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시 마주 앉는 삼성전자 노사, 파국은 안 된다

삼성전자 노사가 두 달 만에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노조가 예고한 21일 총파업을 앞두고 정부 권유로 11~12일 이틀간 교섭을 재개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2026년 임금 협약 교섭을 이어왔지만 반도체 성과급 지급 기준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지난 3월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두 달 가까이 노사는 대화조차 하지 않았다. 그사이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했고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재협상을 앞두고 노·노 갈등마저 격화되면서 협상 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 내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 조합원들은 반도체에만 국한하지 말고 전 사업 부문 공통 재원을 확보해 성과급을 최대한 고르게 나누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파업을 주도하는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가 거부해 2·3대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노노 갈등이 협상 동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노조가 실제 파업을 하면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 경제 리스크로 번지게 된다. 노조 예고대로 18일간 파업하면 최대 30조원 손실이 빚어질 것이란 추산이 나왔다. 공급 차질, 고객 이탈, 시장 지배력 약화도 불가피할 것이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37%, 주식 시가총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파업 충격은 성장률 하락과 증시 불안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파국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여론조사에선 국민 10명 중 7명이 삼성전자 파업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현재 한국 경제는 ‘반도체 외끌이’나 마찬가지다. 유일하게 남은 경제의 기둥마저 성과 분배 문제라는 집단 이기주의 때문에 뽑아버릴 수는 없다. 삼성전자 사측은 특별 포상을 통해 메모리 사업부 직원에 대한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약속하고 있다. 노조도 단기적 이익에만 급급하지 말고, 미래 경쟁력과 공동체 상생을 함께 고려하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중장기적으로는 노조원에게도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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