝을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합니다. 남들이 괜찮다고 하는 방법을 무작정 따라가기보다는,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부터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사람의 기본적인 성향이나 좌우 밸런스는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격차를 줄일 수는 있어도 완전히 뒤바뀌는 경우는 드무니까요. 그래서 약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이를 루틴으로 만들어야, 강점이 약점에 가려지지 않고 제대로 발휘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 트레이닝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더트레이닝’ 센터 홍보를 해 볼까요?
이곳은 선수의 신체 나이에 맞는 훈련을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곳입니다. 언제, 어떤 연령대에 어떤 훈련이 필요한지 명확한 가이드를 제시합니다. 제가 학교에서도 운동 처방과 선수 트레이닝 방법론을 지도하고 있는 만큼, 최대한 체계적인 매뉴얼에 근거해 훈련을 진행합니다. 야구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야구를 잘할 수 있는 몸을, 더 나아가 스포츠 전반을 잘할 수 있는 신체를 만드는 곳이죠. 센터 이름을 ‘이동호 선수 트레이닝 센터’에서 ‘더트레이닝’으로 바꾼 것도 그런 철학 때문입니다. 센터 로고에서 ‘더’라는 부분은 L과 한글 ‘디귿’, 그리고 H를 결합해 제 이름을 나타낸 건데요. 그런 제 운동 가치관을 담은 상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인사 전하면 마무리하겠습니다.
모든 선수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노력하며 발전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다만 어떤 선수라도 부상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습니다. 부상을 바라볼 때, 그것이 노력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 한 번쯤은 함께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선수들을 지켜봐 주시고, 계속해서 응원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6년 179호 (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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