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로보틱스 자회사로 재추진…합병비율 조정

최란 2024. 10. 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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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안 보다 에너빌리티 주주가 로보틱스 주식 더 받게
"에너빌리티 로보틱스 양사 성장 가속화…시너지 높여"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두산그룹이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옮기는 사업 재편안을 재추진한다. 또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이 기존보다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을 수 있게 합병 비율도 재산정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

21일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부사장 등 3사 최고경영진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업 재편의 시너지 효과 등을 설명했다.

이들은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은 자산의 효율적 재배치를 통해 투자 여력을 높이고 연관 있는 사업 분야를 묶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각 사의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회사 가치를 빠르게 성장시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분할합병 비율 변경 등을 포함한 안건을 의결했다.

두산 3사가 이번에 공개한 새 합병 비율은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이 기존보다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게 되는 방식으로 조정됐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 신설 법인의 합병 비율은 기존 1대 0.031에서 1대 0.043으로 변경됐다.

변경된 비율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가 받을 수 있는 두산로보틱스 주식은 기존 3.15주에서 4.33주로 늘어난다. 또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도 기존 75.3주에서 88.5주로 증가하게 된다.

이에 대해 두산은 "비율 변경 전에 비해 주주들에게 더 많은 주식이 돌아가게 되는 것으로, 보유하게 되는 주식 가치가 7월 11일(이사회) 종가 기준으로 단순 환산할 경우 기존 안보다 약 39만원 증가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부상장이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

이 같은 결과는 시장 관례에 따라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 기준으로 책정했던 기존 두산밥캣 분할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꾸고, 합병 비율에 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반영한 데 따른 것이라고 두산은 설명했다.

박상현 사장은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분할합병비율을 변경했다"며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양사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가치가 더욱 높아질 양사 주식을 동시에 보유하게 됨으로써 향후 추가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산 3사의 최고경영진들은 사업재편 이후 시너지 창출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박상현 사장은 "비영업자산을 정리해 1조 원 이상의 투자 여력을 확보하게 되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대형원전, SMR, 가스·수소터빈 등에 즉각적으로 투자해 적기에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재편으로 확보되는 재원으로 추가 투자할 때 예상되는 투자수익률은 15%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는데, 두산밥캣을 통해 얻는 기존의 배당수익보다 기대이익이 높다"며 "2028년 기준 20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추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

류정훈 대표는 "농업, 건설 분야의 전문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30년 기준 약 12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아직 이 분야의 압도적인 리더는 없다"며"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이 시너지를 내면 전문 서비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전 세계 17개 생산기지와 1500개의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현재 두산로보틱스 매출 70%를 차지하는 북미·유럽 선진시장에서 존재감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두산밥캣의 지게차와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결합하는 '지게차-팔레타이저 솔루션' 등 즉시 실현 가능한 시너지를 포함해 향후 지속적인 기술협력과 영업망 확대 등으로 전문 서비스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캇 박 부회장은 "두산밥캣의 하드웨어 제조 역량과 두산로보틱스의 모션자동화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능력 등을 접목해 무인화, 자동화 시장을 선점하려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사업 시너지가 없는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로 있는 것보다 두산로보틱스와 모회사-자회사가 되는 쪽으로 재편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이 밥캣에 대한 (주)두산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두산 관계자는 "밥캣에 대한 의결권은 재편 이전과 이후를 비교할 때 어느 계열사가 갖느냐의 차이일 뿐 수치상으로 변화가 없다"며 "지배력도 동일하다"고 답했다.

이어 "사업 재편 과정에서 두산로보틱스가 가져오는 차입금 7000억원에 대한 이자, 신사업 투자재원 등을 고려하면 (주)두산에게 돌아가는 실질적 배당수익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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