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빠진 컨벤션센터… 수원·고양 등 3곳만 흑자

수원컨벤션센터 전경. 사진=연합뉴스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기대를 안고 설립된 컨벤션센터(convention center)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역에 특화된 콘텐츠를 발굴하고 타 산업과 연결 지어 육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11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 17개 시도에 크고 작은 컨벤션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컨벤션센터 운영은 국내외 대규모 행사와 전시, 회의를 유치하고 개최해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각 컨벤션센터는 정기·수시 대관 공고를 올리고 행사 유치와 홍보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일부는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중이다.

몇몇 사례를 살펴보면, 대전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대전컨벤션센터는 지난 5년간(2019~2023년) 각각 567건, 260건, 430건, 555건, 523건의 행사를 개최했다. 같은 기간 국제회의 개최 건수는 85건, 11건, 9건, 12건, 17건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주식회사 제주국제컨벤션센터가 운영 중인 제주컨벤션센터의 경우 전체 행사 건수가 최근 3년간연간 300여 건에 정체돼 있다. 매출은 130억~140억 원에 불과해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적자를 낸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는 최근 5년간 해마다 국제회의 32건, 20건, 46건, 49건, 41건을 열었다.

김대중컨벤션센터의 운영은 광주광역시관광공사가 맡고 있다.반대로 수원컨벤션센터, 고양 킨텍스, 대구전시컨벤션센터는 지역 컨벤션센터 중 이례적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이 중 수원시가 민간 위탁하는 수원컨벤션센터는 코로나19 기간이었던 2021년 373건의 대관 실적을 냈다. 2022년과 2023년의 대관 실적은 각각 820건, 979건이다.

컨벤션센터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해 직접적인 대관 수익보다는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수원컨벤션센터는 전시홀 가동률이 50%대 초반에 이르는 등 지역 컨벤션센터의 성공적인 운영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컨벤션업계에 따르면 지방 컨벤션센터가 흑자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건 주요 전시와 회의 주최자들의 수도권 선호 현상 때문이다.심지어는 행사 유치시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지만, 예산이 부족하면 감액되기도 한다.

컨벤션업계 관계자 A씨는 "애당초 시설 관리하는 고정비가 너무 많이 나오고, 인건비도 자체적으로 수익을 내서 벌어야 한다"며 "그렇다고 지역에 큰 국제 행사를 대행할 수 있는 업체가 없으니 안 할 수도 없고, 그러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행사를) 받아야 한다. 적잖은 손해를 보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유리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은 "지자체에서는 컨벤션센터뿐 아니라 관광, 운송, 교통, 쇼핑 등까지 연계해서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에서 컨벤션센터 운영을 통한 경제적 파급 효과나 고용 창출 등 효과가 실질적으로 발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컨벤션센터에서 국제회의를 하러 한국에 오는 사람들은 숙박이 중요한데, 5성급 호텔이 서울, 부산, 인천 정도에 한정돼 있다. 이런 부분들까지 지자체에서 따져 보고 설립해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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