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포항을 사랑하는 '오질빼이', 김도건 씨의 특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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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트러진 머리와 편안한 표정, 그리고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
그는 포항의 시장 상인들에게 '오질빼이'로 통한다.
오히려 그는 이를 자신의 브랜드로 삼으며, 포항을 알리는 데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그의 SNS채널에는 포항의 숨은 맛집과 가게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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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유나경 기자] 흐트러진 머리와 편안한 표정, 그리고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 김도건 씨를 처음 마주했을 때, 그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러나 대화를 나눌수록 그 안에는 깊은 철학과 포항을 향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그는 포항의 시장 상인들에게 '오질빼이'로 통한다. 다소 낯선 이 단어는 경상도 방언에서 유래한 것으로, '주책없고 사리분별이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김도건 씨는 이 별명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이를 자신의 브랜드로 삼으며, 포항을 알리는 데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오질빼이' 김도건씨가 인터뷰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유나경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27/inews24/20250227180001503afma.jpg)
"좋은 뜻은 아니죠. 그런데 아무도 안 쓰는 말이길래 유튜브에서 먼저 썼어요. 뜻이야 어떻든 사람들이 기억하면 그만이죠"
그의 말에서 보이듯, 그는 남들과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보통이라면 기피했을 별명을 하나의 개성으로 만들어낸 것처럼, 그는 포항을 알리는 방식도 남다르게 접근했다.
'포항 사람인' 지역을 알리는 그의 방식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절, 그는 대리운전 명함을 돌리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였지만, 그의 시선은 자신의 생계를 넘어 지역 상인들에게 향하고 있었다.
"그때 보니까 시장 상인분들이 정말 힘들어하시더라고요. 손님도 줄고, 장사가 안 되니까 걱정이 많으셨죠. 나라도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했어요"
그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무료 잡지 '포항 사람인' 이었다.
"맛있는 가게들을 알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직접 찾아가서 인터뷰하고, 사진 찍고, 기사를 써서 500부씩 찍었죠. 근데 인쇄비가 만만치 않더라고요. 결국 10호까지 만들고는 접었어요"
비록 잡지는 멈췄지만, 그의 활동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SNS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더욱 활발해졌다.
"지금은 페이스북과 밴드에서 '포항 사람인'과 '포홍(포항을 홍보하는)'을 운영하면서 포항 음식점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리고 있어요."
그의 SNS채널에는 포항의 숨은 맛집과 가게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상인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그의 영상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다.
"이건 취미예요, 봉사가 아닙니다"
그는 벌써 10년째 포항의 상인들을 홍보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 활동을 '봉사'라고 말하지 않는다.
"어르신들은 SNS 홍보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제가 대신해서 유튜브로 가게를 알리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사장님들이 '잘한다, 고맙다'라고 해 주시는데, 그게 너무 기분 좋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취미가 됐죠"
그는 웃으며 덧붙였다.
"사람들은 좋은 일 한다고 '봉사'라고 하는데,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봉사는 힘들잖아요. 이건 그냥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에요"
그의 말처럼, 그는 의무감이 아닌 즐거움으로 이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수한 마음이 있었기에, 그의 활동은 오랜 시간 지속될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불편한 편의점'
책을 좋아한다는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책으로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을 꼽았다.
"그 책을 읽으면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요. 등장인물들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에서 배울 점이 많았죠"
그가 좋아하는 이야기 속에는 늘 '사람'이 있었다. 누군가를 돕고,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들. 어쩌면 그가 오랫동안 시장 상인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이유도 비슷하지 않을까.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마음. 그것이 있었기에 그는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
"포항이 좋은 이유요?...사람들 때문이죠"
마지막 질문이었다. 포항이 좋은 이유를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여기저기 다녀봤지만 포항만큼 좋은 곳이 없어요. 바다도 있고, 산도 있고, 무엇보다 포항 사람들! 다들 화통하고 정이 많잖아요"
그가 말하는 포항은 단순한 도시가 아니었다. 그곳은 그의 삶이 담긴 곳이었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쉬움을 내비쳤다. '포항 사람인'이 더 이상 발행되지 않는 것이 못내 아쉬운 듯했다.
"솔직히 여유만 된다면 다시 만들고 싶어요. 후원이 많았을 때는 어려운 상인분들에게도 도움을 드릴 수 있었거든요. 근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니까...그래도 언젠가는 다시 도전하고 싶어요"
그에게 포항 사람인은 단순한 잡지가 아니었다. 그것은 지역 상인들과 함께한 시간이었고, 그의 애정이 고스란히 담긴 기록이었다.
포항은 그를 만들어 준 도시였고, 그가 지켜가고 싶은 곳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오질빼이' 김도건 씨가 있다.
/대구=유나경 기자(ynk89@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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