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조명 배제한 '히든페이스'의 그 장면 비하인드

▲ 영화 <히든페이스> ⓒ NEW

[영화 이슈 알려줌] <히든페이스> 비하인드 (Hidden Face, 2024)

<히든페이스>의 제작진은 극변하는 캐릭터들의 감정과 독보적인 장르적 분위기를 극대화하기 위해,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공간과 조명, 카메라의 합을 맞췄습니다.

먼저, <히든페이스>는 밀실을 중심으로 끝없는 반전을 끌어내는데요.

"밀실을 통해 영혼이나 본능의 어두운 복도를 표현하고 싶었다"라는 김대우 감독의 말처럼 <히든페이스>에서 밀실은 사건이 발생하는 주요 공간이자 충격적인 스토리 전개의 중심에 자리하죠.

특히, 밀실 안팎으로 느껴지는 뚜렷한 명암 대비는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와 역전되는 관계를 보여줍니다.

'성진'(송승헌)과 '미주'(박지현)가 정사를 나누는 장면에서 캐릭터의 감정이 고조될 때 인위적인 조명을 최대한 배제함으로써 다양한 감정의 층위로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요.

또한, 김동영 촬영 감독은 "'성진'과 '미주'의 아슬아슬한 관계 변화를 바로 옆자리에서 지켜보는 느낌으로 관객을 위치시키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라고 밝히며 밀실에서 이를 지켜보는 '수연'(조여정)의 감정을 한층 강렬하게 느낄 수 있도록 카메라의 위치를 더욱 가까이 배치해 현장감을 높였다.

이처럼 세심한 조명과 렌즈의 선택 그리고 촬영은 마치 영화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생동감을 선사해 장르적 재미를 주는 동시에 완성도를 높였는데요.

밀실 이외에도 오케스트라 연습 공간, 지휘자실, 저택, 식당, '미주'의 집 등 다양한 공간의 치밀한 설계를 통해 캐릭터 서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죠.

먼저, '성진'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의 연습 공간은 크롬으로 만든 나무 오브제를 설치해 인물의 차가운 무드를 표현했는데요.

그리고, '성진'과 '미주'가 처음 만나게 되는 지휘자실은 "창살과 시멘트벽 마감을 통해 '성진'의 현재 감정을 나타내고자 했다"라고 박일현 미술 감독은 전했습니다.

이는 능력 있는 약혼자 '수연'의 그늘 아래 허수아비 지휘자로 느끼는 공허함과 같은 '성진'의 감정을 은유적으로 전달하죠.

이어서, 저택은 엣지 있는 빈티지 가구들을 배치해 인물들의 취향을 보여주고, 날카로운 조경으로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그리고 '성진'과 '미주'가 처음 술을 마신 식당 외부에는 점점 서로 얽히고설켜 가는 두 사람의 관계와 분위기를 넝쿨장미로 표현했죠.

아기자기한 공간과 달리 습하고 어두운 톤으로 꾸며진 '미주'의 방치된 뒤뜰은 인물의 다층적인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장치로 작품의 몰입감을 끌어올립니다.

고혹적이면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클래식 음악은 <히든페이스>에 품격을 더한 중요한 요소인데요.

또한, 오케스트라가 여러 악기의 합으로 하나의 곡을 완성하듯, '성진', '수연', '미주'의 욕망과 감정에 서스펜스를 더해 장르적 매력을 높입니다.

영화 <인간중독>(2014년)과 <서울의 봄>(2023년) 음악을 담당하며 충무로를 대표하게 된 이재진 음악감독이 이번 <히든페이스>에서 김대우 감독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는데요.

이재진 음악감독과 김대우 감독은 수많은 논의 끝에 '성진'에게는 피아노, '수연'과 '미주'에게는 첼로라는 상징적인 악기를 부여했습니다.

영화 초반 약혼녀 '수연'이 사라지며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의 연속으로 내적 갈등을 겪기 시작하는 '성진'에게는 피아노 연주곡을 사용해 관객들의 몰입감을 더했는데요.

'성진'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극단에 들어가게 된 '미주'와 충격적인 진실을 목격한 '수연'의 감정 변화를 나타낼 때에는 첼로 선율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인물의 관계를 음악적으로 대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대우 감독은 '성진'과 '미주'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으로 슈베르트의 가곡을 설정, 둘의 극적인 관계를 표현할 뿐만 아니라 작품이 지닌 클래식한 매력을 배가하고자 했죠.

영화의 전반부에는 오케스트라 음악과 피아노, 첼로 등 클래식에 기반한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 밀실이 드러나는 중후반부터는 공간이 지닌 이미지를 청각적으로 해석한 음악들을 설계했는데요.

먼저 이재진 음악 감독은 밀실이 두꺼운 콘크리트로 만들어졌다는 점과 매우 낮은 음역의 울림과 소리의 반사가 특징인 점을 파악해 음악 제작에 반영했습니다.

또한 밀실이 밀폐된 공간이라는 점을 착안해 스틸 기타와 타악기, 딜레이, 에코 효과, 사운드 디자인 등을 적극 활용해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의 공간적 체험을 가능하게 했는데요.

김대우 감독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음악을 구성할 때 신경 쓴 것은 품위"라며, "본능과 비밀이 충돌할 때 클래식한 분위기가 조성돼야 감정적으로 더 강렬하게 폭발한다"라고 연출 의도를 전했죠.

이처럼 흡인력 있는 음악으로 완성된 색다른 밀실 스릴러 <히든페이스>는 벗겨진 진실과 마주하며 격정적으로 치닫는 전개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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