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미니밴 시장이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카니발과 알파드로 굳어졌던 판도에, 연예인과 기업 CEO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초대형 전기 미니밴 ‘지커 009’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어있던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 지커가 노린다
기아 카니발은 한국 미니밴 시장의 절대 강자다. 가족용, 법인 차량, 렌터카까지 대부분의 수요를 장악했다. 토요타 알파드가 프리미엄 수요 일부를 흡수하지만, 선택지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문제는 카니발보다 월등히 고급스럽고 알파드보다 더 넓은 차를 원하는 고객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연예인 매니저 차량, 대기업 임원 의전, VIP 셔틀 등 뚜렷한 수요가 있지만 이를 충족시킬 모델은 사실상 공백이었다.

볼보 기술 담은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지커는 중국 지리자동차 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다. 하지만 단순 중국 브랜드로 치부하기엔 출발선이 다르다. 볼보, 폴스타와 기술 플랫폼을 공유하며, 전동화 시스템과 안전 설계 철학 역시 유럽 프리미엄 기준을 따른다.
브랜드 출범부터 글로벌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목표로 삼았다는 점에서 기존 중국차와는 결이 다르다. 2026년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지커 009가 최초 도입 모델 중 하나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카니발 넘는 압도적 크기와 공간 설계
지커 009의 전장은 약 5.2m, 휠베이스는 3.2m에 달한다. 수치상으로도 카니발과 알파드를 모두 압도한다. 하지만 핵심은 단순 크기가 아니다.
3열 중심의 다인 승차 구조가 아닌, 2열 중심의 여유로운 배치가 기본이다. 공간을 어떻게 ‘태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내는 독립형 VIP 시트에 열선·통풍·마사지 기능이 기본 적용되고, 접이식 테이블, 대형 루프 디스플레이, 냉장 수납공간, 개별 무드 조명까지 갖췄다.

이동 중 회의, 휴식, 대기를 고려한 설계로 차량의 가치는 뒷좌석에서 완성된다. 운전자는 보조 역할에 가깝다.
초대형인데도 500마력 넘는 괴력
큰 차체는 보통 성능 우려로 이어지지만, 지커 009는 듀얼 모터 AWD 시스템 기반으로 5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발휘한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와 정숙성 덕분에 차체 크기 대비 가속감과 안정감이 인상적이다.
최신 배터리 기술을 적용해 1회 충전으로 7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장거리 이동에도 실사용에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카니발 위협? 시장은 오히려 분화된다
지커 009가 카니발 판매량을 직접 위협할 가능성은 낮다. 국내 도입 가격은 1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애초에 타겟 고객층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대체재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 급의 전기 미니밴을 원하는 고객에게 선택지는 사실상 지커 009뿐이다. 카니발은 가족·법인·렌터카 중심의 실용 미니밴으로 자리를 유지하고, 지커 009는 연예인·CEO·VIP 의전 중심의 초프리미엄 전기 미니밴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구도다.
지금까지 없던 층이 새롭게 생기는 셈이다. 미니밴 시장에 프리미엄 경쟁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