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피한 한국 영화들, 10월 극장가서 '불꽃 경쟁' 벌인다

오보람 2024. 9. 2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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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보통의 가족'·'아마존 활명수' 등 줄개봉
할리우드 기대작 '조커 2'도 가세…관객 놓고 싸움 치열할 듯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속 한 장면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전통적으로 극장가 비수기로 꼽혀온 10월 극장가에 한국 상업 영화가 잇따라 개봉하면서 '불꽃 경쟁'을 벌인다.

이들 영화는 최근 흥행몰이 중인 '베테랑 2'와의 맞대결은 피할 가능성이 높지만, 다양한 한국 작품이 나오는 데다 할리우드 기대작인 '조커: 폴리 아 되'와 대적해야 해 치열한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21일 영화계에 따르면 김고은과 노상현이 주연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다음 달 1일 극장에 걸린다.

이언희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집에 실린 '재희'를 원작으로 한다. 눈치 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대학생 재희(김고은 분)와 태생적 비밀을 숨기는 법에 통달한 흥수(노상현)가 동고동락하며 펼치는 사랑법을 그린다.

천만 영화 '파묘'에서 무당 화림 역을 맡아 흥행력을 인정받은 김고은의 차기작이자 드라마 애플TV+ 드라마 '파친코'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노상현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성별만 다를 뿐 동성 친구나 다름없는 일명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과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 사이의 우정을 다루고, 방황하던 청춘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는 점은 20∼30대 관객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만한 요소다.

영화 '보통의 가족' 속 한 장면 [마인드마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같은 달 9일에는 허진호 감독의 신작 '보통의 가족'이 관객을 찾는다. 허 감독이 '천문: 하늘에 묻는다'(2019) 이후 5년 만에 내놓는 새 영화다.

네덜란드 작가 헤르만 코흐의 베스트셀러 소설 '디너'를 뼈대로 한 '보통의 가족'은 나름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온 두 쌍의 중산층 부부가 자녀의 범죄 현장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보면서 조금씩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설경구와 장동건, 김희애, 수현 등이 주연을 맡았다.

장동건은 이 작품으로 '창궐'(2018)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태극기 휘날리며'(2004)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는 그가 '보통의 가족'으로 만회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보통의 가족'은 국내 개봉에 앞서 북미 지역 최대 영화제로 꼽히는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를 비롯한 19개 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다음 달 2일 개막하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됐다.

영화 '아마존 활명수' 속 한 장면 [바른손이엔에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류승룡과 진선규가 주연한 코미디 영화 '아마존 활명수'는 다음 달 30일 개봉한다. 스릴러물 '발신제한'(2021)을 연출한 김창주 감독의 신작이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선수 진봉(류승룡)이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며 겪는 일을 담았다.

천만 영화 '극한직업'(2019)의 시나리오를 쓴 배세영 작가가 각본을 담당하고, 이 영화에서 호흡을 맞췄던 류승룡과 진선규가 재회해 기대감을 모은다.

소규모·독립 영화 라인업도 만만치 않다. 제작비는 주요 상업 영화보다 적어도 주목도만큼은 밀리지 않는 영화들이 다수 포진했다.

한소희가 신인 시절 촬영한 퀴어 영화 '폭설', 이동휘·한지은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결혼, 하겠나?', 김종관·노덕·이명세·장항준 감독이 공동 연출하고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던 심은경이 6년 만에 출연한 한국 영화 '더 킬러스' 등이다.

영화 '조커: 폴리 아 되' 속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일반적으로 한국 신작이 많이 나오지 않는 10월에 이처럼 새 영화가 쏟아지는 것은 추석 연휴 개봉한 '베테랑 2'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각 배급사가 천만 영화 '베테랑'(2015)의 후광을 업은 '베테랑 2'와 시기가 겹치지 않도록 개봉일을 잡다 보니 10월에 신작이 몰리게 된 것이다.

지난 13일 개봉한 '베테랑 2'는 여전히 극장가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다음 달부터는 관객 운집 속도가 더뎌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조커: 폴리 아 되'(이하 '조커 2')라는 막강한 강적이 기다리고 있어 한국 신작들로서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조커 2'는 527만여 명을 동원해 청소년 관람불가 외화로는 이례적 성공을 거둔 '조커'(2019)의 속편이다. 아캄 수용소에 수감된 조커(호아킨 피닉스)와 할리 퀸(레이디 가가)의 운명적인 만남과 조커의 재판과정을 그린다.

'조커 2'는 최근 폐막한 제81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다만 전편이 그랬듯이 평단의 반응은 엇갈리는 양상이다. 대체로 두 주연 배우의 연기가 뛰어나고 특유의 우울한 분위기와 영상미는 여전하지만, 일부 장면이 과장되고 스토리가 다소 지루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영화 '조커: 폴리 아 되' 속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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