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나 때문에 못하는 게 맞다" 한화 팬은 미우나 고우나 노시환 믿어야 하는 이유

노시환이 직접 말했다. "우리 팀은 나 때문에 못하고 있는 게 맞다." 시즌 초반 타율 1할대로 리그 최하위권을 맴돌며 307억 원짜리 계약의 역대급 실패 사례로 불리던 선수가 한 말이다. 변명도 없었고 핑계도 없었다.

그리고 2일 대구 삼성전에서 노시환은 희생플라이로 통산 500타점을 밟고, 직구를 좌중간 담장 너머로 날리는 2호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3연패를 끊었다.

"심리적인 게 가장 컸다"

노시환이 올 시즌 부진했던 이유를 스스로 분석했다. "타석에서 생각이 많아지는 순간 투수에게 지게 돼 있다. 시즌 초반 좋지 않았던 건 심리적인 게 가장 컸다"고 했다.

11년 307억 원이라는 KBO 역대 최고액 비FA 다년계약을 맺고 시즌을 시작한 부담이 방망이를 무겁게 했다는 고백이다. 실제로 4월 내내 그 부담이 타석에서 고스란히 드러났고, 팬들의 비판도 쏟아졌다.

노시환은 "앞으로 그냥 심플하게 아무 생각 없이 해보려 한다"고 했다. 2군을 다녀오고, 비판을 받으면서 스스로 무언가 정리가 된 것처럼 보였다.

문동주 조기 강판에도 타선이 살렸다

이날 경기는 시작부터 악재가 터졌다. 선발 문동주가 1회말 어깨 불편함을 호소하며 ⅔이닝 1실점으로 강판됐다. 에르난데스도 전날 팔꿈치 불편함으로 조기 강판된 상태였으니 선발진이 연달아 흔들리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런데 타선이 살아났다. 선발 라인업 전원 안타라는 올 시즌 두 번째 기록을 세우며 15안타 13득점을 폭발시켰다. 이진영 6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노시환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허인서 3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홈런 3방이 터졌다. 문동주 강판 이후 등판한 8명의 투수가 8⅓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내며 결국 13-3 대승을 만들었다.

직구를 홈런으로 연결한 게 의미 있는 이유

노시환의 6회 홈런 장면이 단순한 홈런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건 그 공이 직구였기 때문이다. 노시환은 "직구 타이밍에 늦지 않기 위해 훈련 중인데, 실투가 아닌 낮은 공을 홈런으로 연결했다는 게 기분 좋다"고 했다. 올 시즌 부진의 핵심 원인 중 하나가 빠른 공에 대한 대응이었는데, 143km 직구를 좌중간으로 걷어올렸다는 건 타이밍이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다.

노시환 스스로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 좋은 타자들과 같이 치고 올라가겠다"고 했다. 한화 팬들이 이 선수를 미워할 이유는 충분하다. 하지만 한화 타선이 살아나려면 결국 노시환이 터져줘야 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미우나 고우나 믿어야 하는 이유가 거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