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지방 국물을 보양식처럼 떠먹었네요." 한입만 먹어도 혈액 흐름을 탁하게 만드는 음식

기운이 없거나 무릎이 시큰한 날이면 뽀얀 국물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오래 끓였으니 뼈의 좋은 성분이 가득할 것 같아 밥보다 국물을 더 넉넉히 담기도 합니다. 뜨거울 때는 잘 보이지 않지만, 남은 국을 냉장고에 넣으면 표면에 하얀 지방층이 굳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가 보양 성분처럼 후루룩 마셨던 것의 일부가 바로 이 기름입니다. 혈관을 관리하는 사람이 조심해야 할 음식은 기름을 충분히 걷지 않은 사골곰탕 국물입니다.

사골국물의 지방량은 재료와 끓이는 방법, 기름을 얼마나 걷었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문제는 기름진 고기와 골수에서 나온 지방이 둥둥 뜨는 국물을 여러 그릇 반복해서 마시는 습관입니다. 동물성 지방에 많이 포함된 포화지방을 과도하게 먹으면 혈중 LDL 콜레스테롤이 높아져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심장협회도 혈관 건강을 위해 포화지방을 줄이고 불포화지방으로 바꾸는 식사를 권고합니다. 국물 한 숟갈이 피를 즉시 막지는 않지만, 기름진 한 끼가 반복될수록 혈관이 처리해야 할 부담은 커집니다.

기름진 국물이 소화기관에 들어오면 지방은 담즙과 효소에 의해 작은 입자로 나뉩니다. 흡수된 지방은 운반 입자에 실려 혈액 속을 돌면서 식후 중성지방 수치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고지방 식사 뒤 혈중 지방이 증가하면 혈관 안쪽의 내피가 부드럽게 확장하는 기능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특히 복부비만이나 당뇨병, 높은 중성지방을 가진 중년은 식후 지방을 처리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맑아 보이던 혈액 속에 지방 운반 입자가 몰리면서 혈관은 평소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더 큰 함정은 사골국물을 그대로 먹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소금과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밥을 말아 김치와 깍두기까지 곁들이면 포화지방과 나트륨, 정제 탄수화물이 한 끼에 겹칩니다. 나트륨이 많아지면 몸이 수분을 붙잡아 혈액량과 혈압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지방이 붙은 고기와 국물을 여러 번 추가하면 ‘보양식 한 그릇’이 혈압과 혈중 지질에 부담스러운 식사가 됩니다. 질병관리청도 고혈압 관리에서는 나트륨과 포화지방, 전체 지방 섭취를 줄이도록 안내합니다.

사골국을 먹고 싶다면 끓인 뒤 식혀 표면에 굳은 기름을 충분히 걷어내는 것이 좋습니다. 국물은 작은 그릇에 절반만 담고 살코기와 대파를 곁들이되 소금과 국간장은 최소한으로 사용하십시오. 밥을 한 공기 모두 말기보다 적당량만 따로 먹고, 깍두기 대신 싱거운 채소 반찬을 더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시판 곰탕은 제품마다 지방·포화지방·나트륨 함량이 다르므로 영양정보의 1회 제공량과 한 봉지 전체 수치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높거나 협심증·뇌혈관질환을 치료 중이라면 기름진 국물을 정기적인 보양식으로 삼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사골곰탕은 먹는 순간 혈관을 막는 독성 음식도, 마시기만 하면 몸이 회복되는 보약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뽀얀 색에 기대어 기름과 소금을 국물째 반복해서 삼키지 않는 것입니다. 식힌 냄비 위에서 굳은 하얀 층을 걷어내고 국물 한 그릇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만으로도 식사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뜻한 보양이 필요하다면 기름진 국물보다 살코기와 채소, 충분한 휴식을 먼저 챙겨 보십시오. 오늘 남긴 국물 몇 숟가락이 앞으로 심장이 밀어내야 할 부담을 덜어 주는 조용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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