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배당금 5년째 동결…올해도 '주당 600원' 유지 가닥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현대건설 본사 사옥 /사진 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지난 2019년 이후 5년간 동일하게 책정해온 배당금을 올해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년간 현대건설의 순이익 규모는 우상향했으나 배당총액에는 변동이 없었다.

현대건설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1주당 600원(우선주 650원)을 배당해왔다. 이는 현대건설이 주주가치 제고 정책으로 내놓은 최저배당금에 해당하는 액수다.

현대건설은 현금흐름 변동성이 큰 건설업의 특성에 맞게 실적연계방식의 배당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50%를 사업부지, 사회간접자본(SOC) 지분,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하고 15~25%를 배당금으로 활용해왔다.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5조423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조원 이상 증가했으나 품질안전 비용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9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51억원)보다 감소했다.

현대건설의 올 3분기 원가율은 95.2%로 지난해 3분기(93.9%)보다 1.3%p 증가했다. 인건비 등을 포함한 판매관리비도 같은 기간 3580억원에서 3778억원으로 늘었다.

이미 3분기 실적이 지난해를 밑돌면서 연말 실적 역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 업계에서 추산한 현대건설의 4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약 2600억원이다.

이를 감안해 최고 수준인 25%를 배당한다고 가정하면 65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배당금 총액인 675억원에 못 미친다. 다만 현대건설은 주당 600원을 최소 배당액으로 정해둔 만큼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배당성향은 지난해의 18.1%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업황 악화에도 올해 현대건설은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샤힌 에틸렌 시설, 올림픽파크 포레온 등 대형 프로젝트를 맡아 매출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현대건설은 원전, 해상풍력, 전력중개 사업 등 미래 에너지 사업과 스마트건설, 품질 안전 인력 확충 등에 영업이익의 50%를 재투자할 계획이다. 배당 확대 대신 회사의 성장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배당 규모는 연초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라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주주가치 제고 정책과 정관상 배당 근거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