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기관장 선임계획 ‘오락가락’… 늑장공모 비판 속 변화 주나?
화학연, 기관장 임기 안 된 상황서 공모 개시
공모 정상화 조치 vs 낙점 인사 위한 공모 ‘분분’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새 기관장 선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금까지 기관장 임기 종료 이후 최소 3개월 가량 지나 뒤늦게 진행됐던 기관장 공모가 앞당겨지고 있다.
지금까지 고착화됐던 '늑장 공모'를 통해 새 원장을 선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임기가 끝나지 않은 기관장 공모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십 년째 이어져 온 늑장 공모를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인지 아니면 여느 정권 때처럼 이미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두고 서둘러 진행하기 위한 것인지를 놓고 관측이 분분한다.
24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기관장 임기가 종료된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전기연구원 등 3개 출연연 중 ETRI를 제외한 원자력연, 전기연에 대한 새 원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다.
원자력연과 ETRI은 기관장 선임에 있어 같으면서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관장 임기가 같은 날짜에 끝났고, 기관운영평가에서 함께 '우수' 등급을 받아 같은 길을 걸는 듯 했다.
하지만 주한규 원자력연 원장이 재선임 의사가 없음을 알려 지난 12일 새 원장 공모에 들어간 반면 방승찬 ETRI 원장은 재선임 의사를 밝혀 NST 이사회 논의 끝에 불발됐다. 현재까지 ETRI 새 원장 공모는 시작되지 않고 있다.
다만 NST는 조만간 ETRI 원장 선임계획안을 이사회 서면 승인 절차를 거쳐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껏 비정상적으로 운영돼 왔던 출연연 기관장 공모를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화학연구원의 경우 이영국 원장 임기가 다음달 말 종료 예정인데, 지난 12일 초빙 공고를 통해 본격화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길게 끌어 오던 기관장 선임 계획 일정을 한참 앞당긴 것이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여태껏 출연연 기관장 공모는 임기가 끝난 뒤에 진행하는 것이 관행처럼 돼 있었는데, 화학연처럼 기관장 임기가 끝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작된 것을 보고 의아해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출연연 관계자는 "선임 일정으로 봐선 화학연의 사례가 정상적인 것 아닌가"라며 "그동안 출연연 기관장 선임이 지연되면서 리더십 공백이 컸는데, 기관장 공백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기관장 임기 종료 최소 3개월 전에는 공모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낙점한 인사가 있어 속도를 내기 위한 공모라는 의견과 새 정부가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던 과학기술계 기관장의 늑장 공모를 정상화하기 위한 첫 발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 지난 11일 3배수 후보를 선정한 한국한의학연구원 차기 원장은 다음달 이사회를 열어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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