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설계한 초특급 해상 기술''을 가져와 개조하여 '북한'을 감시한 이 '나라'

러시아식 플랫폼의 미국식 변신

미국은 러시아가 설계한 해상 시추용 반잠수 플랫폼 계열을 골격으로 삼아 거대한 X밴드 위상배열레이더를 얹은 해상 이동식 레이더를 만들었다. 기초 구조는 거친 해상에서도 수직 안정성을 확보하는 트윈 하울 반잠수체로, 파도와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부력탱크와 기둥이 분리된 형태를 갖췄다. 상부에는 구형 돔이 얹혀 있고 돔 안쪽에는 다수의 송수신 모듈이 정방격자로 촘촘히 배열된 빔 조향 레이더가 자리한다. 본체는 추진 장치와 발전 시설, 통제실, 숙소, 저장 공간을 모두 담는 일종의 자립식 해상 기지 구성을 취한다. 설계 철학은 원유를 캐던 해상 설비의 내해성에 군용 센서 탑재 능력을 결합해 기상 악화와 파도 속에서도 센서 정밀도를 유지하는 데 있다. 이 접근은 지상 고정 레이더의 지평선 제약을 보완하고, 작전 필요에 따라 태평양 전역으로 이동 배치할 수 있는 유연성을 노렸다.

구형 돔 아래의 X밴드 눈

돔 내부의 X밴드 레이더는 위상배열 방식으로 다수의 송수신 모듈을 전자적으로 합성해 협소한 빔을 만들어낸다. 짧은 파장을 쓰는 X밴드는 같은 크기에서 더 미세한 분해능을 얻을 수 있어 탄도체의 형상 차이와 회전 특성 같은 미세한 신호 변화까지 탐지할 수 있다. 빔은 전자적으로 순간 방향을 바꿀 수 있고 기계적 회전 구조와 결합해 넓은 고각과 방위각 범위를 커버한다. 이 시스템은 위상 배열의 장점을 활용해 표적군 내부에서 실제 탄두와 유인용 미끼를 신호 특성으로 구분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내부 신호처리 체계는 잡음 억제와 다목표 분해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고고도 탄도 궤적의 중간 단계에서 궤도 변수를 정밀 추정한다. 이러한 정밀도는 후방 요격체계의 유도 알고리즘에 필요한 표적 고유정보를 제공하는 전제 조건이 된다.

‘지평선 너머’를 겨냥한 감시각

지상 레이더는 지구 곡률 탓에 낮은 고도의 원거리 표적에 대해 조기 탐지 각도가 제한된다. 반면 해상 이동식 대형 레이더는 위도와 경도를 바꿔 최적의 관측각을 확보할 수 있어 특정 발사장과 비행경로에 맞춘 선제 배치가 가능하다. 주요 임무는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 및 초기 궤적 형성 단계의 신호를 포착하고, 중간 단계 비행 동안 표적군의 변별을 돕는 정밀 추적 데이터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동식이라는 속성 덕에 특정 지역의 기상, 항로, 전자기 간섭 환경을 회피한 배치를 선택할 수 있고, 필요 시 알래스카와 하와이 사이, 일본과 괌 인근 해역 등으로 작전 반경을 유동적으로 옮긴다. 이 배치는 연합 방어망의 전방 감시 노드로서, 후방의 요격 레이더와 통신망을 통해 실시간 데이터를 공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북한과 주변국 활동의 장기 감시

이 시스템은 북한의 장거리 발사체와 탄도미사일 활동이 빈번하던 시기부터 관련 궤적을 추적하는 임무에 투입되었다. 발사 준비 동향과 발사 후 초기 궤도 측정값을 포착해 궤적 해석과 낙하지점 예측의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고, 필요 시 중국 동부 연안의 군 관련 활동 감시에도 각을 맞추는 배치를 취했다. 정지된 고정 레이더로는 얻기 어려운 기하학적 관측 조건을 얻기 위해 발사 윈도우 전에 사전 전개가 이뤄졌고, 발사 시도 무산과 재시도가 반복될 때는 장기 체류로 전환되어 중앙통제소와 연동을 유지했다. 장거리 탐지와 변별 능력이 결합된 데이터는 미 본토와 동맹국 방어망의 평가 체계로 흘러 들어가 훈련과 시험에도 참조되었다. 장기간의 바다 체류는 센서 안정화와 플랫폼 유지관리 모두에서 까다로운 조건을 동반하지만, 임무적 가치는 그 비용을 상쇄하는 전략 자산으로 평가되었다.

느린 속도와 큰 비용의 역설

플랫폼의 항속 속도는 시속 약 17킬로미터 수준으로 일반 함정에 비해 매우 느리다. 자력 이동은 가능하지만 긴 작전 반경을 이동하는 데 시간과 연료, 예비품 보급의 부담이 크다. 운영비 역시 막대해 일일 운용 비용이 고액대로 집계되고, 한 번의 전개마다 다층의 예산 소요가 발생한다. 대형 발전기와 추진용 스러스터가 전력을 대량으로 소모하고, 레이더 운용 중 활성 냉각과 전자 장비의 연속 가동이 더해져 에너지 수요가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지가 이어지는 이유는 전략적 관측각과 변별 능력의 효과가 단기간 대체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동 배치가 가능한 초정밀 레이더라는 조합은 특정 발사장의 궤적과 환경에 맞춘 최적 관측을 가능하게 하고, 이는 후속 요격체계의 교전 품질을 좌우한다.

전방의 눈을 더 멀리 두자

해상 이동식 X밴드 레이더는 지리적 가변성과 초정밀 변별 능력으로 미사일 방어망의 첫 관문을 넓히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북한의 발사 동향이 예고 없이 바뀌고 주변국의 전략 활동이 복합적으로 교차하는 환경에서 전개 위치의 최적화를 통해 조기 탐지 각도와 데이터 품질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느린 항속과 높은 비용이라는 약점을 운영 일정의 선제 계획과 유지보수 효율화, 연합 감시 자산과의 데이터 융합으로 보완하면서, 전방 감시 자산의 기동과 정밀도를 축으로 억지력의 신뢰성을 높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