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생기 찾은 명동…나들이객에 외국인까지 '북적'

김예원 기자 2023. 4. 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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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가게부터 굿즈샵까지 외국인 관광객 '가득'
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골목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3.04.02 ⓒ 뉴스1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딸이 따로 춤을 연습할 정도로 K팝 걸그룹을 좋아해요. 사람도 많고 구경하는 재미가 있네요."

봄 날씨가 만연한 2일 오후 찾은 서울 중구 명동 거리는 오랫만에 활기를 찾았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하늘길이 열리고 관광 비자 발급이 재개된 국가가 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덕분이다.

이를 방증하듯 골목 구석에 위치한 한 굿즈샵에서는 키링 인형과 아이돌 스티커 등 굿즈를 장바구니에 담는 외국인들로 북적였다.

딸 안나의 손을 잡고 들어온 40대 마에코씨도 그 중 하나다. 마에코 씨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명동 굿즈샵부터 들렀다"며 "딸이 좋아하는 '트와이스', '르세라핌' 굿즈 위주로 재밌게 구경하다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굿즈 가게 점원으로 일하는 20대 이모씨는 "지난해 12월부터 관광객들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하다 3월 들어 확 늘었다"면서 "최근엔 '쿠로미' 등 일본 산리오 캐릭터가 많이 팔린다. 태국 등 동남아시아 관광객들한테는 블랙핑크, 뉴진스 등 케이팝 걸그룹 굿즈가 인기다"라고 설명했다.

점심 시간 이후 노점상이 줄줄이 늘어선 명동 거리 입구엔 캐리어를 끌고 배낭을 멘 외국인 관광객 무리가 수차례 관광버스를 오르내렸다. 이들은 잡채, 오징어 버터구이 등 'K-푸드'가 신기한 듯 멈춰서서 구경하거나 조리 과정을 연신 카메라에 담았다.

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골목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3.04.02 ⓒ 뉴스1 김예원 기자

명동이 'K-뷰티 성지'로 자리매김 하는데 일조한 올리브영 역시 외국인들로 가득했다. 이날 매장 1층에는 외국인 40여명이 제품을 테스트하고 상품 위치를 직원에게 문의하는 등 쇼핑을 즐겼다.

두바이에서 한국 여행을 왔다는 30대 제니스는 "한국 화장품의 피부 표현과 색감을 좋아해 여행을 올 때마다 올리브영을 들러 조금씩 구매하는 편"이라며 장바구니를 보여줬다. 토너 패드, 마스크팩 등 기초제품부터 틴트 등 색조화장품까지 다양한 한국 화장품이 가득했다.

미국 보스턴에서 애인과 휴가차 한국을 들렀다는 20대 제이 씨는 "근처를 지나가다 사람들이 몰려 있어서 구경할 겸 들어와봤다"며 "마스크팩은 오늘 처음 구매해봤는데 괜찮으면 돌아가기 전에 좀 더 구매할 생각이다. 메이크업 베이스 색깔이 더 다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3월1일부터 17일까지 명동 5개 매장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배 가량 증가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2배 가량 는 수치다.

북적이기는 인근 상점도 마찬가지다. 명동 화장품 가게에서 일하는 20대 김모씨는 "최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방문객들 방문이 많이 늘어났다"며 "금가루가 함유된 화장품들이 특히 인기가 좋다. 여행 선물로도 많이 많이 구매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음식 판매 노점상을 운영하는 30대 정모씨는 "1월쯤만해도 추위 때문에 잠깐 꺾이나 싶더니 2, 3월 들어서부터 다시 관광객이 훌쩍 늘었다"고 말했다. "체감상 일본인이 가장 많긴 하지만 동남아, 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들이 눈에 띈다"라고 말했다.

명동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서모씨는 "점심 이후 2~3시쯤이면 엄청나게 북적인다.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한국인과 달리 외국인들은 라떼류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2월 방한 외래객은 47만924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만9999명)보다 379.3% 증가했다.

가장 높은 방문객 수를 기록한 국가는 일본(9만4393명)이었으며 미국(4만6204명), 대만(4만7970명), 중국(4만5884명), 베트남(2만8828명)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도 이같은 외국인 방문객 증가에 따라 2023~2024년을 한국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외국인 관광 활성화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대만 등 22개국에 한해 전자여행허가제(K-ETA)를 내년 말까지 면제하는 게 대표적이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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