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황정민 "어른도 아이를 통해 성장, 사과할 줄 아는 어른이 멋져" [인터뷰M]
영화 '베테랑'으로 9년 만에 '서도철'로 돌아온 배우 황정민을 만났다. 명예, 권력, 돈의 반대편에 있는 강력범죄수사대와 이들을 이끄는 형사 서도철. 무슨 사건이든 끝장 보는 팀 베테랑의 리더인 '서도철'을 보여준 게 벌써 2015년. 황정민은 9년의 시간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비주얼과 액션으로 추석 시즌 유일한 한국영화로 영화팬을 만난다.
'베테랑' 1편이 한국영화 흥행 5위에 오를 정도로 엄청난 사랑을 받았기에 '베테랑 2'에 대한 기대도 높은 상황이다. 황정민은 "1편은 1편이었고, 2편으로의 분명함이 있다. 관객들이 2편의 좋은 장점을 충분히 알거라 믿고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잘 될 거라 믿는다"라고 이야기하며 "마음으로는 1,2편을 나누고 싶지 않다. 1편 때 초등학교 3학년이던 작품 속 아들이나 실제 제 아들도 같은 나이였다. 2편의 극 중 아들이 고2인데 실제 제 아들도 촬영 당시 고2였다. 그러다 보니 제 삶이 많이 투영되더라. 그 관계가 어떤지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오히려 편하고 연기도 쉽게 접근되더라."며 '베테랑'이 자신의 삶과 분리시키기 어려울 정도로 애정하는 작품임을 강조했다.
류승완 감독은 영화 속 '서도철'이 황정민과 많이 닮았다는 말을 했었다. 그는 "저와 닮은 점이 있기야 하겠지만 저는 겁이 많은 사람이다. 서도철은 겁이 없는 사람이고. 삶을 잘 살려고 하는 부분이거나. 남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는 건 닮은 것 같다"며 자신과의 공통점을 이야기했다.
그러며 "서도철은 츤데레다. 말은 거칠지만 속정이 깊고, 이런 사람이 주위에 있으면 무조건 믿고 따를 것 같고, 든든할 것 같은 사람이다. 이런 어른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인물, 후배에게 좋은 선배이자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며 '서도철'을 설명했다.
워낙 생활연기를 잘하는 데다 '서도철'이 황정민과 잘 어울리는 캐릭터라 그런지 연기하는 게 쉬울 것 같았다. 하지만 황정민은 "서도철 연기가 제일 어렵다"라고 했다. "선을 넘어서면 이상하고 그보다 부족하면 밋밋해서 외줄 타기 하는 느낌으로 연기를 해야 한다. '나는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외치는 인물이 아니다. 관객들이 서도철을 보며 '저 사람은 정의롭다'라고 느끼는 게 중요한데 그렇게 연기하는 게 오히려 어렵다."는 말을 덧붙였다.
'베테랑 2'에서 한 단계 성장하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 서도철이었다. 황정민은 "아들을 대하는 태도나 행위가 중요했다. 처음에 자기 화를 못 이겨 아들의 머리끄덩이를 잡아 끄는 모습이 보인다. 내 아들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모습이었다.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게 안 좋은 것이고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서도철은 알게 된다. 그래서 마지막에 '내 생각이 짧았다'라고 아들에게 말하는 장면이 되게 중요했다. 그게 성장이었다. 관객들에게 어른도 아이를 통해 성장한다는 걸 어필하고 싶었다."며 영화를 통해 관객과 공감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이야기했다.
작품 속 아들과는 다사다난한 경험을 통해 친해지는데 실제로 아들과의 관계는 어떠냐고 물으니 "너무 좋다"라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저는 사실 아버지와 딱히 친하지 않았다. 나이 먹고 나니 왜 그랬지 싶었는데 어릴 때는 아버지가 무서운 존재였다. 그래서 안 그러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한 황정민은 "서도철이 보여주는 아버지의 모습도 처음에는 그런 1차원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다가 스스로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고 정확하게 생각이 짧았다고 인정한다. 그 사과가 어른으로의 첫 시작이라 생각한다. 사과할 수 있는 어른이 되면 좋겠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멋진 어른의 모습을 밝혔다.
황정민이 말한 멋진 어른은 형사 서도철의 생각과도 통했다. 빌런을 처단하는 모습에서 무작정 그를 처단하는 게 아니라 다 죽어가는 빌런을 심폐소생하려고 열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정의는 범인을 잡고 법 앞에 세워 심판을 받게 하는 것이지 죽이는 게 아니다."라며 '베테랑' 세계관의 정의는 무엇인지를 이야기했다.
어떤 작품이건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황정민은 "촬영하는 내내 너무 캐릭터만 생각해서 그런지 지긋지긋하다. 그래서 촬영이 끝나면 머리가 하얘지고 싹 잊어버린다. 작품이 끝나면 뒤돌아보지 않는 편. 그래서 후시녹음이 제일 힘들다. 내가 어떻게 저런 대사를 했지 싶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목소리 색깔과 톤이 달라서 못한 게 있기도 하다."며 너무 순간에 몰입한 연기 때문에 오히려 힘든 부분도 있음을 이야기해 놀라움을 안겼다.
영화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으로 9월 13일 개봉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CJ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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