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보고 있나?” 도로공사, 승점 5점 차로 벌리며 우승 매직넘버 가동

한국도로공사가 주전 타나차의 공백이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완벽한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8시즌 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매직넘버’ 줄이기에 돌입했다. 4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2025-2026 V리그 6라운드 맞대결에서 도로공사는 세트 스코어 3-0(25-20, 30-28, 25-14) 완승을 기록했다. 이로써 승점 66점 고지에 오른 선두 도로공사는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현대건설(승점 61)과의 격차를 다시 5점 차로 벌리며 자력 우승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이번 경기는 수치상의 득점보다 ‘흐름의 지배’가 돋보인 한판이었다. 도로공사는 주포 모마가 24득점으로 해결사 본능을 과시했고, 강소휘가 13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특히 블로킹 득점에서 10-4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그물망 수비’의 정석을 보여주었으며, 범실 역시 단 9개로 억제해 22개의 범실을 쏟아낸 페퍼저축은행을 자멸하게 만들었다.

12-16을 25-20으로… 게임 체인저 ‘이예은’의 5연속 서브

이날 경기의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1세트 후반에 연출되었다. 도로공사는 세트 중반 리시브 난조로 12-16까지 뒤지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이때 김종민 감독은 원포인트 서버로 이예은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예은은 투입 직후 페퍼저축은행의 아웃사이드 히터 전하리와 박정아를 겨냥한 날카로운 목적타 서브로 리시브 라인을 완전히 붕괴시켰다.

이예은의 서브는 단순히 공을 넘기는 수준이 아니었다. 5연속 서브를 통해 상대의 공격 루트를 차단했고, 흔들린 리시브를 틈타 모마가 연속 오픈 공격에 성공하며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었다. 김종민 감독은 경기 후 “이예은이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수비와 서브로 분위기를 바꿔준 덕분에 다른 선수들의 긴장감이 풀렸다”며 ‘원포인트 서버’의 가치를 극찬했다.

28점 듀스 혈투 끝낸 모마의 괴력… ‘타나차 공백’ 지운 김세인

승부의 분수령은 2세트였다. 페퍼저축은행의 외인 조이(25득점)가 화력을 뿜어내며 28점까지 이어지는 듀스 접전이 펼쳐졌다. 위기의 순간, 도로공사의 에이스 모마가 빛났다. 모마는 27-28의 불리한 상황에서 과감한 퀵오픈으로 동점을 만든 뒤, 마지막 29-28 상황에서 다시 한번 블로커를 뚫어내는 결정적인 타점으로 길었던 듀스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부상으로 빠진 타나차의 빈자리를 메운 김세인(6득점)의 헌신도 눈부셨다. 공격 득점은 다소 부족했으나 리시브와 디그에서 끈질긴 수비를 선보이며 팀의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세터 이윤정은 모마와 강소휘는 물론 중앙 미들블로커 김세빈까지 활용하는 공격적인 배분으로 페퍼저축은행의 블로커들을 무력화시켰다.

‘리시브 효율 12%’의 참사… 자멸한 페퍼저축은행과 박정아

반면 2연승을 노리던 페퍼저축은행은 리시브 참사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페퍼저축은행의 리시브 효율은 단 12.16%에 그쳤다. 장소연 감독은 “세트 시작은 나쁘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타이밍에 리시브 범실이 나오며 흐름이 끊어졌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에이스’ 박정아가 10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흔들리는 팀의 리시브를 바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3세트에서는 11-15 상황에서 다시 등장한 이예은의 서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점수 차가 11-25 수준으로 벌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손가락 부상으로 박은서가 이탈하는 악재까지 겹친 페퍼저축은행은 범실 관리에 실패하며 6위 탈출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8년 만의 정규리그 정상… 이제 도공의 ‘자력 우승’만 남았다

도로공사는 이제 현대건설과의 맞대결이 남지 않은 상태에서 승점 5점 차의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산술적으로 남은 경기에서 도로공사가 승점 관리에 성공한다면 현대건설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자력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 8시즌 만에 정규리그 정상을 노리는 도로공사의 기세는 ‘이예은’이라는 새로운 활력소와 ‘모마’라는 확실한 해결사의 조합으로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과연 도로공사가 이 상승세를 유지하며 현대건설의 추격을 완전히 따돌리고 김천의 안방에서 우승 축배를 들 수 있을지 배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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