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BIFF 예매, 나 뭐봐요?…모를 땐 ‘프벤저스’ 추천작

김미주 기자 2024. 9. 2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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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벤저스 :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일반 상영작 예매가 24일부터 시작된다. BIFF 선정위원회(프로그래머)가 추천한 영화 리스트로 실패 없는 예매 작전을 세워보자. 단, 이 기사는 제한된 지면 특성상 추천작 일부를 추린 ‘요약 버전’이다. 더 많은 추천작과 상세한 정보는 국제신문이 제작한 ‘BIFF 온라인 특별판’에서 이어지니 첨부된 QR코드를 스캔하자. 제29회 BIFF는 오는 10월 2~1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등지에서 열린다. 공식 초청작은 63개국 224편이며 커뮤니티비프 상영작은 55편이다.

★박도신 집행위원장 대행

추천작 : ‘아노라’ ‘마지막 해녀들’ ‘리얼 페인’ ‘혹시 저를 아세요?’ ‘룰라’

‘아노라’는 올해 제77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 션 베이커 감독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독립영화 감독이다. 미국에서 독립영화인으로 거장에 오른 경우 상업영화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션 베이커는 독립영화 형식을 유지하며 신선하고 재밌는 작품을 선보인다. ‘마지막 해녀들’(수 킴)은 재미교포 감독이 국내에 얼마 남지 않은 해녀를 통해 환경 문제를 다룬다. 애플 배급, A24 제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선댄스영화제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작품인 ‘리얼 페인’은 배우 출신 감독 제시 아이젠버그의 두 번째 장편이다. ‘나홀로 집에’로 유명한 맥컬리 컬킨의 동생 키에란 컬킨이 열연한다. ‘혹시 저를 아세요?’의 아리아나 마르티네즈는 신인 감독만이 가질 수 있는 대범함과 신인 감독은 갖기 힘든 비범함을 겸비했다. 실험정신을 갖춘 영화를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그 어려운 일을 해낸다. 브라질 대통령 재선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스릴러 ‘룰라’는 ‘역사가 스포일러’인데도 긴박한 과정을 잘 살렸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

추천작 :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신성한 나무의 씨앗’ ‘라나를 위하여’ ‘고스트캣 앙주’ ‘알사탕’

TV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고독한 미식가’ 극장판이 부산에서 첫선을 보인다. 주인공 고로 상으로 유명한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감독까지 맡아 완성했고, 부산에서 직접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으로 부산을 찾는 이란 감독 모함마드 라술로프의 ‘신성한 나무의 씨앗’도 놓칠 수 없다. 정치 탄압 때문에 망명을 택한 감독은 어느 가족의 비극을 통해 이란 사회를 들여다본다. 이란 영화 ‘라나를 위하여’(이만 야즈디)는 격정으로 휘몰아치는 가족 멜로드라마다. 딸의 심장이식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부모 이야기가 가슴을 아프게 한다. ‘고스트캣 앙주’(쿠노 요코, 야마시타 노부히로)는 캐릭터가 아주 귀여운 애니메이션이다. 불멸의 고양이 앙주가 소녀와 함께 모험을 펼친다. 그림책 작가로 명성이 높은 백희나 작가의 ‘알사탕’(니시오 다이스케)도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인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제작한 도에이 애니메이션이 단편으로 제작했다. 백희나 작가도 부산을 찾는다.

★박선영 프로그래머

추천작 : ‘풍류일대’ ‘칼키 AD2898년’ ‘현대 모성에 관한 몽타주’ ‘빌리지 락스타2’ ‘국경에서의 거래’

‘풍류일대’는 지아장커의 영화세계가 녹아 있는 장대하고 아름다운 서사시다. 지아장커와 그의 뮤즈인 자오타오가 함께 부산을 방문해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한다. 인도에서 온 6000년 시공간 초월 SF액션히어로판타지 대작인 내그 아시윈의 ‘칼키 AD 2898년’에는 ‘바후발리’의 프라바스, ‘옴 샨티 옴’의 디피카파두콘, ‘비프람’의 카말핫산 등 인도 핫스타가 총출동한 가운데 야외극장(10월 8일)에서 상영된다. 올리버 시쿠엔 찬 ‘현대 모성에 관한 몽타주’는 아이 탄생과 동시에 ‘모성’과 ‘엄마 되기’를 강요받는 파티셰의 이야기다. 서사의 탄탄함과 집요함이 돋보인다. ‘빌리지 락스타2’는 ‘노래하는 불불’ 등으로 세계 영화계 시선을 사로잡았던 리마 다스의 데뷔작 ‘빌리지 락스타’의 두 번째 이야기. 여전히 따뜻하고 단단한 시선으로 시골 마을 기타리스트 소녀 두누의 삶을 서정적이면서 리얼하게 따라간다. 다스탄 자파르 르이스켈디의 ‘국경에서의 거래’는 키르기스스탄과 카자흐스탄 국경의 마약 밀매 조직원의 이야기로, 인간 존엄성을 다룬다.

