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는 남양유업 경영권 분쟁 소송에서 승소하며 기분 좋게 2024년 포문을 열었다. 연초부터 남양유업의 주식을 받아낼 근거를 얻은 데다 최근 '볼트온'(유관 기업 추가 인수) 전략 차원의 투자 집행 및 검토를 하면서 투자활동에 공격적 드라이브를 건 모습이다.
4호 블라인드 펀드 자금 모집도 순항하며 올해도 한앤코의 적극적인 투자 행보에 눈길이 모이고 있다. 회수 부문에서도 두각을 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한앤코는 투자처 발굴, 투자금 회수(엑시트), 기존 포트폴리오의 밸류업(기업가치 상승) 등 바쁜 한 해를 보낼 예정이다.
남양유업 리스크 해소·펀딩 순항 ‘한앤코’ 투자집행 속도 낸다
지난 4일 한앤코는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과의 M&A(인수합병) 공방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로써 한앤코는 홍 회장과 가족들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전망이다.
한앤코와 홍 회장의 남양유업 경영권 분쟁은 2021년 5월로 거슬러 올러간다. 당시 한앤코는 홍 회장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해 남양유업 경영권 인수를 추진했다. 그러던 중 홍 회장은 한앤코가 계약 이행에 성실히 임하지 않았다며 돌연 계약 취소를 통보했다. 이에 한앤코가 홍 회장 등을 상대로 주식 양도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소송전에서 승기를 잡았다.
약 3년 간 이어진 법적 공방으로 남양유업 리스크가 어느정도 해소된 만큼 한앤코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앤코는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투자처에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한앤코는 국민연금, 사학연금, 우정사업본부 등 다수의 기관투자자(LP)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4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 작업이 한창이다. 목표 규모는 32억 달러(한화 약 4조2000억원)다. 한앤코는 최종 클로징 시점을 올해 1분기 중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한앤코는 볼트온 전략 차원에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한앤코는 지난해 인수한 미용 의료기기 업체 루트로닉을 통해 미국 의료기기업체 사이노슈어 지분 100%를 인수했다. 루트로닉과 합병해 글로벌 종합 의료기기 회사로 키워 밸류업을 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이노슈어가 업력을 기반으로 광범위한 점유율을 보유한 업체로 꼽히는 만큼 글로벌 의료미용 시장 내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다음 투자처로는 코오롱인더스트리 필름사업부가 거론되고 있다. 현재 한앤코는 코오롱인더스트림 필름사업부 인수를 위한 협상 중에 있다. 2022년 한앤코가 SKC로부터 SK마이크로웍스와 SK마이크로웍스솔루션스 등을 인수해 동종 기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관 업종 추가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높이는 볼트온은 기업가치 제고에 유리한 전략으로 통한다.
3호 블라인드 펀드 첫 매각 ‘성공적’…엑시트에 쏠린 눈
한엔코가 펀드레이징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투자 회수 성과가 있다. 지난해 한앤코는 국내 바이오디젤 1위 업체 SK에코프라임 지분 100%를 싱가포르계 PEF인 힐하우스캐피탈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5000억원대 중반으로 알려졌다. 2020년 한앤코가 3825억원에 SK에코프라임을 인수한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엑시트다.
한앤코는 SK케미칼로부터 SK에코프라임을 인수한 뒤 바이오디젤 전문기업인 ‘디에이치바이오’를 199억원에 사들이는 등 볼트온 전략을 구사해 밸류업을 성공시켰다.
2020년 5749억원을 기록하던 SK에코프라임의 매출액은 2022년 8293억까지 늘어났다. 한앤코는 SK에코프라임 엑시트를 통해 단순 수익률 기준 65%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SK에코프라임 등 3호 블라인드 펀드 청산이 본격화 된 가운데 올해에도 엑시트 사례가 나올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시장에서는 한앤코가 SK에코프라임 매각 이전에 한동안 이렇다 할 회수 성과가 없어 엑시트 향방에 대해 관심이 모인 바 있다.
현재 한앤코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한온시스템, 케이카 등이 매물로 나온 상태다. 3호 블라인드펀드에서 투자한 SK해운의 탱크선(유조선) 사업부 등도 매각 대상이다.
남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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