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상’, ‘비매너 논란’ 주인공에서 ‘하루 3홈런’으로 롯데 구한 ‘마황’ 황성빈 “세상이 날 속이는 것 같았다”
황성빈은 지난 18일 잠실 LG전에선 상대 외인 선발 케이시 켈리와도 마찰을 빚었다. 3회 파울 타구를 날린 뒤 1루까지 전력 질주했던 황성빈은 타석으로 천천히 걸어 돌아갔다. 황성빈의 느릿한 타석 복귀에 자극받은 켈리는 이닝이 끝난 뒤 황성빈에게 분노를 표출했고, 결국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쏟아져 나오는 벤치 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홈런보다는 안타와 도루에 더 열을 올리는 교타자인 황성빈은 ‘하루 3홈런’의 활약상을 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황성빈은 “지나간 경기니까 너무 취하지 않으려고 한다. 주변에서 선배님들이 (흥분을) 가라앉히는 걸 많이 도와주셨다”면서 “그래도 팀 분위기가 올라왔으니 좋은 기운이 좀 오래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홈런 3개를 친 날 그는 수훈 선수로 뽑혀 관중들 앞에서 인터뷰하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황성빈은 “그날은 많이 울컥했다. (비호감 이미지에 관한) 기사를 보고 신경 안 쓰였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팬들의 응원으로 많이 힘이 됐다.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 하고 싶은 대로 눈치 보지 말라’는 한 팬의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 제게 필요했던 말”이라고 했다.
지난 21일의 활약을 통해 황성빈의 시즌 성적은 타율 0.345(29타수 10안타) 3홈런 7타점으로 쑥 올랐다. 주력만큼은 KBO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최고 수준인 황성빈은 도루를 10개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2022년엔 도루 성공 10개에 실패 12개, 지난해 도루 9개, 실패 5개 등 주력에 비해 도루 성공률이 그리 좋지 않았던 황성빈은 올 시즌 들어 도루 능력도 환골탈태했다. 황성빈은 “예전에는 빠른 발만 생각하고 막 부딪혔다면, 지금은 침착하게 타이밍을 노린다. 도루는 고영민 주루 코치님에게 많이 도움 받았다. 실패했던 도루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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