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 손상·SSG 적자가 끌어내린 신세계 순이익…올해는 다를까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배경)과 CI /사진 제공=신세계, 이미지 제작=이채연 기자

지난해 신세계의 연결 기준 지배주주 순이익이 전년 대비 87%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면세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한 데다 에스에스지닷컴(SSG닷컴)의 적자가 지분법손실로 연결 실적에 반영되면서 순이익에 타격을 입었다. 올해는 인천공항 면세점 DF2 구역 영업 종료로 대규모 매출 기반까지 줄어드는 만큼 수익성 구조 재편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검증대에 오른다.

면세 손상차손 2년 연속 확대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해 연결 기준 사용권자산 손상차손 1478억원을 인식했다. 전액 건물 임차 자산에서 발생했으며, 현금창출단위는 면세사업 부문인 신세계디에프의 일부 점포다. 손상 인식의 근거는 회사가 직접 의뢰한 외부 독립 평가기관의 감정이었다. 평가에 쓰인 매출성장률 가정의 하한은 -9.8%로, 회사 스스로 해당 점포들의 미래 현금흐름이 역성장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공식 전제로 삼은 것이다.

2024년에도 같은 이유로 484억원의 사용권자산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2024년 484억원, 2025년 1478억원으로 2년 연속 손상이 쌓이는 흐름은 면세 일부 점포의 구조적 수익성 악화가 일회적 이벤트가 아님을 시사한다. 회사는 이와 별개로 올해 4월 인천공항 면세점 DF2 구역(연간 매출 4000억원)의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신세계디에프의 면세사업은 2023년 86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가 2024년 37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2025년에도 74억원 적자를 이어갔다. DF2 철수는 수익성 없는 매출을 덜어내 이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회사는 공항 출국 수요 증가에 따른 임차료 부담이 수익성을 갉아먹는 구조가 고착됐다고 보고 있다.

다만 DF2 철수 후 면세사업의 수익성이 실제로 개선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DF2 철수로 4000억원대 매출 기반을 잃는 상황에서 추가 손상 가능성이 완전히 닫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내 명동점과 DF4만으로 구성될 면세 포트폴리오가 고정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신세계가 두 해에 걸쳐 누적 1962억원의 사용권자산을 손상 처리한 셈인 만큼 2026년에는 면세 추가 손상 없이 실적을 방어할 수 있느냐도 구조 개편의 실질적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개별 자유여행객 중심으로 시내면세점 방문객이 빠르게 늘고 있고, 업계 전반적으로 할인율 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관리하는 구조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인바운드 흐름이 이어진다면 지난해보다 면세 실적이 나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지배주주귀속 순이익 급감

영업이익만 보면 신세계의 지난해 실적은 나쁘지 않다. 연결 영업이익은 4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늘었다. 매출도 순매출 기준 6조9295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문제는 순이익에서 터졌다. 기타영업외비용이 1829억원으로 전년 1288억원 대비 541억원 급증했는데 증가분의 대부분은 면세 손상차손이 주도했다. 관계기업 지분법손실도 이익을 갉아먹었다. SSG닷컴이 지난해 영업손실 1178억원을 기록하면서 신세계 연결에 278억원의 지분법손실로 반영됐다. SSG닷컴은 2024년에도 영업손실 727억원을 낸 바 있다.

이에 연결 당기순이익은 646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줄었다. 같은 기간 지배주주귀속 순이익은 139억원으로 87% 감소했다.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 감소폭이 연결 당기순이익 감소폭보다 큰 것은 손상차손이 발생한 신세계디에프가 100% 자회사로 손실 전액이 지배주주에게 귀속된 영향이다.

이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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