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료 줄이고 필수보장 강화"…5세대 실손보험 출범
필수의료 보장↑·보험료 부담은↓
임신·출산 등 보장 범위 다각화

정부가 실손보험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며 새로운 보장 체계가 시장에 투입된다. 의료 이용 왜곡을 줄이고 보험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로 설계된 '5세대 실손보험'이 6일부터 판매되면서 보험시장과 의료 이용 행태 전반에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의료개혁 정책의 일환으로 실손보험 체계를 전면 손질하고 신규 상품을 출시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필수 의료 중심 보장'과 '비급여 이용 합리화'로 요약된다.
새 상품은 급여와 비급여 보장 구조를 정교하게 나눠 과잉 이용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급여 항목은 입원과 통원으로 구분해 자기부담률 체계를 유지 또는 연동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특히 입원 치료는 중증질환 중심이라는 점을 반영해 기존 수준의 부담률을 유지한 반면, 통원 진료는 건강보험 체계와 연계해 합리성을 높였다.
저출생 대응 차원에서 보장 범위도 확대됐다. 임신·출산과 발달장애 관련 의료비가 새롭게 포함되면서 기존 실손보험이 충분히 커버하지 못했던 영역을 보완했다. 이는 단순 보험상품을 넘어 정책적 성격이 반영된 변화로 평가된다.
비급여 영역은 구조 개편의 핵심 축이다. 중증 치료에 해당하는 비급여는 기존 보장 틀을 유지하면서, 입원 시 연간 자기부담 상한을 도입해 고액 치료비 부담을 낮췄다. 반면, 과잉 진료 논란이 컸던 비중증 비급여는 보장 한도를 축소하고 자기부담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조정됐다.
특히 일부 비급여 항목은 아예 보장 대상에서 제외됐다. 신의료기술이나 특정 물리치료, 비급여 주사제 등 과잉 이용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된 항목을 정리해 보험 재정 누수를 막겠다는 의도다. 보험료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온 비급여 지출을 통제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보험료 측면에서도 변화가 크다. 5세대 상품은 기존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4세대 대비 약 30% 낮은 수준이며, 초기 세대 상품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장 범위를 선택적으로 구성할 경우 체감 보험료는 더 낮아질 수 있다.
기존 가입자를 위한 전환 장치도 마련됐다. 불필요한 보장을 줄이고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선택형 특약과 신규 상품으로 갈아탈 경우 일정 기간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가 도입된다. 고보험료 부담으로 계약 유지에 어려움을 겪던 가입자들의 이동을 유도하려는 조치다.
금융당국은 제도 안착 여부를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향후 손해율과 의료 이용 패턴, 보험금 지급 추이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필요 시 추가 보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제도 설계의 취지가 실제 시장에서 구현될지에 따라 실손보험 개혁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