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의 이미지를 살려 따스한 거제도 스테이 '집생각'

평범한 일상 속 마음 한구석에 남을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공간. 집을 짓기 전 가볼 만한 숙소, 이번에 소개할 주인공은 경상남도 거제시에 위치한 ‘집생각’이다.

평화로운 시골집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담아낸 스테이

거제도 장목면의 유난히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 은은한 빛을 머금은 스테이 ‘집생각’은 새로우면서도 튀지 않는 모습으로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아오미스튜디오 이미정 소장은 주택이 본래 가지고 있던 ‘집’의 분위기를 잃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 더불어 주변 마을과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공간을 완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주택의 기본을 이루는 뼈대는 그대로 남겨두고, 내부를 새롭게 수리하는 방향으로 리모델링이 진행되었다. 기존 집에는 마당에 두 채의 위반건축물이 지어져 있었는데, 이를 모두 철거하고 넓은 마당과 조경 공간을 확보했다. 외관은 양철 지붕을 사용해 주변 주택들의 지붕과 질감을 맞추었고, 외장재는 긁힌 듯한 느낌을 주어 빈티지함을 더했다. 천장을 들어내고 나타난 서까래는 일부를 살려 이 집의 역사와 정체성을 나타내는 요소로 녹여냈다.

기존 집의 뼈대를 바탕으로 하나로 열려 있는 동시에 또 구분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옛 모습을 보여주는 천장의 서까래가 공간의 중심을 잡는다.
입구에서 바라본 거실 공간. 프라이버시를 위해 없애려고 했던 창이지만, 철거 과정에서 창 너머의 지붕과 낮은 산의 풍경에 반해 그대로 두었다.
주방과 다이닝 공간. 가족 단위의 방문객도 넉넉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PLAN


주방에서 거실 너머 세면 공간까지 시선이 닿는다. 벽체 사이를 이어주는 상부 수납장이 인상적이다.
마당으로 이어지는 공간은 널찍하게 비워두어 이동이 편리하다.

서까래를 따라 박공지붕면이 노출된 내부는 높은 층고와 함께 모든 공간이 하나로 열려 있는 구조를 갖는다. 여러 개로 구획되어 있던 방들을 제거하고, 스테이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거실과 주방, 다이닝의 기능을 강화했다. 철거하지 않은 기둥과 벽체는 이들 공간을 구분해 주면서도 어디에서든 구조물 너머로 흥미로운 시선이 오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해가 풍부하게 들어오는 마당을 통해 빛을 깊숙하게 받아내고, 실내와 마당의 이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구조를 계획했다. 너무 모던하지 않은, 고풍스러움과 따스함이 묻어나는 분위기를 위해 염색 합판으로 주방 및 수납 가구들을 제작했다.

침실에는 최소한의 창만 열어 숙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차분한 색상의 타일로 바닥까지 통일한 욕실은 사선의 천장면을 살려 특별한 공간감을 형성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스테이와 함께 아담한 시골풍의 카페도 진행되었는데, 각각의 출입구를 따로 구성하여 동선을 완벽하게 구분해 주었다.

(위, 아래) 스테이 뒤쪽에 위치한 카페. 약 7평의 면적 속 요란스럽지 않은 작은 시골 카페 인테리어가 완성되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대지면적 : 314㎡(94.98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건축면적 : 135.18㎡(40.89평)
연면적 : 독채스테이 – 100.30㎡(30.34평) / 카페 – 34.88㎡(10.55평)
외부마감재 : STO 외단열시스템
내부마감재 : 친환경 도장 + 유럽미장 + 제작합판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제작가구
조명 : 간접조명, 직부조명, 팬던트 조명
현관문 : 위드지스 시스템창호
방문 : 제작도어
붙박이장 : 제작가구
설계·시공·디자인·감리 : 아오미스튜디오(AOMISTUDIO) https://blog.naver.com/aomistudio

BEFORE

위반건축물로 답답하게 채워져 있었던 마당.
제거하려고 했던 거실의 창 너머로 이웃 주택과 산 능성이가 내다보인다.
철거 과정에서 드러난 서까래는 일부만 남겨두었다.
기존에는 거실 2개와 방 4개의 구성으로 세대 분리가 가능한 구조였다.

INTERVIEW : 집생각 박희진 대표

이곳에 스테이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원래 거제에 펜션을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처음에는 카페를 시작할 계획으로 마을을 둘러보다가 이곳의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스테이까지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집주인 분의 사정으로 집을 매입하고 1년 이상 기다린 후에야 리모델링을 진행할 수 있었어요. 현재는 이전에 하던 펜션은 접고 ‘집생각’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스테이의 주요한 콘셉트는

스마트폰이나 기타 미디어들을 모두 잊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랐습니다. 모두 내려놓고 멍하게 앉아 있으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면서 저절로 힐링이 되는 곳을 그렸어요. 그리고 너무 모던한 이미지보다는 차분함과 따뜻함이 함께 느껴지도록 꾸미고 싶었습니다.

‘집생각’이라는 이름이 특이한데

직관적이고 정겨운 느낌이 좋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애매모호하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들보다 마음에 들었어요.

‘집생각’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내부는 거실과 주방에서 마당을 내다보는 구조인데요, 그 시선을 가장 좋아합니다. 거실에 앉아 웰컴티를 마시며 마당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해요. 동네 자체가 너무 조용하고 거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서 무념무상으로 시간을 보내기 좋아요. 그리고 침실의 창을 일부러 작게 만들었는데요, 제가 잠을 잘 때 예민한 편인데 이곳에서는 정말 편하게 잠들 수 있었어요.

주변에 추천해 줄 만한 장소는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아무래도 매미성이에요. 동네가 조용하지만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바다도 있고, 주변에 면사무소와 번화가가 있어서 돌아다니며 구경하기에도 좋아요.


거실에 앉아 조용하게 감상하기 좋은 마당뷰. 마당 너머 이웃집들의 정다운 지붕이 엿보인다.
양철 지붕과 외벽, 그리고 마당 바닥이 비슷한 색상으로 연결되어 깔끔한 이미지를 만든다.

취재협조 : 집생각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장목3길 9-1
인스타그램 : stay_homesick

기획 조재희 | 사진 김명구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10월호 / Vol.308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