★박성호 프로그래머

추천작 : ‘할머니가 죽기 전 백만장자가 되는 법’ ‘돈크라이 버터플라이’ ‘악어의 눈물’ ‘폴포트와의 조우’ ‘영혼의 여행’

동남아시아는 재미와 완성도가 뛰어난 영화의 성장세가 두드러져 국제 평론계와 영화산업 관계자들이 주목한다. 눈물을 쏙 빼놓는 영화, ‘할머니가 죽기 전 백만장자가 되는 법’은 손자와 할머니의 어색했던 관계가 차츰 깊어지는 빌드업이 잘 구현됐다. ‘돈 크라이 버터플라이’는 바람 피는 가장을 둔 엄마와 딸 이야기가 통상적인 장르물의 한계를 넘어 내면 욕망과 판타지까지 유쾌하게 드러낸다. 올해 본 수백 편 영화 중 가장 편집을 잘한 영화로 인도네시아의 ‘악어의 눈물’을 꼽고 싶다. 아들에게 집착하는 어머니의 서사 자체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세련된 편집 리듬으로 악어 농장이라는 독특한 배경에 몰입감을 준다. 절정과 결말의 놀라운 반전에서는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 것이다. 현대사 비극인 캄보디아 크메르 루주 혁명(킬링필드)을 취재하는 기자를 통해 담아낸 ‘폴포트와의 조우’ 역시 강렬하다. 폐막작 ‘영혼의 여행’은 카트린 드뇌브와 타케노우치 유타카라는 국적과 언어가 다른 두 배우가 굉장한 앙상블을 이룬다. 부산을 닮은 바다가 자주 등장한다.

★서승희 프로그래머

추천작 : ‘쿠데타의 사운드트랙’ ‘플로우’ ‘재판에 오른 개’ ‘우리에게는 아직 내일이 있다’ ‘미스터 K’

올해는 유독 많은 유럽 게스트가 부산을 찾는다. 유명한 비디오 아티스트이자 영화감독인 요한 흐리몬프러가 재즈와 정치의 관계를 정치 스릴러 뮤지컬 ‘쿠데타의 사운드트랙’으로 풀었다. 음악이 단순한 사운드트랙이 아니라, 정치적 핵심 캐릭터로 활용된다. 영화가 재즈교향곡처럼 느껴지는 역작이다. 애니메이션 ‘플로우’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받은 작품으로,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관객상·심사위원상·음악상 등을 휩쓸었다. 실화 바탕의 ‘재판에 오른 개’는 기막히게 웃기면서 진지한 코미디 영화다. 배우 출신 레티시아 도슈 감독이 주인공 아브릴을 연기했다. 세 명의 사람을 물어 재판을 받게 된 개 코스모스(코디)는 올해 칸영화제가 최고 연기를 선보인 개에게 수여하는 ‘팜 도그’ 상을 받았다. ‘우리에게는 아직 내일이 있다’는 이탈리아의 여성 투표권이 처음 시행된 1946년이 배경. 네오리얼리즘 스타일의 흑백 코미디 드라마다. ‘미스터 K’는 블랙 코미디와 기묘한 모험담의 근사한 조합으로, 세계적 배우 크리스핀 글로버가 열연한다.

★정미 프로그래머

추천작 : ‘마스터 톡’ ‘리퀘스트시네마’ ‘커비컬렉션’ ‘취생몽사2 ’ ‘블라인드 시네마’

‘거장과의 양방향 토크’로 해마다 관심을 모으는 ‘마스터 톡’. 올해는 ‘웃수저’이자 달변가인 최동훈 감독이 등판한다. 한국영화사상 가장 대사가 찰지다는 평을 받는 ‘타짜’를 함께 보고 실시간 해설을 듣고 채팅한다. ‘리퀘스트 시네마’에서는 올해 최고 인기 감독으로 등극한 장항준의 ‘리바운드’ ‘기억의 밤’이 상영되고, 일제강점기를 뮤지컬과 느와르로 각각 풀어낸 ‘영웅’ ‘밀정’도 볼 수 있다. ‘커비컬렉션’에서는 에픽하이 노래와 함께 ‘떼창’하며 그들과 우리의 20년을 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올해 두 가지 버전으로 열리는 ‘취생몽사’에는 커비가 편애하는 배우 출신 감독들이 자리를 빛낸다. ‘취생몽사2’에는 모그 음악감독이 쇼호스트로, 구혜선·손수현 감독이 토크콘서트에 나선다. ‘블라인드 시네마’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내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듯 표현한 대목과 맞닥뜨리면 좀 무섭기까지 했다’고 말한 신형철 문학평론가와 영화평론가 정성일 감독이 고른 영화를 연속 관람하고 대화를 나눈다. 장장 6시간 소요. 한국 영화 비평사에 기념비적인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가언 프로그래머

