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더 현대백화점 지붕에만 '크레인'이 설치된 이유
미래형 백화점 더현대 서울
외부 빨간색 크레인 지지 구조
내부 기둥 X → 개방감 극대화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더트도그와 마루타케 팝업스토어를 열었던 더현대 서울이 연일 조기 마감을 기록하는 등 성황리에 팝업스토어를 마쳤다. 당초 지난 2021년 유통업계의 최대 이슈로 꼽혔던 더현대 서울이 식품관 ‘오픈런’만들어낸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여전히 유통업계의 중심에 서 있다.
특히 더현대 서울의 경우 ‘정지선의 역작’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는 바로 더현대 서울이 미래형 백화점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 복합 문화시설 파크원에 프리오픈한 더현대 서울은 지하 7층~지상 8층 규모로 영업 면적만 8만 9100㎡(2만 7,000평)에 달해 서울 지역에서 가장 큰 백화점 공간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점포명부터 백화점이라는 단어를 빼면서 백화점을 넘어서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이 중 가장 신경 쓴 것이 공간 디자인과 매장 구성의 차별화로 알려지며, 단순히 쇼핑하는 공간에서 탈피해 고객들이 휴식할 수 있는 ‘쉼터’의 이미지를 갖췄다.
정지선 회장의 의지답게, 전에 없던 새로운 백화점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더현대서울은 캐나다 인테리어 전문 회사 ‘버디필렉'(BURDIFILEK), 세계적 설계 디자인 그룹 ‘칼리슨 알티케이엘'(Callison RTKL), 영국 글로벌 설계사 ‘씨엠케이'(CMK) 등 공간 디자인 분야에서 저명한 글로벌 디자인 전문회사 9곳과 머리를 맞대 내부 인테리어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가장 독특하다고 느껴지는 점은 내부에 공간을 지탱하는 기둥이 없다는 점이다. 사실상 내부를 지지하는 기둥이 없다면 공간은 무너져 내리기 마련이다. 다만, 더현대 서울은 이를 외부의 빨간 크레인과 전통 방패연을 닮은 천장으로 대체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가 중 한 명인 리처드 로저스의 설계로 그이 유작이자 한국의 전통 건축 양식의 자적색 기둥과 단청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덕분에 내부 기둥을 설치하지 않아 매장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으며 탁 트인 개방감을 살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리처드 로저스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했던 인물로 혁신적인 구조와 디자인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로저스가 설계에 참여한 덕인지 일반적인 백화점에 없는 창도 더현대 서울에는 존재한다. 이는 지붕으로 빛이 들어오게 설계된 더현대 서울의 특징으로 시간이 흐른 정도를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더현대서울의 지붕 크기는 가로 135m, 세로 50m 규모의 국내 쇼핑몰 중 가장 큰 대경 간 구조물로 지붕의 무게를 적절히 분산시키는 게 중요한데 이를 국내 최초 ‘크레인 고정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방패연을 닮은 카이트(kite)의 꼭지에 하나씩 크레인을 달아 총 8개의 크레인으로 지붕을 받치게 설계할 수 있었다.
설치된 크레인을 통해 와이어를 당겨 지붕이 방패연처럼 공중에 떠 있는 게 가능하며, 이에 따라 기둥이 내부를 지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공간감 확보가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더현대 서울을 설계한 삼우건축 현진호 마스터는 “크레인의 디자인이 보편적이지 않아서 ‘호불호가 있을 것이다’라는 어느 정도의 생각은 있었는데 원래 디자인 의도는 매우 하이테크 한 디자인으로 의도가 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크레인의 모습이 불안해 보인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절대 오해하지 마세요. 안전합니다”라고 밝히며 미소를 띠어 보였다. 특히 그는 ‘이게 얇아 보이지만 지름 10m가 되는 강봉이다. 그래서 뭐 절대 끊어지거나 흔들리거나 그런 염려가 없어서 안전성은 물론이고 태풍, 지진에도 끄떡없이 버틸 수 있게 설계가 됐다“고 밝혔다.
한편, 더현대 서울의 외관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진짜 공사 중인 줄 알았다. 몇 년째 외벽 공사하는 줄”, “색깔이 빨간색이라 더 공사 중 같아 보인다. 설계는 대단한데 컬러가 꼭 그렇게 했어야만 했나요?”, “내부에 기둥이 없는 걸 처음 알았다. 무너지는 것 아니야?”, “구조주의 건축이라고 하더라고요. 건축의 문제를, 구조를 통해서 해결하고 구조가 직접적으로 드러나게 설계해요”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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