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찬호는 진주동명고등학교 배구팀에서 촉망받는 배구 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고등학교 2학년 때 무릎과 발목 부상을 입으면서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이후 1989년 씨름 선수로 전향해 럭키금성씨름단에 입단하며 새 도전을 시작했다.
힘은 남다르게 강했지만 하체의 약점과 기술 부족으로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긴 어려웠다.
그래도 백두장사 씨름대회에서 5품(6위)을 기록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당시 강호동을 이긴 적도 있어 ‘괴력의 소유자’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스포츠 선수로 성공의 문턱을 넘지 못했으며 일본에서 프로레슬링에 도전했으나 이마저도 실패로 끝났다. 결국 운동선수로서의 커리어를 마무리한다.

전혀 다른 길이 열렸다. 개그맨 심형래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심형래 감독의 영화 ‘영구와 공룡 쭈쭈’에 출연하며 배우로 첫발을 내딛게 된 것.
이후 심형래의 여러 작품에 꾸준히 등장했고, 영화 ‘비트’에서는 정우성과 액션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은 드라마 대조영이었다.
당나라 장수 '우골' 역을 맡아 괴력과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
대조영(최수종)과의 맞대결 장면은 아직도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그의 키는 205cm. 워낙 거대한 체구 덕에 '한국의 그레이트 칼리'라는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화려한 화면 속 모습과 달리 쉽지 않은 시간이 이어졌다.

중학교 3학년 때 키가 193cm에 달했던 그는 이후 1년에 10cm씩 키가 자라며 외모가 급격히 변하기 시작했다.
턱, 이마가 비정상적으로 자라나는 말단비대증(거인증)이 원인이었다.
외모가 변하면서 점차 사람들을 피하게 됐고, 대인기피증까지 겪으며 은둔 생활이 이어졌다.

10여 년 전 수술을 받았지만 이미 바뀐 얼굴은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그러고 싶어 그런 게 아니라 병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털어놓는다.
큰 키와 무서운 인상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피했고, 가끔 아이들이 ‘괴물 같다’는 말을 던질 때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운동과 연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제는 배달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오토바이도 체구에 맞지 않아 작고 불편하지만, 오늘도 배달통을 싣고 거리를 달린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익숙해졌다. 일할 땐 식사도 대충 김밥으로 때우며 살아간다.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해서 편의점 구석에서 혼자 먹는 게 속 편하다"고 말하는 모습엔 씁쓸함이 묻어난다.

그런 그에게 큰 힘이 되어준 존재가 있다. 바로 연상의 아내 박정현 씨다.
처음에는 누나-동생으로 알게 됐지만, 곁에서 묵묵히 바라봐 준 아내 덕분에 사랑이 싹텄다.
아내는 “다들 남편을 무섭게 보지만, 진짜 순수하고 착한 사람”이라며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있다.

서찬호는 말한다.
"이젠 숨지 않고 세상에 나오고 싶다. 방송에서 활동하면서 '서찬호 잘 있구나' 하는 걸 보여주고 싶다."
대중 앞에 다시 서겠다는 소박한 바람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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