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무당 ‘조말례’에 속아 66억 횡령한 재력가 실형

‘조말례’라는 이름의 유령 무당에게 가스라이팅 당해 회삿돈 수십억 원을 횡령한 재력가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재판장 노유경)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지난달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유명 생활가전 업체 창업주의 아들인 A씨는 장모(50)씨와 심모(48)씨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회삿돈 65억87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아내였던 B씨는 2017년 서울의 한 유명 사립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에서 장씨를 처음 만나 친분을 쌓았다. 이듬해 A·B씨가 아들의 건강 문제를 털어놓자, 장씨는 “고위층 사주를 봐주는 유명한 무속인이 있다”며 ‘조말례’란 인물을 소개했다. 조말례가 단번에 A씨 부부 아들의 열경련 증상을 짚어내자 이후 A씨 부부는 장씨를 신뢰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무속인 조말례는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었다. 장씨와 그의 전 남편 심씨가 조말례를 사칭한 것. 장씨와 심씨는 A씨 부부와 교류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바탕으로 조말례 행세를 한 것이었다.
이후 장씨와 심씨는 “조말례가 제단에 바칠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A씨가 회삿돈을 횡령하도록 종용해 약 66억원을 가로챘다. A씨는 회사 경영지원팀 과장에게 “급하게 쓸 돈이 필요하다. 2일 안에 혹은 월말에 다시 입금해 주겠다”며 회삿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무속인의 지시라는 공범자들의 말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며 약 66억원 상당의 거액을 횡령했다”며 “피고인의 지위, 횡령금의 규모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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