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한파가 몰아치던 1월 5일 새벽 4시, 한 노인은 집 앞에서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유난히 혹독했던 겨울 폭풍 속에서 개가 왜 밖에 있을까 싶어 문을 열고 나간 그는 충격적인 광경을 마주했습니다. 눈 속에 파묻힌 작은 철장, 그 안에서 한 강아지가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떨고 있었습니다.
노인은 직접 강아지를 구해낼 힘이 없었지만, 지체 없이 지역 동물 보호 단체인 ‘KC 펫 프로젝트(KC Pet Project)’에 신고했습니다. 전화를 받은 동물 구조 담당관 엔젤(Angel)은 즉시 출동했지만, 눈보라로 인해 한 시간 넘게 걸려 도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는 그 추위 속에서도 구조대원이 다가오는 걸 보자 꼬리를 힘껏 흔들었습니다. KC 펫 프로젝트는 SNS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전하며 "도착했을 때 강아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지만, 사람을 보고 기뻐하며 철창이 흔들릴 정도로 꼬리를 흔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엔젤은 급히 강아지를 구조해 보호소로 데려갔습니다. 이후 신고를 했던 노인에게도 연락해 강아지가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에 노인은 울컥한 목소리로 "신의 계시로 잠에서 깬 것 같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고 합니다.

구조된 강아지는 보호소에서 검진을 받은 뒤 중성화 수술과 안과 치료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심각한 건강 문제는 없었고, 이후 ‘미주리 핏불 구조 센터(Missouri Pit Bull Rescue)’로 이송됐습니다. 보호소 봉사자들은 강아지에게 ‘블레어(Blair)’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는 그녀가 눈보라 속에서 구조된 날씨를 기리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우연히도, 그녀를 구조한 담당관 엔젤의 딸 역시 ‘블레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습니다.
블레어의 사연을 접한 구조 센터의 임시 보호자 케이티 크레이머(Katie Kramer)는 사진을 보는 순간 그녀를 직접 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블레어는 크레이머의 집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내게 되었습니다.

"사람에게 그렇게 힘든 일을 겪었는데도 블레어는 여전히 믿음을 잃지 않았다"라며 봉사자 제니퍼 루스(Jennifer Roos)는 말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자리는 보호자의 품이다. 온몸을 맡기고 바짝 달라붙어 안긴다"
크레이머의 집에서 생활한 지 2주가 지난 블레어는 어느새 밝고 활기찬 강아지로 변해갔습니다. 크레이머는 "이제 완전히 적응해서 성격도 활짝 폈다. 우리 집 강아지 ‘로락스’랑 붙어 다니고, 사람도 너무 좋아한다. 고양이 ‘이드지’랑도 친해지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 중이다"라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현재 블레어는 영구 입양 가족을 찾고 있습니다. 보호소 측은 "다른 강아지와 함께 있는 걸 좋아해서 반려견이 있는 가정이 적합할 것 같다"면서도 "아직 에너지가 넘쳐 어린아이가 있는 집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크레이머는 블레어를 품에 안고 따뜻한 집에서 쉬고 있을 때면, 그녀가 얼어붙은 철창 속에서 홀로 떨고 있던 모습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블레어는 따뜻하고, 건조한 곳에서 사랑받는 걸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그녀가 길에서 추위와 외로움에 떨고 있었을 걸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며 "이제 블레어가 평생을 행복하게 보낼 집을 꼭 찾길 바랄 뿐이다"라고 전했습니다.
블레어가 따뜻한 가족을 만나길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상이 아직 살 만한 곳이라는 걸 다시 느끼게 됐다"는 감동적인 반응이 줄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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