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론디포 파크 대표팀 공식 훈련 참관기

이곳 마이애미는 현재 3월 12일 저녁이고요. 우리 야구 대표팀이 오후 5시부터 6시 반까지 론디포 파크에서 공식 훈련을 마쳤습니다.
어제는 이곳에서 경기가 있었기 때문에 외부에서 훈련을 했는데 오늘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면서 그라운드 적응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 외경 <사진 필자>

제가 다녀본 야구장 중 역대 최고의 중계석입니다. 중계석도 넓은데 부스도 자체도 널찍하고 시야도 아주 좋습니다.

WBC 8강전 SBS 중계석 <사진 필자>

저희가 도착했을 때 마침 도미니카 공화국의 타자들 중 마지막 조가 배팅 케이지 타격 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도 내려가서 도미니카 공화국 타자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봤습니다.
때마침 우리 대표팀 선수들도 도착했고 도미니카 공화국 선수들의 타격 훈련 후반부를 매우 집중해서 봤습니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도미니카 공화국 타자들의 타격 훈련을 참관하고 있습니다. <사진 필자>

중간중간 반가운 만남도 있었습니다.
류현진 선수는 한때 동료였던 매니 마차도 선수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둘은 보자마자 첫 인사가 같았습니다.
"너 살 왜 이렇게 많이 빠졌어?"

"슬림해졌는데?"라면서 서로 인사한 류현진과 매니 마차도 <사진 필자>

이대호 위원도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 동료였던 넬슨 크루즈와 포옹을 하면서 인사했습니다.
"넌 언제 은퇴했어?
라고 관심을 보였던 넬슨 크루즈는 이대호 위원에게
"난 지금 선수 단장을 맡고 있다."
면서 언제까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대호 위원은
"우리가 너네 이기면 오래 있는다."
고 답했고 크루즈 단장을
"그럼 빨리 가는 게 낫겠다."
면서 웃었습니다.
이대호 위원은
"팀에 있을 때 진짜 멀리치는 건 1등이었어요!"
라고 그를 기억했습니다.

류현진, 마차도, 이대호, 크루즈. 양국의 야구 거물들 간의 유쾌한 대화 <사진 필자>

도미니카 공화국의 배팅 케이지 타격 훈련은 알버트 푸홀스 감독과 넬슨 크루즈 단장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진행이 됐습니다. 마지막 조에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케텔 마르테(애리조나 다이아몬드벡스)가 있었습니다.
그들의 타격 훈련에서 모두 센터쪽 타구 방향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타격 훈련 <사진 필자>

이 광경을 지켜보던 우리 대표팀의 한 선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부분 경기에서는 당겨치는 선수들인데 이렇게 훈련을 하면서는 한결같이 밀어 치기 위주의 훈련을 하는 것이 이채롭다. 밀어치는 훈련이 왜 중요한 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고 말했습니다.

케텔 마르테 타격 훈련 <사진 필자>

이대호 위원은 마르테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시애틀 있을 때 마르테가 막내였거든요. 귀여운 짓을 많이 해서 형들한테 예쁨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그때만 해도 몸이 저렇지 않았거든요. 몇 년 전부터 홈런 타자가 됐다 길래 뭔가 했는데 몸이 완전히 바뀌었네요. 탄탄하네."

이대호 위원과 마르테 <사진 필자>

마르테도 본인을 귀여워 해줬던 형을 잊지 않았습니다. 훈련을 하다가 다른 타자들이 치는 사이에 이대호 위원에게 달려와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면서 회포를 풀었습니다.
"니 야구 많이 늘었데이."
이대호 위원은 마르테를 칭찬했습니다.

허구연 총재와 이순철 해설위원 <사진 필자>

KBO 허구연 총재도 선수단과 함께 전세기를 타고 마이애미에 왔습니다.
허 총재는 저희와 장시간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번 대회 8강의 성과에 만족해서는 절대 안된다."
고 강조했고 야구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지에 대해 이순철 위원과 야구계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대한민국 훈련 시작 <사진 필자>

도미니카 공화국 선수들이 퇴장한 이후, 오후 5시부터 전광판의 국기가 태극기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대표팀이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선수단 전원이 외야에서 '볼 캐칭(흔히 캐치볼이라고 부르는)'부터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내야 수비 훈련 <사진 필자>

캐칭으로 몸을 충분히 풀고 나서 수비 훈련으로 이어졌습니다.
저는 이번 대표팀 경기를 쭉 따라다니면서 이동욱 대표팀 코치의 내야 펑고에 감탄했습니다. 마치 기계처럼 적당한 구질의 공을 4명의 야수에게 차례로 뿌렸습니다. 그리고 수비 코치들이 팝플라이를 치는데 상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도 하는데 이동욱 코치는 팝플라이도 적당한 위치로 높게 띄웠습니다. 내야 펑고를 칠 일이 거의 없는 감독까지 이어졌는데도 이렇게 정교하게 펑고를 치는 것을 보면서 많이 놀랐습니다.

대표팀 구자욱 배팅 케이지 타격 훈련 <사진 필자>

대표팀 타자들의 배팅 케이지 타격 훈련은 중계석으로 올라와서 지켜봤습니다.
훈련 초반부에 한 왼손 타자가 힘을 빼고 툭툭 치는 것 같은데도 담장을 계속 넘겼습니다. 누군가 하고 유심히 보니 구자욱 선수였습니다.
제가 중계 방송중에 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카우트가 구자욱 선수의 훈련을 보면서
"왜 저런 선수가 한국에서 뛰고 있나?"
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소개해드린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추후 알고 보니 그 분이 스카우트가 아니라 구단의 고위 관계자였습니다. 훈련 과정을 보면서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만한 타격이었습니다. 그리고 만약 대표팀의 공격이 중반까지도 잘 안 풀리는 상황이면 충분히 혈을 뚫어주는 역할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일본의 사토가 해줬던 역할 처럼 말이죠.

대표팀 주장 이정후 배팅 케이지 타격 훈련 <사진 필자>

오른쪽 다리를 살포시 끌어다 놓는 준비 자세만 보더라도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대표팀의 주장 이정후 선수도 구자욱 선수와 한 조였습니다.
이정후 선수는 훈련에서도 끊임없이 정타를 생산해내면서 내일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여기까지 참관하고 저희는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저희가 돌아오는 길에 류지현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내일 우리 대표팀의 선발을 류현진 선수로 확정했습니다.

류현진 VS 마차도. 내일 우리는 이 둘의 대결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 필자>

우리는 내일 아침, 류현진과 마차도의 대결을 볼 수 있습니다.
벌써부터 가슴이 쿵쾅쿵쾅 뜁니다.

이 가슴 뛰는 경기, SBS는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한국시간 14일 아침 7시 30분부터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SBS스포츠 정우영 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