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22번 버스기사가 휠체어 탄 승객을 대하는 방법

휠체어 탄 승객 앞으로 ‘쾅’, 문이 닫히고 버스는 그대로 출발해버립니다.

휠체어를 본 버스기사의 남다른 대처

길게 늘어선 퇴근길 승객들이, 하나, 둘 버스에 올라탑니다. 한서교통에서 저상버스 3322번을 운행하는 장국영(가명) 기사는 지난 1월 23일 오후 6시쯤 서울 송파구 개룡역 정류장에서 승객들을 태우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나타난 사람은 휠체어를 탄 이분. 근데요, 기사님도 이 휠체어 승객을 분명히 봤을텐데, 그대로 문을 닫고 출발해버립니다.

승차 거부냐고요? 아닙니다. 알고 보니 뒷문 위치를 전동휠체어에 맞추기 위해 버스를 이동시킨 거였습니다.

기사님은 곧바로 차를 세운 뒤 안전벨트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뒷문으로 향합니다. ‘휠체어 전용 공간’에 있는 의자를 접어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승객이 탄 뒤에는 자리를 조정해 휠체어 바퀴를 안전하게 고정시키고, 하차 벨 위치까지 친절하게 설명하죠.

이렇게 꼼꼼하게 승객을 챙긴 기사님은 룸미러로 승객들의 안전을 한 번 더 살핀 뒤 천천히 출발합니다. 신호에 걸려 차를 세울 때도 멀리서부터 서서히 멈추고, 모퉁이를 돌 때도 가능한 평소보다 크게 돌았습니다.

장국영(가명) 한서교통 지선버스 3322번 운행 기사
“아무래도 휠체어가 탑승을 하게 되면 일반인들처럼 어디 잡고 가실 수 있는 게 아니기에 급정거나 급출발 같은 게 없도록 하려고 하죠”

잠시 후 휠체어 탄 승객이 하차를 하려고 합니다.

장국영(가명) 한서교통 지선버스 3322번 운행 기사
“그분이 손은 자유로우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셨던 것 같더라고요. 하차 태그를 하시려고 하는데 손을 못 드시는 것 같더라고요”

하차 카드를 찍으려는데 잘 되지 않는다는 걸 눈치챈 기사님은 승객들이 모두 승차할 때까지 기다린 뒤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휠체어 고정 장치를 풀고, 카드를 대신 태그한 뒤 휠체어 승객의 무릎 담요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승객이 무사히 내리고 다시 운전석에 앉은 기사님. 이번엔 휠체어가 저 앞쪽 횡단보도에 무사히 도착하는지 지켜봅니다.

놀라운 건요, 이 모든 일이 진행되는 동안 버스 안 승객 중 누구도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겁니다. 불평은커녕 감탄했다고 하죠. 상황을 목격한 한 승객은 나중에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한서교통 관계자분 보시면 기사님 칭찬 좀 해주세요.

퇴근시간이라서 승객들도 많았는데 모두 짜증내는 사람 하나도 없고 와~ 선진국에서만 보던 기사님, 승객분들을 봤어요”라고 감탄하기까지 했습니다. 사실은 이 글 덕분에 장국영 기사님의 따뜻한 배려가 알려진 거였습니다.

이렇게 친절한 장국영 기사님은 정작 자신이 실수를 했다며 자책을 합니다.

장국영(가명) 한서교통 지선버스 3322번 운행 기사
“원래 하차하시는 곳을 물어보고 정리해서 내려드려야 되는데 그걸 깜빡하고 안 여쭤봐가지고 죄송스럽고... 제가 실수 한 부분이라 죄송스러워서 갈 때 조금 후회가 됐거든요”

걱정마세요. 우리 모두에게 전달됐듯, 휠체어 탄 승객분께도 기사님의 친절한 마음이 잘 전달됐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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