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탠딩아웃 뉴스]
한국 축구의 시계가 과거와 미래의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 멈춰 섰다. 서강일 전북특별자치도축구협회장이 박지성 위원장 체제의 K-축구혁신위원회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라운드의 영웅들을 행정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기득권의 불편한 시선이 가감 없이 담겼다. 박지성과 이영표를 향해 법과 사회 경험을 운운하며 깎아내린 발언은 단순한 불만을 넘어 축구협회 주류 세력이 뭉쳐놓은 굳건한 폐쇄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수면 위로 떠오른 충돌의 본질은 권력 유지와 시스템 개혁의 정면 대결이다. 혁신위원회는 밀실 행정의 고리를 끊고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직선제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다. 반대편에 선 서 회장은 정몽규 전 회장의 13년 임기를 희생으로 포장했다. 당장의 행정 마비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일정을 방패 삼아 60일 이내 간선제 보궐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맞선다. 뼈를 깎는 쇄신을 열망하는 축구 팬들의 상식과 완전히 동떨어진 시각이다. 잇따른 행정 실패로 축구협회가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누구나 시행착오가 있다며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모습은 수뇌부의 심각한 인식 붕괴를 증명할 뿐이다.

최근 불거진 멕시코 월드컵 참관 논란은 도덕적 해이와 공감 능력 부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축구협회 예산으로 시도축구협회 관계자들의 현지 숙식과 항공권이 제공됐다. 서 회장은 사비로 비즈니스석을 업그레이드했다는 사실을 내세우며 떳떳함을 항변했다. 대중의 눈높이와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조직 전체가 수술대에 오른 시점에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진 안일한 예산 집행은 뼈아프다. 기성 임원진이 축구협회라는 공공의 자산을 사유화된 카르텔로 대하고 있음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거친 언사를 동반한 기득권의 조직적인 저항이 본격화됐다. 거센 흔들기나 소모적인 논쟁에 휩쓸릴 여유조차 없다. K-축구혁신위원회 앞에는 낡은 관행과 단절하고 축구계 전체가 동의할 수 있는 투명한 직선제 선거 시스템을 확고히 안착시키는 무거운 과제가 놓였다. 치열한 정관 개정 작업을 빈틈없이 마무리해 한국 축구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실질적인 행정 절차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다.
출처: 스탠딩아웃 뉴스(https://www.standingou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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