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가에 숨어있던 1700년 전 고대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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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통가에서 오래전 사라진 고대도시의 흔적이 발견됐다. 고도의 레이저 스캔 기술이 찾아낸 이 고대도시 때문에 통가의 역사를 새로 쓸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호주국립대학교(ANU) 고고학 연구팀은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남태평양 통가 제도 통가타푸(고대의 무아에 해당) 섬에서 약 1700년 전 조성된 고대도시가 드러났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라이다(LiDAR) 기술을 통한 항공촬영 및 발굴 조사를 통해 무아에 조성된 주거지 및 수많은 무덤을 더한 고대도시 터를 확인했다. 지도를 제작한 연구팀은 해당 유적이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고대도시라는 입장이다.

조사를 주도한 필립 파톤 교수는 “이번 발견은 유럽인이 통가 땅을 밟기 훨씬 전 이곳에 독자적인 도시가 있었음을 보여준다”며 “현장 발굴을 통해 회수된 유물 조사를 통해 이 고대도시가 왜,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라이다 기술을 통해 상공에서 얻은 정보들을 취합, 지도화한 무아의 고대도시. 주거지와 분리돼 수없이 분포하는 무덤이 특징이다. <사진=ANU 공식 홈페이지>

고대도시는 주민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주거시설에 층을 도입했고 광활한 바다를 조망하는 시설도 들였다. 주거지역 전반에 넓은 공터가 여럿 있어 현대의 공원 또는 커뮤니티 기능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거지는 사람들의 계층에 따라 구분됐다. 엘리트의 주거와 무덤은 튼튼한 성문과 담벼락을 이용해 일반인과 철저하게 분리했다. 수없이 많은 무덤들 중 고위급의 것들은 특히 크고 화려했다고 여겨진다.

연구팀은 이 도시 유적이 남서태평양 지역의 섬을 통틀어 가장 오래된 도시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지금까지 추측보다 이 지역이 훨씬 빠르게 도시화된 증거라고 강조했다.

필립 교수는 “통가타푸 섬에는 통상 서기 300년경 흙으로 된 구조물이 만들어졌다”며 “이번 유적은 이곳 사람들이 이보다 700년은 더 일찍 도시를 구축했음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무아 고대도시에 분포하는 무덤의 하나 <사진=ANU 공식 홈페이지·필립 파톤>

이어 “이는 유럽인들이 통가에 들어오기 전부터 태평양에 분포한 섬들의 도시화가 시작됐다는 의미”라며 “그 도시화 스타일은 외부인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통가 제도의 도시화는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인구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진행됐다고 추측했다. 다만 건축가들은 가능한 천천히 도시화를 추진하려 했고, 그 결과 현대 도시나 세계의 다른 고대도시보다 인구밀도가 낮은 취락이 형성됐다는 게 연구팀 생각이다.

필립 교수는 “태평양 제도의 취락이 인구 밀도가 낮은 상태에서 도시화됐다면 고대 무아의 인구는 6700~7600명으로 볼 수 있다”며 “인구가 늘어도 넓은 육지로 이주하기는 어렵고 많은 사람이 밀집하더라도 편하게 살기 위해 일찍 도시화에 눈떴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무아의 고대도시가 어느 순간 멸망한 이유로 서양인의 유입을 들었다. 이들은 도시 시스템의 결함이 아닌 서양인이 전파한 질병에 무너졌다고 필립 교수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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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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