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위의 우주' 스타필드 수원에서 "먹고 체험하고 머물러라" [현장+]

별마당 도서관. (사진=박재형 기자)

지난 24일 가오픈 기간 공개된 수원시 장안구 스타필드 수원 별마당 도서관. 서울 강남구 코엑스점이 2개층 높이었다면 스타필드 수원점은 3개층(4~7층, 22m)을 아우르고 있었다. ‘기둥’에서 ‘타워’로 불려도 손색없는 스케일의 구조물은 자연을 닮아 있었다. 4층에서 바라볼 땐 위용 있는 절벽이었지만 7층에선 영락없는 폭포인 게 제주의 주상절리가 떠올랐다. 국내 다섯번째 스타필드가 아닌 스타필드2.0 시대의 포문을 연 스타필드 수원의 출발점이었다.

문학부터 역사, 사회, 예술까지 장르 불문 여러 이야기가 집결된 서고를 손으로 만져보고 주위를 거닐다 보니 도서관이 하나의 우주같은 느낌도 들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블랙홀을 통과한 뒤 나오는 4차원 초입방체 공간을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공중에 떠 있는 외계 별들도 이를 뒷받침했다. 이곳 중앙 무대에서 향후 펼쳐질 문화 콘텐츠가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

스타필드 수원은 지하 8층~지상 8층 규모로 연면적 약 10만 평, 동시주차 가능대수 4500대에 달하는 수원 지역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이다. 스타필드 수원은 그간 하남, 고양, 안성점과는 달리 도심한가운데 위치한 것이 특징이다. 가족 중심의 1세대 스타필드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다. MZ세대를 겨냥한 특화매장을 대폭 강화한 것은 물론 400여개의 브랜드 중 기존 스타필드에서 볼 수 없었던 최초 입점 매장을 30% 이상으로 구성했다.

스타필드 수원의 콘셉트는 ‘스테이 필드’다. 고객이 먹고, 마시고, 둘러보고, 체험하며 결국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사장은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고 경험을 확장하는 ‘스테이필드(Stay Field)’로 자리매김해 고객 일상의 일부로 스며들어 수원을 대표하는 아이코닉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츠 플레이스 내부 전경. (사진=신세계 프라퍼티)

스타필드 수원은 고객의 ‘먹는 경험’에 특히 공들였다. 바이츠 플레이스는 1층 광장을 따라 가볍게 들러 델리를 즐기고 떠날 수 있는 푸드 편집숍이다. 외부와 스타필드를 잇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또 디저트 브랜드인 ‘노티드’가 경기권 최대 규모로 입점하며 짭짤한 풍미의 샤퀴테리(염장·훈연·건조 등의 조리 과정으로 만든 육가공품)와 잠봉뵈르의 대중화를 이끈 ‘소금집델리’가 리테일 최초 정식 매장을 오픈했다.

무엇보다 스타 셰프들의 신규 매장을 스타필드 수원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다. 어슬녘의 감성이 담긴 모던 한식 레스토랑 ‘어슬청담’, 압구정 대표 미국식 중화 요리 ‘벽돌해피푸드’, 용리단길의 신화 베트남 쌀국수 식당 ‘효뜨’, 바비큐 덕후 유용욱 소장의 ‘스팅키 베이컨 트럭’, 수원 대표 로컬 커피 브랜드 ‘정지영 커피로스터즈’ 등이 대표적이다.

7층 초록빛 자연을 품은 무릉도원 콘셉트의 ‘잇토피아’도 매력적인 공간이다. 8층 야외공원 ‘스타가든’으로 이어지는 이색 공간에서 계절 식물을 곁에 두고 음식을 즐길 수 있다.

MZ세대를 겨냥한 편집숍·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도 대거 입점했다. 고감도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보이는 편집숍 ‘옵스큐라’, 국내 대표 컨템포러리 편집숍 ‘아이엠샵’에서 선보이는 슈즈 편집숍 ‘듀드 아이엠샵’ 등이다. 이와 함께 H&M, COS, 경기권 최초로 오픈하는 아르켓을 비롯해 2월 마시모두띠, 3월엔 유니클로와 경기권 최대 규모의 자라 등 글로벌 SPA 브랜드가 총 집합할 예정이다.

고객 체험형 매장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취향 공유 플랫폼 ‘클래스콕’ 에서는 매일 새롭게 진행되는 원데이 클래스로 다양한 취미를 즐길 수 있으며 쿠킹부터 뷰티까지 카테고리도 다양해 라이프 경험을 확장할 수 있다. 6층과 7층에는 ‘콩코드 피트니스 클럽’이 들어섰다. 피트니스 시설은 물론 스크린게임, 어프로치존이 있는 골프 연습장·수영장·테니스코트·사우나와 메타버스를 접목한 단체운동(GX)실까지 복합 체육 시설을 한 곳에 압축했다.

바이닐 스타필드 성수.(사진=박재형 기자)

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오감으로 느끼는 ‘공간 경험형 스토어’를 통해 고객 경험을 무한대로 확장한다. LP카페 ‘바이닐 성수’는 유통시설 최초로 분점 ‘바이닐 스타필드 수원’을 열었다. 별마당이 내려다 보이는 6층에 앉아 자리마다 놓인 턴테이블로 듣는 음악은 오감을 극대화하기 충분했다. 한 고객은 "성수점에서 음악을 경험한 것과 또 다른 느낌"이라며 "별마당이 펼쳐져 있어 몽환적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친환경 브랜드 러쉬가 ‘러쉬 스파’를 오픈했고 웰니스라이프를 선도하는 ‘안다르’도 요가와 필라테스 등 건강한 에너지를 나누는 복합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체험형 리테일 매장을 선보였다.

스타필드 수원은 말하자면 지구 위 우주였다. 각 층, 각 매장, 그리고 방문하는 고객 고유의 경험과 스토리가 마치 별처럼 우주를 이뤘다. ‘스타필드(별마당)’란 본연의 의미를 구현함으로서 '2.0'으로 도약할 수 있는 에너지를 단숨에 모은 듯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더러 있었다. 우선 내부 공간에서 ‘자연’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만큼 정적인 ‘쉼‘도 곳곳에 뿌리내렸다면 보다 조화로웠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외부로 나와선 출입구에 쌓여있는 택배 박스와 불법주차 중인 물류 트럭으로 인해 눈살이 찌푸려졌다. 이미 가오픈을 통해 일반 시민에게 개방된 이후였지만 4번 게이트는 고객 통로라기 보단 택배 하역장을 방불케 했다. 또 가뜩이나 도로 폭이 좁은 탓에 교통대란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은 만큼 지역 주민과 고객들의 이동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환경은 개선해야 할 여지가 분명해 보였다.

지난 24일 스타필드 수원 4번 게이트 앞. (사진=박재형 기자)
지난 24일 스타필드 수원 4번 게이트 앞. (사진=박재형 기자)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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