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의 거포 노시환을 둘러싼 150억 원 규모의 비FA 다년 계약이 예상과 달리 성사되지 않았다. 시즌 전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역대급 돈잔치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현실은 차갑게 식어버린 분위기만 남겨두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의 대만 원정 도박 파문이었다. 캠프 기간 중 터진 이 사건은 야구계 전체를 얼어붙게 만들었고, KBO 리그 선수들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이 한층 엄격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구단이 프랜차이즈 스타를 위해 수백억 원을 쏟아붓는다는 것은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WBC가 노시환의 운명을 가른다

3월에 열리는 2026 WBC는 노시환의 진짜 가치를 증명할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아직 대회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긴장감이 고조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만약 노시환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한국 대표팀이 조기 탈락한다면, 거품 논란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다.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한 선수에게 리그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주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는 비판 여론이 형성되면, 한화 구단으로서도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WBC는 노시환에게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가 될 수 있는 양날의 검인 셈이다.
한화의 고민스러운 계산법

한화는 이미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강백호 영입에 4년 총액 100억 원을 투자했다. 샐러리캡 압박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노시환까지 역대급 계약으로 묶으려면 확실한 명분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노시환의 2026년 연봉은 10억 원이다. 나쁘지 않은 대우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다년 계약으로 가는 징검다리 성격이 강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시즌 전에 15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발표하고, 노시환이 든든한 마음으로 시즌에 임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WBC 부진까지 겹친다면, 그 계약은 2026시즌 중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시즌에서 확실한 성적을 보여주고 나서 계약하자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수 있다는 것이다.
노시환에게 쏠린 모든 시선

노시환 본인의 부담감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WBC에서 잘하면 계약에 날개를 달고, 못하면 거품 논란에 휩싸이는 상황이니 말이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경기가 자신의 몸값을 결정하는 시험대가 되었다.
물론 노시환이 WBC에서 맹활약하고 한국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롯데발 도박 파문의 여파도 희석되고, 노시환의 150억 원 계약에 대한 명분도 생기게 될 것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가 현실화되면 한화 입장에서는 계약을 서두를 이유가 없어진다. 한화가 노시환과 시즌 전 대형 계약을 맺지 않은 데는 이런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WBC까지 실패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시환의 진짜 가치는 결국 WBC에서 판가름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