추천작 : ‘바늘을 든 소녀’ ‘토요일, 아빠는 먼 길을 떠났다’ ‘타오르는 몸의 기억들’ ‘마른 익사’ ‘1958-1989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부산을 방문하는 감독’을 기준으로 추천작을 선별했다. 자기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장시간 비행과 여러 차례 환승을 감수한 비아시아권 감독과 만날 귀중한 기회다. ‘바늘을 든 소녀’는 100년 전 덴마크에서 일어난 충격 실화가 바탕인 화제작이다. 칸영화제가 사랑하는 마그너스 본 혼 감독 작품. ‘토요일, 아빠는 먼 길을 떠났다’는 가까울수록 멀어지고 싶은, 때로는 남보다 못한 가족 이야기가 카자흐스탄 시골 마을에서 펼쳐진다. ‘11명 자식을 둔 우리 할머니의 성생활은 어땠을까’에서 출발한 ‘타오르는 몸의 기억들’은 지구 반대편 코스타리카에서 날아오는 안토넬라 수다사시 푸르니스 감독과 관객 간 여성의 욕망에 대한 솔직한 대화가 기대된다. ‘마른 익사’(라우리나스 바레이사)는 원인과 결과가 도치된 순서로 전개되는 독특한 구성이다. 겉으로 괜찮아 보이지만 서서히 시들어가는 결혼생활을 은유한다. ‘1958-1989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은 30여 년에 걸쳐 축적된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분쟁 역사를 촘촘하게 복기한 다큐멘터리다.

★정한석 프로그래머

추천작 : ‘수연의 선율’ ‘메소드연기’ ‘그를 마주하는 시간 ‘파편’ ‘파동’

뛰어난 데뷔작들로 추천작을 추렸다. 하나뿐인 가족인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혼자 남겨진 수연의 생존기를 다룬 ‘수연의 선율’은 보호와 책임이라는 막중한 질문을 관객에 던진다. 어린 두 주연배우의 연기가 압권이다. ‘메소드 연기’는 엄청나게 웃기면서 따뜻한 가족영화다. 배우 이동휘가 이동휘 역으로 출연한다. 코미디 연기로 인기를 얻었지만 더는 코미디를 하기 싫은 배우의 이야기. 배우이기도 한 이기혁 감독이 자신의 단편을 장편으로 확장했다. ‘성폭력과 이후’라는 소재를 다룬 한국 독립영화는 꽤 많았지만, ‘그를 마주하는 시간’은 새로운 표현 방식을 택한다. 주인공의 심리적 복잡함을 예리하고 설득력 있게, 때론 도발적으로 포착했다. ‘파편’(김성윤)은 어른 세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이후, 한 마을에 사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아이들이 겪는 고통을 조명한다. 탄탄한 짜임새가 주는 긴장감으로 빛난다. 부산 출신 독립영화배우 이한주의 첫 장편 연출작 ‘파동’은 서정적 흐름과 별안간 출몰하는 환상 등으로 우리들 심연에 있는 어떤 감정을 길어 올린다.

★강소원 프로그래머

추천작 : ‘어머니의 가계부’ ‘청춘(하드타임즈)’ ‘청춘(홈커밍)’ ‘여기 아이들은 같이 놀지 않는다‘ ‘영화 청년, 동호’

성승택 감독이 이삿짐 속에서 ‘어머니의 가계부’를 발견한다. 1969년부터 48년간 쓴 가계부에는 그 세대 한국 여성의 역사가 있다. 지금 어머니는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지만 아들은 어머니의 일기 같은 가계부를 통해 선명하게 어머니의 삶을 알게 된다. 전 세계가 관심을 기울이는 아시아 다큐멘터리 감독 왕빙의 신작 2편 ‘청춘(하드타임즈)’과 ‘청춘(홈커밍)’이 동시에 소개된다. 지난해 선보인 청춘시리즈 1부 ‘청춘(봄)’에 이은 2·3부다. 6년간 촬영, 6년간 편집한 총 러닝타임 10시간 대작. ‘여기 아이들은 같이 놀지 않는다’의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웃으로 뒤섞여 사는 예루살렘을 찾아가 그곳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친근한 시선으로 담았다. ‘영화청년, 동호’는 BIFF 초대 집행위원장과 이사장직을 맡으며 BIFF의 DNA를 구성한 아이콘과 같은 인물 김동호의 영화 인생을 담았다. 올해 칸영화제 칸 클래식 섹션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후 부산에서 아시아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정리= 사진=BIFF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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