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 효과 끝났다…흑역사 터널에 갇힌 스포츠 왕자 나이키

주가 78% 폭락·18년 만에 S&P100 퇴출…경쟁사 약진 속 국내·외 소비자 반응도 미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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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스포츠 용품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해 온 나이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기업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18년 만에 미국 대표 우량기업 지수인 S&P100에서 제외된 데다 소비 시장에서의 브랜드 선호도 역시 이전만 못 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나이키 제품 선호도는 불과 수년 새 두 자릿수 포인트 하락했고 호카·온·아식스 등 경쟁 브랜드와의 소비자 선호도 격차도 줄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디자인과 착화감, 가성비 등을 이유로 나이키 대신 다른 브랜드를 찾는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운동화 시장이 선택지가 다양해진 만큼 일부 스테디셀러 모델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과거와 같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국내·외 소비자 외면에 S&P100 제외 굴욕까지…흔들리는 나이키 제국의 위상

4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주가지수를 산출하는 S&P 다우존스 인디시즈는 정기 지수 개편을 통해 오는 21일(현지시간) 개장 전 나이키를 S&P100지수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S&P100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형 우량기업 100곳을 추종하는 지수다. 나이키가 지수에서 제외되는 것은 2008년 편입 이후 약 18년 만으로 실적과 주가 하락, 제품 인지도 추락 등 여러 가지 악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7일 기준 나이키 주가는 주당 38.4달러로 2021년 최고가 대비 약 78% 하락했다. 같은 날 시가총액 역시 약 570억달러(한화 약 76조7000억원)로 2021년 말(약 2640억달러)과 비교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또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스포츠 신발 시장에서 나이키의 점유율은 2022년 25.9%에서 지난해 22.9%로 3%p 하락했다. 나이키의 FY2024(2023년 6월~2024년 5월) 매출액은 약 514억달러 였으나 올해(회계연도 기준)는 약 10% 감소한 464억달러에 머물렀다.

▲ 글로벌 스포츠 용품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나이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나이키 서울 매장. [사진=연합뉴스]

반면 경쟁사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최대 경쟁사인 아디다스의 세계 스포츠 신발 시장 점유율은 2024년 11.7%에서 지난해 12.2%로 0.5%p 상승했다. 또 지난해 아디다스의 환율 변동 효과를 제외한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248억 유로(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4% 증가한 20억5600만유로를 나타냈다. 신흥 브랜드들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호카(HOKA) 모기업인 데커스 아웃도어에 따르면 FY2026(2025년 6월~2026년 5월) 호카 브랜드 매출액은 25억8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5.9% 증가했다. 스위스 스포츠 브랜드 온 역시 지난해 매출액 30억1400만스위스프랑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나이키의 위기는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과거 스포츠 용품을 구매할 때 나이키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아디다스·호카·아식스·살로몬·온 등 다양한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 선택한다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다.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이철희 씨(32·남)는 “예전에는 스포츠 용품을 구매할 때 무조건 나이키 매장부터 둘러봤는데 요즘에는 용도나 디자인에 따라 여러 브랜드를 비교하는 편이다”며 “과거에는 나이키 자체만으로 주변의 관심을 받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데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 아니어서 굳이 나이키만 고집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강지민 씨(27·남)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주변에서 에어포스나 조던 등 나이키 신발을 신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각자 취향과 용도에 따라 선택하는 브랜드가 상당히 다양해졌다”며 “20대들 사이에서는 편안한 착화감을 앞세운 호카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아식스(asics), 고프코어 패션에 활용하기 좋은 살로몬(salomon) 등을 신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처럼 특정 브랜드나 제품이 운동화 시장의 유행을 독점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디자인과 착화감, 가격 대비 성능 등을 이유로 나이키 제품 대신 다른 브랜드 제품을 찾는 움직임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역 인근 ABC마트 매장에 진열된 나이키 제품. ⓒ르데스크

강남역 인근 한 신발 편집숍에서 근무하는 김진아 씨(25·여)는 “과거에는 매장을 찾자마자 나이키 제품부터 둘러보거나 특정 모델을 정해놓고 방문하는 고객이 많았지만 요즘은 대부분의 손님들이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직접 신어본 뒤 착화감과 디자인, 가격 등을 비교해 구매하는 편이다”며 “특히 러닝화를 찾는 고객들의 경우 각자의 용도와 취향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를 함께 비교하는 경향이 유독 뚜렷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선 과거 나이키가 누렸던 압도적인 영향력을 찾아보기 어려워 보였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Piper Sandler)가 미국 청소년의 소비 성향을 장기간 추적하는 ‘Taking Stock With Teens’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2~2023년 나이기 신발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는 평균 60%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봄 같은 조사에선 49%로 무려 11%p 하락했다. 특히 여성 청소년의 나이키 신발 제품 선호도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나이키가 기존의 브랜드 인지도에 의존하기보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 경쟁력과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나이키라고 하면 스포츠 브랜드 특유의 역동적이고 강렬한 이미지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매력이 상당 부분 약해진 모습이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미 소비자의 구매 동력이 약화된 브랜드가 과거의 인기를 되찾는 것은 쉽지 않다”며 “나이키가 과거와 같은 시장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젊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구매 동기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 혁신과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김성원 르데스크 기자

☞ 기사 속 Q&A
Q1. 나이키 주가는 현황은?
A. 나이키 주가는 7일 기준 주당 38.4달러로 2021년 기록한 최고가 대비 약 7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2021년 말 약 2640억달러에서 약 570억달러로 줄어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장기간 이어진 주가 하락과 기업가치 축소 속에 나이키는 2008년 편입 이후 약 18년 만에 미국 대표 대형 우량주 지수인 S&P100에서도 제외될 예정이다.

Q2. 글로벌 운동화 시장에서 나이키의 입지의 변화는?
A.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운동화 시장에서 나이키의 점유율은 2022년 25.9%에서 지난해 22.9%로 3%p 하락했다. 실적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나이키의 2026회계연도 매출은 약 464억달러로 2024회계연도 약 514억달러와 비교하면 2년 만에 약 10% 감소했다.

Q3.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나이키 제품의 선호도 변화는?
A.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Taking Stock With Teens’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봄 기준 미국 청소년의 나이키 신발 선호도는 49%로 집계됐다. 2022~2023년 평균 60% 수준과 비교하면 약 11%p 낮아졌다. 특히 여성 청소년의 나이키 신발 선호도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소비 현장에서도 나이키만 고집하기보다 호카·아식스·살로몬·온 등 여러 브랜드의 착화감과 디자인, 가격을 비교해 구매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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