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라인 60%가 역무원 1인 근무…"업무 몰리면 승강장 못 나가" [뉴스+]

김나현 2023. 5. 2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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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김모(당시 19세)군이 스크린도어를 홀로 고치다 전동열차에 치여 사망한 지 28일로 7주기를 맞는다.

반면 경기도 김포시가 서울교통공사에 위탁 운영 중인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서는 여전히 아슬아슬한 외주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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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김군’ 참사 7년 지났지만
안내방송·민원응대 등 혼자 처리
전기전공 직원은 신호업무도 맡아
서울교통公 전문적 유지관리 대조
업체 측 “사고 대응 최소인력 배치”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김모(당시 19세)군이 스크린도어를 홀로 고치다 전동열차에 치여 사망한 지 28일로 7주기를 맞는다. 25일 세계일보 취재진이 찾은 구의역 9-4 승강장에 설치된 추모의 벽에는 김군을 애도하는 색색의 쪽지들이 가득했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그때 일은 잘 모르는 나이지만 더 이상 이런 사고가 없는 안전한 세상이 되길”이라고 적힌 쪽지가 눈에 띄었다.
서울 광진구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참사 7주기를 앞둔 25일 구의역 9-4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시민들이 남긴 추모의 메모가 붙어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2016년 5월28일, 시간에 쫓기며 일하다 숨진 김군의 가방에서 발견된 컵라면 하나는 비정규직 청년노동자의 열악한 작업환경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비정규직의 안전문제를 공론화시켰던 당시 사고 이후 7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간 공공철도 안전현장은 달라졌을까.

‘위험의 외주화’는 그간 해결됐다. 진상조사단은 구의역 참사는 공공부문 경영 효율화 정책과 부실한 스크린도어 공사 등이 종합적으로 빚은 참사였다고 분석했다. 서울메트로가 인력 감축을 위해 2008년과 2011년 두 차례 외주화를 진행했고, 외주를 받은 용역업체에서 비용 효율화 등으로 ‘2인1조’ 근무가 불가능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커졌다. 서울메트로는 2016년 9월부터 스크린도어(PSD) 유지·보수, 역무지원 등에 종사하던 인력을 직영으로 전환했다.

이 때문에 현장은 한층 안전해졌다. 현재 서울교통공사의 전기·기계·시설 점검 등 작업 현장에선 ‘2인1조’ 원칙이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 김군 사건 당시 2인1조를 불가능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였던 ‘고장 현장 1시간 이내 출동’ 원칙도 사라졌다. 서울교통공사는 차량 관리소마다 약 30개의 역사를 관리하고 있다. 여러 역사를 동시에 책임지면서 1시간 내 시설 결함 현장에 도착하기란 쉽지 않은 구조다.

이날 임선재 서울교통공사노조 PSD지회장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구의역 참사 이후 무엇보다 직원의 안전이 우선인 문화가 만들어졌다”며 “직접고용을 통해 정규직화되며 외주업체 비정규직 신분의 위협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 노동자들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영업 종료 후 조치하겠다고 작업을 중지할 권리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기도 김포시가 서울교통공사에 위탁 운영 중인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서는 여전히 아슬아슬한 외주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포골드라인은 2019년 개통 이후 승객 과밀 민원이 끊이지 않고, 운행 중단 등 크고 작은 사고도 잇따라 ‘지옥철’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김포도시철도지부 노조 측은 김포시가 김포도시철도를 직영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노조 측에 따르면 김포골드라인은 인력 부족으로 총 10개 역사 중 6개 역사에서 종일 역무원 1인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김포골드라인 측은 무인 전동차이기 때문에 각 역사에 인력이 필요 없으나 안전사고 대응을 위해 최소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포골드라인에 근무 중인 역무원 A씨는 “차량 고장 등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혼자서 안내방송부터 민원응대, 타 라인에 상황공유 등 업무가 몰려 승강장에는 나갈 수조차 없다”고 밝혔다.

김포골드라인에서 운영하는 ‘전기·기계 분야 통섭형 근무제’가 안전 사각지대를 만든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재선 김포도시철도지부장은 “전기 전공자가 비전공 분야인 신호 업무나 승강기 기계 정비까지도 맡고 있다”며 “모회사인 서울교통공사는 전기·기계·신호·통신 등 각 부서에서 전문적으로 유지·관리한다”고 토로했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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